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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변화의 길

by 정유표
변화의 길


지금까지 교육 주체를 중심으로 사회와 근·현대사 전반의 사항을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교육을 주제로 한 글이지만 이렇게까지 광범위하게 훑어본 이유는 프롤로그에 기술한 바와 같이 교육 분야 하나만 살펴서는 지금의 문제들과 변화 방안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접하게 될 독자들은 저와 같은 일반 소시민일 것이고, 사회를 바꾸기에는 모두가 힘이 없는 개인일 것입니다. ‘오늘부터 헛된 경쟁을 그만하고 각자의 소질에 맞춰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고 주장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미 사회 시스템에 속한 일원으로써 나 혼자만 고고할 수도 없거니와 그것이 해결 방안도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삶을 책임져 주지도 못할 것이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려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고민한 끝에 제가 몸 담았던 교육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자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 자라날 청년·청소년들 중 한 명이라도 잘못된 교육 시스템의 덫을 벗어나 깨어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깨어있다는 것이 어찌하여 변화의 길이 될 수 있는지를 두 가지 측면에서 기대하였습니다. 하나는 이렇게 어지러운 사회에서 소모품으로 전락하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점차 깨어있는 사람이 늘어갈수록 정당하고 투명한 사회에 대한 담론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부모들조차도 강박적 사고와 한정된 정보로 바른 교육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대입이 지상 최대의 과제이고 더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더 유리한 중학교에 가기 위해 유치원에서부터 영어 몰입 교육이다, 영재 교육이다 하며 교육의 본질을 모른 채 유행에 휩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부모들에게 그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을 객관적이고 넓은 시야의 정보와 구체적인 교육 지침을 전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더불어 현재의 삶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삶의 지침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래의 인재상


현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을 앞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대입하여 다시 정의해 보면, 문·이과 융합적이면서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입니다. 이는 세계 산업 구조와 사회 변화의 흐름이 그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기술과 인문이 융합된 통섭 학문에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경제 분야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의 비합리성을 파악하고 문화와 심리가 결합된 이코노미 2.0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공산품들도 디자인의 심미성과 상징성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며 시장성을 높이고 있으며, 무형의 서비스까지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로 재편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기업과 대학에서도 세계적 시류에 따라 문·이과 융합적이고 창의적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알아본 바와 같이 국내 교육 환경의 후진성과 경직된 조직 문화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육은 아직 1980년대 산업화 시대의 그것을 벗어나기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교육 시장에서 오히려 먼저 발 빠르게 대응하여 “자기주도학습” 이나 “창의력 수학” 과 같은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는 가정에서는 자본과 정보의 부족으로 접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또 사교육 자체도 지나치게 상업화된 까닭에 옥석을 가리기도 버겁습니다. 자녀의 교육은 한 번 실패했다고 다시 무르기에는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은 더욱 보수적으로 기존 교육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부터 기술할 내용들은 창의적 인재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가이드입니다. 창의적 생각이 형성되고 훈련되는 과정에 대해 심리, 인지, 발달, 학습, 양육의 측면에서 살펴볼 것입니다. 경쟁적인 삶에 치여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것이 부모님과 청소년들의 삶의 방향을 세우는데 중요한 지침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더 나아가 글의 말미에는 개인과 가정의 노력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사회상에 대한 저의 생각도 짤막하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본 글은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를 집필하기 전,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사회적 제언을 써본 내용의 글입니다. 시기상으로 1년 전 즈음에 작성된 글이므로 감안하시고 보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매일 혹은 이틀에 한 편씩 기 작성된 글을 게시할 예정이며, 약 30여 편 분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의 글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본 글보다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바로가기 링크)의 글도 구독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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