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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표 Dec 29. 2015

23.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1)

인터넷, 완전한 공유경제 시장의 등장

공유경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


한경 경제용어사전에는 공유경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나눠 쓰기"란 뜻으로 자동차, 빈방, 책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이나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이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효율을 높이고, 구매자는 싼 값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소비형 태인 셈이다.


최근 공유경제의 사업모델이 등장했다고 소개되는 "쏘카", "키플", "열린 옷장" 같은 사업 형태(관련 사이트 링크 : 쏘카, 키플, 열린 옷장)를 보아도 '이게 과연 공유경제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위에 나열된 사업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기업이 먼저 소유한 뒤 일정 비용을 받고 소비자에게 대여하는 형태로, 전통적인 임대업과 하나 다를 것 없기 때문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키플"이나 "열린 옷장" 같은 곳은 사람들이 사용하던 물품을 기부로 받아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것 정도이고, "쏘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분 단위로 무인 렌트를 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기존 렌터카 사업과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케하는 공유경제는, 생산자가 곧 소비자가 되고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프로슈머(Prosumer, 생산자(producer) +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가 존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여기에 생산자가 상품을 제작에 필요한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한경 경제용어 사전에 쓰인 정의도 다소 설명이 미약합니다. 단순히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을 나눠 쓴다는 표현은 공유경제의 적극성을 훼손시키기 때문입니다.


사례로 소개된 기업들은 생산 인프라를 소수의 개인이나 기업이 소유하고 이를 여러 사람에게 공유하고 있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공유경제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개선된 대여업에 속한다고 보입니다. 전통적 방식의 대여업은 어느 때든지 인프라를 가진 소수의 기업이 소비자의 접근(사용) 권한을 막아버릴 수 있는 권력을 가집니다. 시장이 독점 체제가 되어 기업이 가격을 올려버리면, 소비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해당 기업의 제품을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아울러 내가 돈을 주고 특정 기업의 상품을 대여하기만 하는 시장과, 내가 돈을 주고 상품을 대여할 때도 있지만 돈을 받고 내 상품을 빌려줄 수도 있는 시장에는 큰 가치관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돈을 내고 사기만 하는 상품은 딱 돈 낸 만큼의 가치를 받는 것으로 거래가 종료되지만, 내가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상품에서는 돈거래 이상의 상호 호혜성의 원리(공동체적 가치)가 작동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상품 거래 상황에서는 철저하게 판매자와 소비자가 구분되어 있어서, 소비자는 상품의 대가로 합당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거래가 마무리됩니다. 거래 이후에 판매자와 지켜야 할 규칙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지요. 자신이 사서 소유한 물품에 애착을 가지고 소비자 활동을 할 수 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기가 소유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자신의 자존감도 더 높이려는 이기적 속성에 그치고 맙니다. 인간애와 도덕률로써 판매자와 연대를 이루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반면 진정한 공유경제 모델에 포함된 소비자는 자신이 생산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상품을 구매한 이후에도 엄격한 거래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자신이 룰을 어기고 비도덕적 행동을 하게 되면, 그것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되돌아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최초에 거친 자연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 부락을 이루고 그 안에서 룰을 지키면서 예의와 도덕이 생겼던 것처럼, 공유경제 모델에서는 시장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함부로 룰을 어길 수 없게 되며,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간애와 도덕률이 나타나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라면 실제 공유경제 모델을 사례로 예시를 들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런 곳이 있을까요? 이미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곳에 완전한 공유경제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이 글을 읽으면서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고 있는 "인터넷"이지요. 인터넷은 세계의 컴퓨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망으로 존재하는 공유경제 시장입니다.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따로 나뉘어 있지 않고, 생산자가 곧 소비자가 되고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시장이지요. 게다가 인터넷을 접속하기 위한 생산 도구(컴퓨터 및 스마트폰 & 네트워크 접속 권한) 또한 각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으니, 진정한 공유경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글 쓰는 것을 생산 행위,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을 소비 행위로 지칭할 수 있습니다. 꼭 글이 아니더라도 그림을 그려 올리거나, 음악을 만들어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의 글을 소비하고 그에 대해 예의를 갖추어 답글을 달거나 다른 이에게 소개하는 호의적 행동은, 다른 사람도 자신의 글을 좋게 봐주고 널러 퍼뜨려주는 호혜적 결과를 낳습니다. 반면에 글을 읽고 무단으로 베껴서 사용한다든지, 악플을 달고 폄훼하게 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지요. 공유경제의 룰이 잘 작동되는 시장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논리에 따라 내가 한 행위 그대로 돌려받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시장에 참여하지만, 참여 권한을 유지하고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해 공유경제 시장의 룰을 지켜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인간애와 도덕률의 가치를 경험하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공유경제가 갖는 가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자본주의 시장이 개인 소유의 가치관으로 "순환의 부재"를 불러와 우리 삶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했다면, 공유경제 시장은 다시금 공동체 의식을 일깨움으로써,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건설에 필요한 "소통과 합의"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 바로 『이기심의 종말』을 만나보십시요!



- 구매 사이트 바로가기 링크 -

알라딘 - https://goo.gl/iK3abI

YES24 - https://goo.gl/FMYeva

인터파크도서 - https://goo.gl/7RCjGC

영풍 - https://goo.gl/gPqNDA

교보 - https://goo.gl/3hhkU7



<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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