2016년 6월의 영화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
'마음가짐이라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의 모든 행동과 가치관의 성립은 그 사람의 마음가짐으로부터 나오는거잖아요.'
미 비포 유는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
어느날 갑자기 사고로 평생 부자유의 삶을 살게 된 윌.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하여 윌의 보호사로 일을 하게 된 루이자.
둘의 성향은 너무나도 다르다. 하지만 그래서 점점 서로에게 빠져드는 모습이 흥미롭다.
윌이 루이자에게 자신의 존엄사 선택을 고백하며 했던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매우 공감되었다.
이전의 나는 나의 인생을 사랑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던 윌의 말.
내가 제일 견디기 힘든 상황과 일치해서일까 너무나 공감되었던 것 같다.
나도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
내 선택과 내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 생겨났을때 가장 견디기 힘들다.
탄탄히 쌓아온 나만의 기준과 나의 자아가 무너지는 느낌은 내 존재가 사라지는 기분과 같을정도로. 너무나 힘든 일이다.
그 다음 견디기 힘든 상황은, 나 자신이 누군가를 미워하고 믿지 못하는 불신의 마음이 생겨났을때..
그 상대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견디기 힘들다.
믿고 의지하고 사랑만 하며 살아가기에도 인생은 너무나 짧은데, 누군가를 미워하고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이라니..
내 마음이 가난해지고 텅 비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싫다.
윌은 이 모든 감정을 겪으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들었고, 그의 선택이 나는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남은 인생에서 가장 덜 아프고 가장 덜 힘들때 생을 마감하고 싶은 기분. 이해한다.
또한 윌이 루이자에게 더 큰 세상에 나아가라고 말해줄때는, 그의 여유로운 마음가짐은 어디서부터 나온걸까 존경스럽기도 했다.
나라면 가능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때, 한번씩 내 생각을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윌은 정말 대단했다.
루이자는 노랑색 검정색 스트라이프 스타킹을 좋아한다.
루이자의 생일날 윌에게 스타킹 선물을 받고 아이처럼 좋아하던 모습은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나에게도 그런 애착물품이 있다. 나는 편지를 좋아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글씨체로 꾹꾹 눌러담은 편지를 받는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윌이 루이자의 마음을 읽고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킹을 선물해준것처럼. 나 또한 그런 선물을 받고싶고, 해주고싶다.
마음을 담은, 시간과 추억까지도 함께 선물하는 그런 선물.
행복할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그 넓은 영화관에서 혼자 자꾸 훌쩍훌쩍 울어서 눈치보였지만.....
나에게 이 영화는 너무나 좋은 영화였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나 지금 잘하고 있다고 토닥토닥 해준것같은 영화.
지금 나에게 딱 좋은 위로가 되어주는 영화.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 미 비포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