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들, 그리고 모든 위기의 끝
불안한 먹거리, 유해 생활용품
일상생활에 밀접한 먹거리와 생활용품 등도 우리 삶에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GMO(유전자 조작 식품)", "MSG 등 인공감미료", "화학적 계면활성제"와 같은 것들의 이야기이지요. 이런 원료들이 사용된 제품의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면서도, 막상 제품 성분 표시에는 얼마나 관련 원료가 사용되었는지 쉽게 알 수 없도록 하는 행태를 보면 뭔가 찝찝함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GMO 식품의 위험성이나, 인공감미료에 대한 이야기들은 다른 곳에도 많은 자료가 있기 때문에 제외하고, 본 주제에서는 비교적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계면활성제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이 잘 섞이지 않는 성질을 줄어들도록 해서, 기름때를 씻어내기 위한 세제나, 가루를 쉽게 물에 타 먹을 수 있게 하는 인스턴트커피 등의 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원료입니다. 문제는 계면활성제 중 화학적으로 값싸게 만들어진 것들이 인체에 흡수되면서, 간 기능 및 성 기능 장애(특히 여성의 자궁)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설페이트"라고 명명되는 종류의 원료가 가장 악독한데,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샴푸, 비누, 치약, 세제 등 몸에 직접적으로 닿는 제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해당 성분에 민감한 사람들은 탈모나 피부 트러블, 생리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소량의 자극으로는 당장 몸에 큰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하여 이런 제품들이 당당히 생산되고 있지요.
그런데 이것이 장기적으로 사용되며 몸안에 누적되었을 때 일으킬 부작용은 누가 책임져주려 하는 걸까요? 특히 어렸을 때부터 이런 화학 성분이 들어간 제품들을 사용하는 아이들은 성장기 호르몬의 정상적인 분비를 간섭하기에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참고영상 : SBS스페셜, 환경호르몬의습격(여성생리통)(바로가기 링크))
과거에도 특정 성분이 처음 사용될 때에는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가, 뒤늦게 위험성이 밝혀지며 사용 중지되는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점차 알 수 없는 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던지, 양심적인 과학자가 각고의 연구 끝에 실험 논문을 발표하는 등의 방법 통해 알려졌던 것이지요. 우라늄에서 내뿜는 방사능이 위험한 줄 모르고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만들어 팔았다던지(참고자료 : 금지된 장난감 "우라늄 포함된 핵실험 장난감"(바로가기 링크)), 유연휘발유에서 뿜어져 나오는 납 성분이 신경계를 교란시켜 정신착란 등을 일으킨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 처절한 기업과의 싸움 끝에 납 성분을 저감 시킨 사건들(참고자료 : 어떤 과학자(바로가기 링크))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분으로 인해 8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의문도 모른 채 폐병에 걸려 죽어야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국에서는 문제가 커지고 나서야 해당 제품의 판매 및 제조 금지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가습기 살균제"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제조, 판매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안에 들어가는 살균 성분이 인체에 매우 해로운 유독성 물질이었음을 기업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고요. 환경부에서는 해당 물질의 수입 적합성 심사를 해야 함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입을 허가하여 이런 사단이 나버렸습니다.
사건이 생기고 나서 부랴부랴 조치를 취했지만, 살균제로 피해를 본 사망자와 유가족, 장기적인 폐 손상 장애를 입은 환자에게는 여태껏 아무런 보상과 사과가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통을 받은 사람들은 평생 멍에를 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재수없게도 그런 제품을 써서 피해를 본 사람만 독박이고, 그런 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은 나몰라라 하는 현실, 그리고 그런 기업에 대해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는 정부가 있을 뿐이지요. 이게 과연 올바른 정의가 작동하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기업의 비도덕적이고 무분별한 이윤추구가 사람들의 삶을 해치고 지속가능성을 박탈하는 것은 우연히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새로운 화학 성분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를 사용한 제품들 또한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유해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검증은 받지 못할 것이고, 값싸게 물건을 만들어 팔려는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이런 원료들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들겠지요. 제2, 제3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사고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우리들은 부지불식간에 그런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서서히 건강한 삶을 빼앗길 것이고, 아무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려 하겠지요.
공멸적 불황과 전쟁
역사적으로 한 나라에 경제 위기가 오고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지면, 내부 혁명이나 주변 국가에 대한 전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더 이상 삶을 지탱할 수 없는 서민들이 세상을 뒤엎기 위해 봉기를 일으킨다던지, 내부의 불만을 바깥쪽으로 돌리고 외부 세력의 자원을 빼앗아오기 위해 무력 행사를 시도하는 것이지요.
자본주의는 그 속성상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실체가 없는 허상 가치를 두고 경쟁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실제의 시장 상황보다 훨씬 높거나 낮은 심리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것들이 주목을 받거나 관심을 잃을 때에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모양을 보이게 되지요. (참고자료 : 주식시장이 갑자기 폭락하는 이유(바로가기 링크))
이러한 가치 상승과 하락의 패턴은 자연스러운 군중심리에 의해 조정되는데, 이것이 기업, 지역, 국가, 세계 경제 등이 서로 고유의 패턴 주기를 가지고 움직이면서 영향을 주거나 상쇄시키기도 합니다. 사회 정치적인 의도로 패턴을 왜곡시키기도 하고요. 대체적으로 세계 경제나 국가 경제 같은 큰 규모의 움직임이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어느 시점에 각각의 패턴들이 동시에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시점에는 아주 파괴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 70여 년 이상 유지해 온 미국 달러 중심의 자본주의 시장과 그에 파생된 세계 각 지역의 자원, 채권, 주식 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하락할 수 있는 위기의 초입에 놓여있습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각종 테러와 지역 분쟁, 난민사태 등은 바로 그 징표이기도 합니다. 각 국가(민족)들이 서서히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연쇄적인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국지적인 사건들이 대규모 전쟁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정치 경제적인 불안에 휩쓸리게 될 것입니다. 근 몇십 년간 지구촌은 하나라며 세계 평화를 노래했던 일은 하룻밤의 꿈이 될 테고요.
힘없는 개인들의 삶은 더욱 처참해질 것입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직접 휘말리지 않는다 해도 유래가 없었던 경제 불황과 자원 부족을 겪을 것이며, 심지어는 식량 무기화 정책으로 먹고사는 것마저 위협받을 수도 있습니다. 미래가 아닌 당장의 생존부터 걱정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는 것이지요. 자녀들의 교육, 노인들에 대한 복지는 더 이상 기능하지 않게 되고 그야말로 니전투구, 각자도생의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삶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치로 느껴지는 시대가 될지도 모르지요.
국가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통제력을 강화할 것이고, 이에 국민들의 자유는 제한받을 것입니다. 이 와중에 정치적 이득을 꾀하기 위한 기득권의 꼼수도 함께 하겠지요. 아니면 너무나도 강력한 국민의 반대에 부딪혀 정부가 전복될 수도 있습니다.
그 어떤 길로 갈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그 무엇이든 간에 삶이 붕괴되고 지속가능성의 희망이 옅어질 것만은 확실합니다. 피할 도리 없이 정말 어려운 시련의 시기를 거쳐야만 하는 것이지요. 다만 일련의 사건이 끝마치고 난 뒤 우리의 삶이 과거보다 더 윤택해질지, 오히려 더 최악의 상황에 놓일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을 뿐입니다.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의 연재를 쓴 목적은 여기에 있습니다. 한 번 맞은 매를 똑같이 맞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전신을 답습해서는 안 되겠지요. 아무리 힘든 상황에 처하더라도 희망이 있는 자의 삶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은 천지차이일 것입니다. 우리가 처할 세계적 차원의 위기를 희망을 가지고 견딜 수 있도록, 그리고 폭풍이 휩쓸고 난 이후에 올바른 사회 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겪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아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개인소유 사상에 기반한 사회 여러 분야에 나타난 현상들과 그것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고 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협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마 조금씩 다들 알고 있을 내용들이지만 굳이 정리해서 다시 쓴 것은 이것들이 통합적으로 하나의 가치관(자본주의 개인소유 사상)으로 묶여있음을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어 있는 근본 사상이 이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의 원인이고, 이것이 전환되어야 새로운 사회에서는 지금과 같은 위기와 사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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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