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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수 Jan 05. 2018

로바니에미와 ‘산타’ 마케팅

신화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 핀란드  7


1. 로바니에미


라플란드로 올라가는 시작 지점에 로바니에미라는 도시가 있다. 이곳은 북극권 시작 지점인 북위 66도 33분 보다 약간 남쪽 6Km 지점에 위치한다. 이 도시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바로 산타마을이라는 관광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바니에미(Rovaniemi), 이 이름에서 로바(Rova)는 사미(Saami)어 "로브(roavve)"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런데 사미어 로브는 숲이 우거진 산등성이 또는 언덕이나 오래된 산불이 있는 곳을 의미한다. 또한 남부 사미(Saami) 방언에서 로바(rova)는 돌 더미, 급류의 암석 또는 암석 덩어리 등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들을 종합하면 로바니에미는 숲이 우거지고 암석이 많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도시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로바니에미는 실제 인근에 숲이 우거지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케미요키’(Kemijoki) 강이 흐르고 있어 강변에 적지 않은 암석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로바니에미를 상징하는 것이 있다. 바로 ‘산타 마을’이다. 이곳은 산타클로스를 앞세우고 1950년도부터 ‘산타 마을’을 조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곳의 산타클로스는 연중 60만 통 이상의 편지를 받고 4만 통 이상 답장을 써 보낼 정도로 바쁘단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로바니에미의 산타가 공식 산타인 것처럼 정통 산타임을 주장한다. 이제는 전 세계 누군가 주소도 안 쓰고 그냥 편지를 산타에게 보내면 로바니에미 산타에게 전달이 될 정도라고 한다.


누구나 한 번쯤 로바니에미 산타 마을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인양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 동심의 세계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이 모든 로바니에미의 산타마을은 만들어낸, 즉 ‘산타 마케팅’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래야 사미족과 핀란드인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이해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스칸디나비아 북부 지방 라플란드가 시작되는 곳, 그 중심에 로바니에미가 있다. 기원전 천 년 전 이미 사미족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지만 어느새 사미족은 핀족과 스웨덴 사람들에게 지배를 당하고 관광상품의 일부로 전락해 버렸다. 산타클로스 곁에는 루돌프라는 이름을 가진 순록이 있고 그 곁에는 전통복장을 한 원주민 사미인이 순록을 끌고 산타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 산타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려면 25유로를 내야 하기 때문에 잡지에 실린 사진으로 대신한다.

* 고속도로 휴게소에 조성한 산타마을, 왼편이 산타사무실 겸 선물매장, 오른쪽이 산타마을 숙박시설 단지 

* 순록 썰매를 끄는 사람은 사미인이다.





2. 산타 마케팅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서로 자기네 산타가 원조라고 주장을 한다. 그러나 현재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라는 역시 핀란드라고 해도 될 듯하다. 산타 마케팅을 가장 치열하게 오랜 시간 행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산타 마케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요소는 역시 산타에 대한 전설이다. 그래야 스토리텔링을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산타 전설은 아주 단순하다. 깊은 산속 툰투리(북쪽 라플란드 산악지방)에 사는 산타가 추운 겨울날 연말이면 세상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로바니에미에 내려와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고 간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고 한다.(* 억지로 만들어낸 전설처럼 느껴진다는...)


실제 스칸디나비아, 특히 핀란드를 식민지로 지배를 한 스웨덴은 더욱 많은 크리스마스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그 내용도 다양하고 크리스마스 아이콘이랄 수 있는 상징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핀란드가 이처럼 스웨덴을 제치고 산타의 종주국처럼 자리를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핀란드는 1940년대 러시아와 벌인 전쟁에서 패하고 전쟁배상금을 갚아야 했던 시절 그야말로 춥고 배고프던 난국을 타개할 대책의 하나로 산타마을 조성계획을 세우고 세계에 산타마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늘날 로바니에미가 마치 공식 산타마을이 된 듯 자리를 잡는다. 그야말로 산타 마케팅이 좋은 결실을 맺고 있는 중이다.


로바니에미에는 산타가 10명이 있는데 이들이 세계 각국을 돌며 핀란드 홍보를 한다. 산타라는 이름으로 핀란드 외교사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뿐 아니라 소위 산타 마케팅을 적절히 구사해 로바니에미는 마치 산타 원산지처럼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은 이런 노력 끝에 2013년 산타 관련 사업 매출액 1억 유로를 달성한다. 그뿐 아니라 이제는 산타로 인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본격적인 산타마을 조성을 통해 관광객 유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제는 감히 로바니에미 산타 원조설을 쉽사리 부정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핀란드를 간다면 헬싱키보다 이제는 로바니에미를 더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었다는 말이다.


* 산타 사무실 건물에 들어서면 매장이 있고, 산타 사무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 왼편은 산타 사무실 책상(세계 각지에서 보낸 우편물이 쌓여 있다.)

* 산타 사무실 복도에는 산타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산타 사무실에는 산타만 있는 게 아니라 산타의 비서 격인 엘프(요정)도 같이 있는데 전 세계 어린이가 보내준 서신에 일일이 엘프가 산타를 대신해 답장을 쓰고 스탬프를 찍어 보내고 있다. 로바니에미는 이제 단순한 관광지 산타 마을이 아니라 ‘산타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게 더 어울리는 표현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핀란드가 부족한 것이 한 가지 있다. 산타 마케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상징물, 즉 캐릭터 상품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핀란드가 가지고 있는 아이콘들은 모두 스웨덴에서 만든 것이거나 스웨덴 상징물을 복제한 모방품 수준에 불과하다. 산타도 처음에 사실 스웨덴 산타를 빌려다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칼레발라 마지막 장(예수의 탄생) 삽화

더구나 핀란드 전통설화의 마지막 장에서 마르야타의 아들 예수가 핀란드의 왕이 되고 베이네뫼이넨이 핀란드를 떠나가는 장면은 참 멋대가리 없다는 생각이다. 신화가 신화답지 못하단 말이다. 이건 마치 덴마크의 단스크 설화를 모방한 정도에 불과하기도 하지만 신화적 성격을 아예 포기한 정도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어설프단 말이다. 꿈과 희망을 안고 대범한 출발을 기대하는 장면을 고대한 독자들에게 칼레발라의 마지막 장면은 역시 역부족 일 수밖에 없단 말인가?


그래서 그런지 핀란드만의 캐릭터보다는 쉽게 무민 캐릭터에 점점 더 의존해 가고 있는 인상이 짙다. 바로 얼마 전에도 로바니에미 도심 한복판 쇼핑 중심가에 무민 커피집을 열었다고 홍보가 대단하다. 더구나 이 집은 요즈음 유행하기 시작하는 소위 ‘그로스란트’(Grossary+Restaurant) 형식의 커피숍이기에 신선함을 주기는 한다. 그러나 역시 무민밖에 대안이 없다는 식의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말이다. 이런 사례들 역시 우리에게도 아주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본다.


* 새로운 커피집이라지만 결국 무민 캐릭터 판매점이 하나 더 늘어난 것에 불과할 뿐이다.



아무튼 핀란드 산타 비즈니스는 오늘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지만 결국 다음에 소개한 스웨덴 설화와 민담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랬기에 앞으로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아래에 계속해서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크리스마스 민속을 소개하도록 한다.


* 매점에서 판매하는 핀란드 캐릭터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특히 스웨덴 톰테와 엘프를 복제한 것들이다.

* 스웨덴 매장에서 흔히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 심지어 노르웨이 트롤 캐릭터까지 모셔다 놓고 핀란드 국기를 달아놓았다, 핀란드 매장에 핀란드는 없다.



3. 오딘(Odin)에서 세인트 니콜라스(Saint Nicholas)로


4세기경 현재 터키에 속한 리시아(Lycia)라는 지역에 있는 항구도시 파타라(Patara)에서 서기 245년 경에 가톨릭 주교를 지낸 세인트 니콜라스(Saint Nicholas)가 태어난다. 그는 어린 시절 불우하게 자랐지만 어른이 되자 가톨릭 신부가 되어 주교에까지 오른다.


그런데 그가 주교가 되고 난 후 미담 한 가지가 전해온다. 어느 날 세인트 니콜라스가 3명의 딸을 둔 매우 가난한 사람을 길에서 만났는데 이 사람의 딸들이 몸을 팔아(매춘) 겨우 가정을 꾸려가는 것을 보고 자기가 지니고 있는 돈을 이 사람들에게 주고 더 이상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그 후 세인트 니콜라스는 계속해서 축제일인 12월 6일 즈음에 많은 기적을 사람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이것은 그가 왜 크리스마스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지를 의미하는 이야기라고 해도 되겠다. 캐나다를 포함한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세인트 니콜라스가 12월 25일이 아니라 12월 6일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준다.


아스가르드(Asgard)의 통치자 오딘(Odin) 역시 산타 클로스가 된 것도 그와 비슷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율(Yule)이라고 하는 동지가 되면 오딘은 슬레이프니르(Sleipnir)라는 8개 발이 달린 하늘을 나는 말을 타고 사냥에 나선다. 13세기의 시집 에다(Edda)에 실린 북유럽 신화에는 슬레이프니르는 현재 전해지는 산타의 순록 전설과 비교해 볼 때 순록보다도 더 먼 거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또한 이 당시 오딘은 마치 톰테처럼 길고 흰 수염을 가진 노인으로 묘사하였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스칸디나비아에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아이들이 선물을 받기 위해 굴뚝 근처에 빈 장화를 매달아두는 것이 아니라 오딘과 슬레이프니르를 위한 음식을 가득 채워둔 장화를 걸어둔다고 했다. 오딘은 굴뚝을 타고 내려와 음식을 먹고 대신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을 그 장화에 가득 채우고 떠났다고 한다. 이 관행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으로 이주한 유럽의 정착민들, 특히 네덜란드 사람들이 미국에 이주한 후 ‘신터클라스’(Sinterklaas)라는 이름으로 스칸디나비아 톰테를 기억하며 지난날 그들의 전통을 이어간다고 한다.


* 다리 8개 달린 오딘의 슬레이프니르가 산타의 루돌프 사슴 8마리 썰매의 원조라고 주장한다.




4. 톰테(Tomte)


스웨덴 크리스마스는 독특한 점이 많다. 연말연시에 크리스마스 카드나 상점에는 아주 작은 키에 빨간 모자를 눌러쓴 눈이 보일까 말까 한 요정 같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의 이름은 톰테(Tomte)라고 했다. 숲이나 농장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톰테는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 후 굴뚝을 타고 내려와 선물을 주고 간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튼 이 톰테와 함께 크리스마스 기념행사는 스웨덴에서 12월 13일 세인트 루시아 데이(St. Lucia Day)에 시작한다.


톰테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느새 산타 클로스로 변신을 하고 선물을 전달한다. 그러나 그의 외형적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다. 톰테는 여전히 작고 성숙한 노인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스칸디나비아의 다른 전통과 마찬가지로 톰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1) 스웨덴 산타

스칸디나비아 신화에 스웨덴 산타라고 할 수 있는 톰테가 묘사되어 있다. 원래 스칸디나비아 민속에 전해지는 톰테의 모습은 대개 모든 사람이 잠이 들었을 때 농부들 집을 돌보는 것으로 여겨졌다. 스웨덴어 톰테(Tomte)는 '톰트‘(tomt)라는 단어에서 파생되었는데 집에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 외모는 작지만 톰테는 아주 센 힘을 가진 요정이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초능력자이다.


사람들은 그가 길게 늘어진 턱수염과 4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어떤 사람들은 톰테를 어둠 속에서 빛나는 뾰족한 귀와 눈으로 그를 표현하기도 한다. 고대 톰테의 모습은 엘프(요정)처럼 보이는데 톰테의 활동과 기질 역시 요정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웨덴 톰테는 노르웨이나 덴마크의 니세(Nisse)와 비슷하게 생각해도 된다.)


톰테는 가축을 아주 잘 보살폈고 농부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었지만 간혹 조롱을 당하거나 화를 내게 한다면 쉽게 그를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톰테가 화를 낸다면 농부의 귀에 건초더미를 뿌려대고 도망을 가거나 가축을 다룰 수 없게 만들어 농부들을 곤란에 빠지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톰테가 단순히 착하고 순진하기만 한 요정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라는 말이다.


* 톰테의 여러 모습들

* 톰테를 주인공으로 만든 여러 가지 크리스마스 카드들



2) 톰테의 선물

톰테는 스칸디나비아가 기독교로 개종하기 이전에는 선물을 주는 요정이 아니라 선물을 가져가는 요정이었다고 한다. 그는 농부들을 위해 고된 일을 하고 그 보상으로 선물을 받아야 만족해했다고 한다. 그런데 톰테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받았던 선물은 다름 아닌 죽 한 그릇이었다고 한다. 또한 톰테가 농부를 도와주고 시간 내에 돈을 받지 못하면 그는 농장이나 가족을 떠나면서 물건을 부러뜨리거나 가축을 성가시게 하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히 톰테에게 차려준 죽을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버터를 얹어서 아주 맛있는 죽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3) 기독교 개종 후의 톰테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기독교 개종과 함께 톰테는 점차 악마로 변신을 하게 된다. 톰테가 마치 그의 집에서 비밀리에 어둠의 신을 부르고 있다고 헛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많은 고대 스칸디나비아 인들 역시 비슷한 운명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14세기에 비르기타(Birgitta) 성인은 심지어 "톰테 신"을 모시는 일은 우상숭배라고 경고를 한다. 톰테에 대한 것은 모두 이처럼 부정적인 언급뿐이었다. 농가에서 톰테를 신봉하고 그에 대해 믿음을 타나 내는 것은 모두 미신을 추종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심지어 어떤 농부가 잘 살면 이웃 사람들은 그의 집에 톰테가 몰래 나타나 밤에 농지를 돌보고 다른 농부들의 물건을 훔쳐서 그의 주인을 부유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여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4) 20세기의 톰테

톰테는 근대시기에 이르러 다행히 그 명성과 지위를 되찾기 시작한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되자 미국에서 그 인기가 엄청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미국 대중문화의 영향은 엄청나다. 상업적 이해를 충족시키는데 산타만 한 인물도 없었다. 따라서 모든 매장에서 산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산타의 가장 대표적 그림이 바로 빨간 옷을 입은 노인 난쟁이가 크리스마스 카드에 실린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사회에서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문 앞이나 집 밖에 죽 한 그릇을 놓아둔다.(* 이 죽을 꼭 톰테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배고픈 사람이 먹게 된다면 좋은 일이기 때문이란다.) 오늘날 산타는 몰래가 아니라 직접 거리에 나타나 모든 사람들에게 닥아가 선물을 전한다. 오늘날 산타의 선물 수송 전략은 오딘의 다리 8개 달린 슬레이프니르가 아니라 순록 8마리가 끄는 썰매가 대신한다.


톰테는 어느 시기에는 악마의 자손처럼 취급을 당하기도 했지만 오늘날에는 장난스럽고 심지어 성자와 같은 성격을 지닌 산타가 되어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캐릭터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 톰테나 니세나 별반 다르지 않고 모두 다 비슷하다. 또 한편으로는 놈(Gnom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율톰테(jultomte: 산타 클로스)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 할 때 염소가 끄는 썰매를 이용한다. 이교도(Pagan) 시대에 토르신이 2마리 염소를 앞세운 2륜 전차로 하늘을 가로 질러 날아다녔다고 믿었다. 이후 기독교로 개종을 하자 점차 염소는 사라지고 사슴이 그 역할을 맡아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 염소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북유럽에서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염소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 사슴보다 염소가 더 많은 일을 했으니 굳이 없애버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5. 보스보리(Vosborg)의 니세(Nisse)


덴마크 유틀란드 반도에는 한때 엄청나게 많은 니세(Nisses)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보스보리(Vosborg)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관대했기 때문에 니세들을 잘 대해 주었다고 한다. 니세들은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그들은 매일 밤 달콤한 그라우트 버터 큰 덩어리를 하나 얻어먹었고, 그 대가로 열심히 일을 해 감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몹시 추운 겨울날, 6마리 송아지를 기르던 외로운 집에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오는 바람에 모두 눈으로 덮이고 만다. 눈 덮인 집에서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었기에 14일 동안 누구도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것이다. 눈이 녹자 그제야 사람들은 집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당연히 송아지 6마리가 모두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송아지 6마리는 모두 온전한 상태로 있었다. 심지어 마구간은 깨끗이 청소가 되어 있었고 그곳에는 옥수수로 가득 찬 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아마도 니세(Nisses)들이 송아지를 돌보았을 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했다.


니세는 이처럼 자신들을 잘 대해주면 도움을 주지만 조금이라도 니세를 괴롭히거나 할 때는 반대로 인간에게 복수를 한다. 니세는 암소들이 있는 마구간 천장 위를 뛰어다니며 신나게 노는 것을 즐겼는데, 어느 날 한 소년이 니세가 뛰어노는 천장에서 니세의 다리를 낚아채 버렸다.


마구간 천장에서 뛰어놀던 니세가 그만 꼼짝 못 하고 소년에게 붙들려 버린 것이다. 심지어 소년은 니세의 다리를 포크로 콕콕 찔러대기까지 했다. 잠시 후 사람들이 들어와 소년이 장난질을 하며 웃고 있는 것을 보자 소년에게 왜 그리 신이나 웃고 있느냐고 물었다. 소년은 니세의 다리를 낚아채고 포크로 찔러댄 일들을 자랑삼아 떠벌였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소년이 니세를 못살게 굴었기 때문에 니세의 보복을 받을 것이라고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그날 밤, 소년이 잠이 들자 니세가 다가와 소년을 끌고 마당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다시 그를 집안의 다른 곳으로 끌고 갔다. 니세가 소년을 끌고 집안 이리저리로 다니며 못살게 굴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자 소년은 점차 지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니세는 끝내 소년을 끌고 다니다 물 웅덩이에 삐뜨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모든 니세들이 신이나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 참고 자료

http://www.indobase.com/ “Tomte“

https://inventorybag.com/ “SANTA CLAUS ORIGINS“

- A Nordic Witch: Thomas Keightley, The Fairy Mythology/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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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바니에미에서 만난 오로라, 오로라 강도가 그리 높지 않았고 구름도 낀 흐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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