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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수 Mar 03. 2017

바르샤바로 가는 이유

신회를 찾아가는 인문학 여행 / 폴란드  1


옛날 바르와 샤바라는 어부 부부가 인어를 잡은 후 이곳(바르샤바)에 정착했다는 전설에서 바르샤바라는 도시가 유래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인어는 폴란드의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인어가 손에 쥐고 있는 칼과 방패는 여성의 아름다움과 강한 인내심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남성의 우락부락한 강인한 힘보다는 아름다움을 겸비한 부드러운 여성의 은근한 인내심이 더욱 돋보이는 느낌이다. 문득 강인한 인어아가씨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하면서 폴란드를 지키고 있는 수호신 인어아가씨의 정체가 자꾸만 궁금해 졌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37년 유럽에는 어느덧 전쟁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더구나 폴란드를 침공하려는 독일의 계획이 이미 만천하에 알려지고 있던 시기였기에 전쟁에 대한 공포가 높아만 갔다. 이떼 폴란드의 한 여성 조각가가 자신의 국민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용기를 북둗아 주려고 한다. 그녀는 사람들 마음속에 오랫동안 전해오는 아름다운 인어이야기를 떠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든다. 바로 인어아가씨였다. 


스토리텔링의 나라 폴란드에서 처음 나를 맞이한 것은 인어아가씨였다.



이야기는 한 어부가 비스와(Wiswa) 강변 숲에서 길을 잃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부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강속에서 아름다운 인어가 나타나 금으로 만든 화살을 꺼내 어느 초가집을 향해 화살을 쏘아 그에게 길을 안내한다. 초가집에는 마조비아 어부와 쌍둥이인 사내아이와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다.


어부는 그에게 아이들 이름을 지어줄 것을 청하고 그는 어부의 청을 받아들여 남자아이에게는 바스(Wars), 여자아이에게는 샤바(Sawa)라고 이름을 지어준다. 훗날 아이들이 자라 이곳을 바르샤바라고 이름을 붙이고 인어는 아이들의 영원한 수호신으로 자리하게 된다.


조각가는 이 이야기 속 수호신을 형상화하여 여성 영웅을 상징하는 조각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23살의 크리스티나를 떠올린다. 강한 애국심을 가진 이 여성은 당시 아름다운 외모와 고상한 인품을 가지고 있던 대학생이었다. 그녀는 큰 키에 건장한 체격으로 폴란드 여성 특유의 유순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폴란드 민족의 외적, 내적 기질을 모두 갖춘 여인이었다.


* 1) 폴란드 사회과학원   2) 사회과학원앞에 코페르니쿠스가 내려다 보는데...3) 그 앞에 음악이 나오는 의자가 있다. 의자 모서리(우측 아래)에 장치된 단추를 누르면 쇼팽의 즉흥환상곡이 흘러나온다. 길거리에서 듣는 쇼팽의 선율, 그의 심장 뛰는 소리 같은 선율에 감동이 두배...

* 건너편 성당의 큰 기둥 아래 쇼팽의 심장이 묻혀있다.

* 1) 대통령 집무실      2) 폴란드 대학 정문

* 1, 2) 바르샤바 대학 캠퍼스       3) 폴란드 예술단체 본부 건물

* 1)구시가지:  구시가지는 철저히 2차 대전 때 파괴되어 버렸다.  

  2) 파괴되기 전 구시가지 사진(이 사진을 기초로 구시가지를 복원한다.) 그 후 복원된 도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크리스티나를 모델로 제작한 바르샤바 인어상

* 코펜하겐의 인어상보다 무척 씩씩하게 생겼다. 발틱해에 살던 2마리 인어 중 한 마리는 덴마크로 가고 한 마리는 폴란드로 왔다고 한다.(믿거나 말거나) 한데 바르샤바로 온 인어는 이곳의 수호신이 된다. 전형적인 여신의 나라다운 스토리텔링이다. 이 인어상은 나중에 세워진 것으로서 비슬라 강가에 세워졌다. 아주 튼실하게 생긴 게  마치 아마조네스같이 생겼다.



크리스티나는 조각가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고 그녀를 모델로 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조각은 드디어 1937년 5월에 완성되었는데 상반신은 아름답고 건강한 여성의 모습 그대로였고 비늘로 덮인 하반신은 출렁이는 파도의 모양과 같은 형상이었다. 그녀의 오른손에는 긴 칼이, 왼손에는 방패가 들려있어 마치 영웅과도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이 인어상이 전시되자마자 폴란드에서 이 이야기가 금방 화제가 되어 퍼져나간다. 그리고 이 동상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기 전 비슬라 강가에 설치된다. 실제로 크리스티나는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했을 때 용감하게 전투에 참여하여 실제 영웅이 된다. 하지만 안탑깝게도 1944년 독일과의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하고 만다.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던 시기 폴란드 국민들은 인어상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에 보관하였다가 전쟁이 끝나자 다시 비슬라 강가에 설치를 했다. 지금까지 이 인어상은 폴란드의 상징으로 남아 폴란드 국민들이 가진 불굴의 투쟁의식을 기리고 있다.


* 퀴리부인을 기리는 퀴리 박물관이다.

* 퀴리부인 박물관을 나서면 바르비칸(Barbican)을 만난다. 바르비칸은 바르샤바를 둘러싸고 있는 성곽이다. 이 성곽은 구시가를 둘러싸고 있는 말발굽형의 성벽인데 1548년 얀 밥티스타에 의해 축성된다. 유럽의 귀중한 건축물의 하나이다. 적을 막기 위한 공간뿐 아니라 시민들 안전을 위한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악보로 만든 주택가 담벼락



바르샤바는 여러 면에서 전후의 산물이다. 2차 대전으로 모든 게 철저히 파괴되었으나 다행히 역사적 생명줄은 꼼꼼히 재건되었다. 그래서 도시 풍경은 상대적으로 고풍스러운듯하지만 사실은 현대적이다. 특히 바르샤바의 스탈린식 건물과 새로운 현대식 건물과는 많은 특징적 차이가 있다.


바르샤바는, 비슬라(Vistula)강을 사이에 끼고 아주 색다른 두 지역으로 나뉜다. 서쪽 좌안 구역은 깔끔한 시 중심가와 북쪽으로 구시가가 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은 대부분 볼거리와 편의 시설들이 몰려있는 구시가지이다.


아무튼 폴란드의 아이콘은 긴 말이 필요 없이 쇼팽과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인, 노벨문학상을 받은 헨리와 시엔키에비츠, 레이몬트, 그리고 체스와프 미와시, 그리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웬사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까지 적지 않은 유명인사들이 있다.


이들은 다른 지역을 여행할 때 만나는 사람들보다 더욱 정감이 가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 점이 바로 폴란드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정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폴란드를 여행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따스한 사람들과 너스레를 떨고 아름다운 신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 쇼팽 기념품들(쇼팽 기념 박물관 소장)

* 쇼팽 기념관에 소장된 쇼팽 악보집과 쇼팽 초상화

바르샤바 공원 안에 있는 쇼팽 동상

* 쇼팽의 동상은 1920년대에 건립되었는데, 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가 독일로 옮겨와 머리만 빼고 녹인다. 다행히 전쟁이 끝나고 폴란드인들이 가져와 머리를 토대로 복원했다고 한다.

구시가지 광장에 있는 크리스티나를 모델로 제작한 인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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