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수 Aug 09. 2016

신화와 여행

신화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 신화란 무엇인가?

1. 인문학 여행을 시작하며


<인문학 여행>을 시작하려니 왠지 두려움이 앞선다. 혹자는 <인문학 여행>이란 제목만 보고 이거 뭐 딱딱하게 학술적인 글을 쓰려는 건가 하고 의아해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인문학 여행>은 단순히 학문적인 글을 쓰려는 게 아니다. 남들처럼 여행하며 보고 들은 것을 좀 더 사실적이고 재미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인문학 여행>에 나서려는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다 보면 때로는 즐겁고 아름다운 길을 갈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험하고 힘든 길을 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구나 가끔 눈을 감고 상상 속 나래를 펴고 머릿속에서 여행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 틈엔가 멋진 환상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처럼 환상 여행을 할 줄 아는 사람, 무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홀로 배낭을 꾸리고 떠나는 사람, 혹은 둘이 함께 손을 잡고 떠나는 사람, 이런 사람들 모두는 아름다운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려고 한다. 여행하다 잠시 쉬면서, 또는 힘들고 외롭다고 느껴질 때 문득 뒷주머니에서 꺼내 볼수 있는 그런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세상이 찬조되지 않은 태초에 세상은 모두 비어있었다.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생명체가 태어난다. 물고기는 물을 상징하고 태초의 빈 우주가 물로 채워져 있음을 암시한다.



풍요로운 조건 속에서 많은 나라들을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신화를 찾아가는, 또는 신화를 이룬 그런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를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대가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이미 그대 역시 그런 길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란 의미이다.

‘신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 그리고 ‘신화를 이룬 나라’를 차례로 찾아다니며 눈으로만 보아왔던 것들을 보이지 않는 이면의 사실들을 찾아내 알아보고 진실의 골짜기로 들어가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면 멋진 <인문학 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여행에는 당연히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자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무한한 상상력과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 좋겠다. 그래야 여행을 하며 사실보다 진실을 즐길 확률이 높을 테니 말이다.


<인문학 여행>은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킬 우려가 있는 요소들을 가능한 배제하고 진정한 여행의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 다큐멘터리식 접근을 하려고 한다. 다큐멘터리란 사실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이기에 올바른 사실 전달이 중요하다. 따라서 누구나 가보았지만 아무도 보지 못한 사실들을 찾아내고 즐기는 일이 중요하다. 이것이 <인문학 여행>의 기본 틀이다.


창조주가 삶의 숨결을 불어넣자 공기가 흐르기 시작하고 만물이 숨을 쉬기 시작한다. 까마귀가 원을 그리며 하늘로 솟아 오르는 모습으로 공기를 표현하였다.




2. 신화란 무엇인가?


문화란 흔히 집단적 가치체계라고 한다. 문화라는 말속에는 이미 칼 융이 말하는 집단 무의식의 세계처럼 어떤 원형이 존재한다고 볼수 있다. 이때 원형이란 어떤 집단의 보편적 삶 속에 내재되어 그들의 사상이나 행위 등에 되풀이하여 나타나는 근본적인 상징이나 행위 유형 등 다양한 형태의 것들을 말한다. 따라서 인간의 다양한 경험은 어떤 식으로든 암호화되어 다음 세대로 전달되고 논리 이전의 사고체계에 영향을 미치며 다른 사람들에게 놀랍게도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런 것을 선험적(a priori) 경험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원형은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 원형은 바로 ‘신화’의 형태로 찾을 수 있다. 신화란 이념에 선행하는 근원적인 것으로서 인간이 어떻게 세계를 이해하고 행위하는 지를 설명하는 사고와 인식의 틀이라고 할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원형이 되는 신화는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까? 그것을 찾아보는 일 역시 중요하다. 신화를 알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의 원형을 찾는 일 또한 훨씬 수월 할 테니 말이다.


신화는 오랫동안 전해오는 어떤 가상의 이야기이거나, 실제로 있었던 어떤 이야기가 전해오다가 허구와 진실이 뒤섞이게 되면서 우리가 말로 설명할수 없는 진실의 세계를 대신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마치 새 생명이 태어날 때 하늘나라에서 보내준 천사라는 표현을 하는 것처럼 신비로운 순간에 대한 설명이 바로 신화의 영역인 것이다.


신화는 개인들 각자의 세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기보다 집단적 가치체계를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수 있다. 따라서 신화는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얼마나 역사적인 시간성을 지니고 있는가에 따라 그 가치를 더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신화는 역사적 사실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공기 다음으로 창조주는 땅을 만들었다. 벌레로 비유되는 생명체가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 땅을 차지하고 있다.


신화는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서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거나 용맹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되고 강조된 형태로 전해지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처럼 의인화된 신들이 인간과의 차별성을 보이면서 자연을 지배하는 신들과 그 안에 종속적인 위치에서 신과 피지배 관계를 보여주는 나약한 인간과의 관계를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특정 지역의 창조 신화, 또는 창건 신화는 이미 그 속에 문화적 특수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신화를 분석하면 그 지역적 문화의 특수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신화 속에는 이처럼 그 지역 사람들이 어떻게 그동안 삶을 영위해 왔고 자연과 투쟁하며 지내왔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신화는 이미 그 이야기 속에 지역적 특성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유한 민족적 삶의 방식과 전통적인 사유방식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여행을 한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낯선 지역에서 그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나고 그 지역의 신화를 통해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사유방식을 접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통해 다른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 고유의 삶의 방식을 접하고 느끼고 즐기게 된다. 이때 다른 문화, 즉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워하게 된다면 그 여행은 아마도 재미가 없게 될지 모른다. 예를 들면 어떤 지역에 가서 먹게 되는 그 지역만의 특이한 음식을 접하게 될 때 거부감을 느낀다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까? 그러니 입에 안 맞는 음식이라도 자꾸 먹어야 여행이 훨씬 더 즐거워지지 않겠는가 말이다.


낮과 밤, 시작과 끝, 삶과 죽음, ‘창조’와 ‘파괴’는 대칭적으로 묶여있다. 인간의 삶도 제한된 시간 속에 묶여 있다. 낮과 밤이라는 이중적 구조를 통해 유한한 시간을 표현하였다



<인문학 여행>을 하면서 신화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일은 어쩌면 바보 같은 일이 될지 모른다. 이것은 우리가 마치 단군할아버지가 정말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이를 증명하려는 것만큼이나 문화에 대한 가치를 떨구는 일이 될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여행에서 만나는 지역 문화의 주인공들, 그 지역의 신화적 인물들의 실제 여부를 따지고 찾으려 한다면 그것만큼 비현실적이고 재미없는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어떤 지역의 신화가 어떻게 그 지역에서 삶의 추진력으로 작용을 하고, 이데올로기로서 그 신화는 어떤 문화적 힘을 갖고 그 지역 주민들에게 일체감을 이루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일이 훨씬 필요하고 바람직할 것이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신화와 역사를 알게 된다면 우리의 여행은 그로 인해 더욱 즐겁고 재미난 여행이 될 것이다. ‘신화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신화의 이해를 위해 신이 모든 걸 창조한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면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즈의 존재를 설명해 주려고 할 때 무엇이 현실인가를 알려주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주 창생의 시점에서부터 어마 무시한 신화적 전설이 만들어지는 창조작업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적인 의미가 스며있는지를 찾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


마가렛 미드는 그런 의미에서 사실(fact)과 진실(truth) 간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하여 말하고 있다. 즉 신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탐구하는 것은 사실을 적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신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부터 흔히 말하는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이 중요해진다. 


이때 신화라는 것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인가를 추구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란 말을 단순히 이야기를 하는 행위에 국한하지 않고 신화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자연의 세계에서 시간은 반복적으로 순환한다. 창조주는 계절이라는 상황의 반복적 순환을 통해 삶의 무한성을 강조한다.




3. 신화의 유사성과 일치성


<인문학 여행>에서 가장 기본적인 주제는 ‘신화’이다. 신화는 ‘옛날이야기’처럼, 때로는 ‘역사’처럼 보인다. 그런 신화가 어떻게 존재하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해 왔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신화는 그 자체가 ‘삶’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문화적 정체성까지 이해할수 있게 되고, 우리 문화와의 관계까지도 유추해 낼수 있다. 


‘신화’라는 것은 단지 추상적이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적 사실을 설명해주는 이야깃거리라고도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찾아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그 여행이 훨씬 재미를 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인문학 여행>이 추구하는 재미이자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로마 신화와 북유럽 신화를 읽다 보면 어느새 두 신화가 상당히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북유럽 신화와 켈트 신화와의 유사성, 그리고 인도 신화와의 일치성까지 발견하게 되고, 심지어 한국의 신화와도 적지 않은 이야기들이 유사한 내용을 지니고 있음읋 알게 된다. 어떻게 된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자세히 음미하다 보면 신화의 유사성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신화가 어떻게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고 서로 교류를 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전해지게 된 건지 그 전파과정을 찾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 신화가 어떻게 전파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경우 우리는 ‘신화의 유사성’이나 ‘일치성’의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어떤 지역의 전통문화나 사회 제도 등을 단순히 그 지역만의 특수한 현상으로만 보지 말고 다른 문화적 지형과의 연계 속에서 바라볼수 있도록 안목을 쌓아간다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인도 신화 <리그베다: Rig Veda>에는 어느 날 대장장이인 루브삼형제가 제사 신인 브리하스파티와 전쟁의 신 인디라, 농경과 의료의 신 아슈빈을 위하여 각 신의 임무수행에 도움이 되는 귀중한 보물을 만들어 헌상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브라하스파티를 위해서는 그의 전차를 끄는 두 마리의 군마를, 아슈빈을 위해서는 그들이 탈수 있는 마법의 삼륜 마차를 만들어 준다. 이 공적을 인정받아 루브 형제는 신들의 반열에 들어가게 된다.


이 이야기는 북유럽 신화에서 난쟁이 형제들이 오딘과 토르, 프레이리를 위해 각 신들의 역할에 맞는 보물을 만들어 헌상한다는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 또한 켈트 신화에 나오는 투아하 데 다나안의 신의 보물에도 파르의 성석이 왕권과 종교, 루(Lugh)의 창과 누아다의 검이 전투, 다그다(Daghda)의 커다란 냄비가 식량의 생산, 즉 풍요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게르만이나 인도 신화의 신들이 보물을 진상받는 이야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싶다.


오딘 청동상, H.E.Freund, 1825-27, 뉘 칼스버그 박물관 소장



이와 같이 보물에 관한 이야기 구성은 공통적으로 왕권과 전투, 그리고 풍요라는 세 분야에 대한 수호 의지를 담당하기 위한 상징적 지표라고 보면 될듯하다. 그렇기에 북유럽 신화나 게르만 신화 등에서 ‘보물’, 특히 절대반지에 관한 이야기가 신화 전개에 있어 중요한 뼈대를 이루고 있음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어느 신화에 국한된 것이 아닌 모든 신화에서 내용과 대상이 다를 뿐 ‘보물’이라는 차원에서는 모두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인도뿐 아니라 게르만과 켈트족의 신화에도 어쩌면 당연히 그 의미가 반영되어 사용되고 있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수 있겠다. 그러나 바로 이런 당연한듯한 ‘보물’이 우리 신화 속에는 이상하리만치 부재하고 있음은 또 어떤 연유 때문인지 의아하지 않은가? 이처럼 신화의 유사성과 일치성은 때로는 특수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울러 신화가 같거나 다르다는 이유로 어느 지역 신화가 더 우월하다는 식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 역시 의미 없는 일이다. 신화의 유사성이나 상이함이 주는 의미는 그만큼 지역 간 교류가 활발하기 때문에, 또는 지역 간 교류의 단절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지를 탐구하는 일이 더 의미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런 특징들은 민족 이동 과정을 설명해주는 주요 단서가 될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지역의 신화와 다른 지역의 유사한 신화를 비교하다 보면 바로 신화의 이동과 교류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가정과 사실에 쉽게 접근할수 있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신화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면서 과연 어느 지역의 사람들이 어느 지역으로 이동하고, 각 지역의 문화가 얼마나 교류하면서 유사성을 띄게 되는지를 찾아보는 일은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줄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전문적인, 마치 ‘인디아나 죤스’ 같은 탐험과 모험을 즐기려 한다면 오히려 피곤함만 쌓이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냥 여행 그 자체를 즐기며 문화적 흐름에 자연스레 빠져보는 일이 더 매력적일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달걀처럼 생긴 생명의 요람에서 태어났다. 생명의 요람은 자궁을 의미한다.




4. 여행을 시작하며


신화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제공하고 그 자체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따라서 신화는 그 사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바탕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가 신화를 찾아가려는 이유 역시 각각의 사회가 지닌 정체성과 문화를 올바로 즐길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기억하자.


<인문학 여행>의 첫 방문지는 북유럽 신화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국가들을 찾아가려고 한다. 흔히 스칸디나비아 국가로 부르는 덴마크와 스웨덴, 그리고 노르웨이는 공통으로 북유럽 신화를 지니고 있다. 물론 신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에 따라 나라마다 조금씩 달리 발전을 해오긴 했지만 이들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신화의 뿌리와 줄기는 같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이외에 핀란드 역시 북유럽 국가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비록 핀란드의 신화와 역사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다르지만 스웨덴 식민지로 650년 이상 지내면서 유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주기에 최근에는 편의상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함께 다루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덧붙여 현재도 덴마크 식민지로 있는 페로제도와 그린란드를 포함시키고, 또한 덴마크 식민지로 지내다 1948년 독립한 아이슬란드를 함께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고 생각한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존재한다. 모든 시작은 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생명체는 죽음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냄으로써 윤회를 한다.



이들 북유럽 여러 나라가 대부분 하나의 북유럽 신화를 공통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적 동질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으로 볼수 있기에 일단 위에 언급한 나라들을 소위 ‘북유럽 신화군’으로 분류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린란드는 비록 북아메리카 대륙에 속하기는 하지만 덴마크의 식민지라는 특성 때문에 북유럽 문화 군에 포함시켜 덴마크와 가장 밀접한 이해관계를 지닌 국가로서 함께 다루려고 한다.


이러한 북유럽 국가들 상황을 볼 때 북유럽 신화와 그 내용과 흐름이 다른 이누이트 신화를 가지고 있는 그린란드를 제일 먼저 다루도록 한다. 그리고 북유럽 신화의 원형을 가지고 있는 아이슬란드를 두 번째로, 다음으로 덴마크의 식민지인 페로제도를 다루도록 한다. 이상의 국가들을 다루고 나서 이들 국가들의 종주국이라 할수 있는 덴마크를 다루려고 한다. 그리고 노르웨이와 스웨덴, 그리고 판란드를 마지막으로 다루려 한다. 


이제부터 우리의 여행은 그 누구의 여행보다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창조주가 의도하는 진짜 인간다운 모습을 찾을수 있는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여행이 더 많은 즐거움을 느끼며 소위 ‘힐링’을 통해 여행에 대한 만족감을 충족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문학 여행>에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즐겁지 않은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라는 말이다. <그대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렇기 때문에 가장 별나고 재미난 여행을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그대가 아름다운 이유’를 찾으러 여행을 떠나자!




○ 참고서적 소개


앞의 글에서 사용한 그림들은 모두 다음 책에서 인용하였다. 이 책을 굳이 인용한 것은 모든 신화의 기원이 이 책에서 말하는 신화의 의미와 내용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Bhajju Shyam, Creation, Tara Books(1438/5000 handmade), 2014. 이 책은 천연재료를 사용해 5000부먼 손으로 재단해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 바쥬시암(Bhajju Shyam)은 인도 중부지방 곤드(Gond/ Gondia) 마을 출신 예술가이다. 곤드 마을은 인구 12만 명이 사는 제법 큰 도시인데 원래는 숲 속에 거주하던 종족이었다. 곤드족이 살던 숲은 도시개발로 인해 큰 도로가 나면서 모두 파괴되었다. 


그러나 곤드족 사람들 생활방식은 도시생활 이전에 숲 속에서 살던 그대로,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곤드 마을에는 여전히 구두로 전설과 신화가 전해오고 있다. 그 이야기의 전승자는 곤드 마을에서 의식을 집행하는 샤먼 뷔루크(Bhujrukh)이다. 샤먼은 이 지역에서는 프라드한(Pradhan)이라고도 부른다.


샤먼이 들려주는 곤드 마을의 신화와 관련 그림들은 신의 존재와 미래를 주관하는 창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단순히 굿을 하는 무당만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전승자로서의 역할까지 행하고 있다.


바쥬시암(Bhajju Shyam) 역시 곤드 마을 출신의 예술가중 한 명이다. 그 역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는 곤드 마을에 전해오는 살아있는 창조신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지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으로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이 책은 바로 그들이 전해준 이야기와 그림들을 한데 묶어 펴낸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