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분배의 모순에 의한 사회 재생산 직업군의 부실화
직업 분배의 모순
하나의 기업 안에는 여러 가지 직무와 직책이 존재합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최상위 직책에서부터, 다른 사람의 업무를 위해 자료를 조사하는 직무까지 다양한 일들이 있습니다. 기업이 목표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임무를 가진 사람들이 조화롭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리마다 중요도와 책임의 범위는 다르지만, 어느 한 부분의 직무가 잘 기능하지 않게 되면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전체적인 성장동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사회에 있는 여러 분야의 직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분야는 사회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재화와 서비스를 알맞게 생산하거나, 생산을 보조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각 직업마다 필요한 역량과 능력이 다르고,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과 중요도는 각기 다르지만, 어느 한 분야가 잘 작동되지 않으면 여러 연관 분야의 일이 어려워지고 효율성이 저하됩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에는 귀천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자본주의 시스템에 바탕을 둔 직업 세계는 능력에 따른 성과 보상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의 속성이 복잡하고 어려워 대체 불가능하거나, 일의 결과가 다른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좌우하는 권력을 가진 경우에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 것이지요. 아울러 재력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직업들도 많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이나 카드사들이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며 프리미엄 VVIP 회원들을 모집하려는 노력은 그들의 막대한 구매력을 이용해 매출을 올리려는 전략인 것입니다.
이처럼 직업마다 경제력의 차이가 있고 사람들은 많은 돈을 소유하길 원하기에, 모두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른바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지요. 임금이 높고 안정적인 직업에는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어 경쟁하고, 그렇지 못한 직업은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질 좋은 일자리부터 능력 있는 사람들이 가져가기 시작하고 점차 질 낮은 일자리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능력이 뒤쳐지는 사람들이 자리를 얻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직업의 분산"이 수입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똑똑한 머리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과 양질의 교육을 받아 능력을 갖춘 이들이 상위 직업들을 먼저 선점합니다. 최근에는 오로지 부모의 재력과 권력으로 부정적인 방법으로 자리를 꿰차는 경우도 종종 보이지만, 지금까지는 그래도 개인이 가진 능력에 따라 직업 선택의 우선권이 주어졌습니다.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교과 학습능력이 부족하고, 제대로 된 교육 지원을 받지 못한 이들은 그보다 못한 직업들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상위 직업 집단과 하위 직업 집단은 불가피한 업무의 수행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참 불편한 이야기지만 대기업이나 네이버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순발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은, 소기업이나 작은 IT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더 뛰어 다나는 것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더 보수가 좋은 직업을 얻었을 테니까요.
사회적 모순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하나는 임금을 더 많이 받는 직업이 꼭 사회적 재생산에 기여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일에 질 좋은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임금에 의해 직업 선택이 좌우되는 이유로 사람들이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예시로 변리사라는 직업과 어린이집 교사의 직업을 비교해보면 첫 번째 모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변리사는 기업의 특허권이나 기술권리 등을 변호하며 관련 법적 소송을 주관하는 직업입니다. 그만큼 법도 많이 공부해야 되고, 머리도 명석해야 합니다. 법뿐만 아니라 기업 상품과 관련된 기술적 사항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어야 제대로 된 변호가 가능하니까요. 그리고 기업들의 주요 매출이 걸려있는 상품들의 권리를 다루다 보니, 벌어들이는 수익도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꽤 높은 편에 속합니다. 변리사 자격증을 따야 하기에 진입장벽도 높습니다. 인기 있는 직종 중의 하나로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요.
반면 어린이집 교사는 어떠한가요? 국가에 신고된 보육교사 교육기관에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일정 수준의 학점을 취득하면 무시험으로 2급 자격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어린이집 유아 폭행사건으로 곧 국가시험제로 바뀐다고 하지만, 지금보다 문턱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훨씬 진입장벽이 낮고, 그만큼 월급은 매우 적습니다. 거의 최저 시급에 가까울 정도의 임금을 받으며 일을 합니다. 어린이집은 큰 돈이 오가는 상업적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들에게 줄 수 있는 임금에 한계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두 직업을 "사회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함"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어린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어린이집 교사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유아 시기는 한 사람의 인생과 가정의 행복을 좌우하는 가장 근본적인 성격과 습관을 형성하는 때입니다. 한 번 만들어진 성격은 평생 바꾸기도 힘들지요. 어린이집 교사가 어떤 사상과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돌보는지, 그들이 어느 정도의 명석함과 지혜로움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기초학문 분야의 연구 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리학, 기초화학, 생명공학, 천체물리학 등 모든 과학 기술의 근간이 되는 기초과학의 연구 지원은 극히 미미합니다. 기업에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정부에서조차도 그저 노벨상을 받는 것을 목표로 연구지원비를 주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이마저도 얼마나 연구논문을 많이 써내느냐를 기준으로 연구비 지원이 결정되는 통에, 제대로 된 심도 깊은 연구를 하지도 못합니다. 몇 년간 공을 들여 연구논문 하나를 쓰는 것보다 일 년 동안 그럭저럭 가벼운 논문 한 두개를 써내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으니까요.
그들은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기업 연구소로 향합니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아예 사법고시나 행정고시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의 최고 이공계 인재들이 모이는 KAIST에 입학한 뒤 연예인을 한다고 매스컴에 얼굴을 내미는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우리는 왜 힘들여 키워놓은 인재를 이런 식으로 허비하고 있는 걸까요? 국가적 자원의 혜택을 받아 공부를 했던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일자리의 사회적 가치, 장기적 효용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상업적 가치로만 임금이 결정되는 세상에서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잘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어쩔 수없이 변리사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지요.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를 잘해도, 돈벌이를 위해 대기업 사원으로 입사하여 일을 해야 합니다.머리가 좋고 교육을 잘 받아 능력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상관없이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자기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적극적이며, 제일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일을 할 수 있었다면 사회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효용을 가져다줄 수 있었을까요? 개인에게도 안타까운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인 것입니다.
사회적 차원의 직업 재평가와 자본의 순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사회의 직업들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 공동체적 가치가 비례하여 성립되지 않습니다. 현재는 지나치게 경제적 가치에만 기준을 둠으로써 개인의 불행을 야기하고 장기적인 사회 발전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지요. 만약 사회적 합의를 통해 사회 공동체적 가치가 큰 직업들에 대해 국가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어떠할까요? 더 이상적으로 사회에 있는 그 어떤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사람들이 경제적 궁핍에 처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구축된다면 어떨지 생각해봅니다.
먼저 지금까지 논의했던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에서 탈피함으로써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영향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투신함으로써 각 영역의 창의적 발전을 이룰 수도 있겠지요. 사회적으로 지속성장을 가능케하는 직업에 양질의 인재가 투입됨으로써 장기적으로 사회 경쟁력이 상승할 것입니다. 기초학문 분야가 튼튼해질 것이고, 지혜롭고 현명한 미래 세대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게 되겠지요.
자본의 순환은 어떠할까요? 지금처럼 일부 소수에게 자본이 집중되지 않고 일반 대중들에게 균형적으로 분배됨으로써 소비가 활성화되고 국내 경제의 건전성이 향상될 것입니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상품 시장에서 지식 서비스 및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도 수월해질 것이고요. 기업들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적 사업 모델을 시도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환경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회사가 탄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꿈만 같은 이야기일까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그랬습니다. 마르크스, 칼 폴라니, 앤서니 기든스 등의 학자들과 레닌, 체 게바라, 카스트로와 같은 혁명가들이 자본주의 체제에 반기를 들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고자 노력했지만 현실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 말미암아 예기치 못한 비효율이 발생했고, 대부분이 가난했던 대중들의 생활 탓에 사상을 제대로 받아들일만한 지지층이 부족했습니다. 다양한 사상이 꽃 피우지 못했던 문화로 인해 새로운 사회에 대한 재료들이 적었고, 생각을 공유하고 전파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가 없어서 아이디어의 소통과 개선이 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수월하게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는 훨씬 기술이 진보했고, 사회의식을 가진 중산층은 늘어났으며, 다양한 사상과 문화가 함께하고, 인터넷을 통해 빠른 공유와 전파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난이도면에서 조금 더 수월해졌다고 할까요? 물론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정치·경제·사회 기득권들의 카르텔과 보수적인 자기 보호본능, 기존 사회 구조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는 제도와 정책들, 매스미디어에 의해 왜곡된 진실만을 보는 시민들, 무엇보다도 개인소유 사상에 뼛속 깊이 젖어있는 우리 자신들의 생각과 습관들까지, 어느 하나만 하더라도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첫 번째 과업은 희망과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이해하고 동참하여, 각자의 분야에서 세련된 방법들을 제시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어 제도와 정책의 변화를 이루어낼 때 비로소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가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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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