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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표 Jan 01. 2016

30.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3)

공유경제를 함께 도모할 이종 분야의 사상들

공유경제 시대의 협력자들 1
협동조합


협력적 공유사회는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의 등장으로 비로소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났습니다만,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조직된 여러 사회운동도 이와 연대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호 호혜의 원칙에 따라 한정된 자원을 유용하게 사용하며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협동조합이나 적정기술 지지자들, 자연 생태주의자들, 동등계층 생산주의자들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은 인류 보편적인 행복을 추구하며, 과도한 개발과 독점을 지양하고, 지속가능한 삶이 보장받는 순환적 가치관을 갖고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각종 환경오염과 이윤만을 최대 가치로 추구하는 기업에 의한 의도적인 먹거리 위협에서 탈피하기 위한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생협)은 한살림, 초록마을, 자연드림 등과 같이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공정한 거래로 농촌과 도시가 중간 유통비를 최대한 절감하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구하고 농촌 등 산지에서는 안정된 수요처를 확보하여 상품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일반 시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신뢰와 상생으로 묶여있는 공동체 의식은 가격 이상의 가치를 주고 있기에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확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형태는 철저한 생산자-구매자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공통의 이익을 바탕으로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하는 경제적 공동체인 것이지요. 신뢰에 의한 상호 호혜적 행동은 공유경제 형성에 필요한 구성원들의 집단의식의 기반이 될 것이며, 개인소유 사상의 근본인 시장 자본 논리에 의해 망가진 식탁 안전을 지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집단공유 사상과의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유경제 시대의 협력자들 2
적정기술


적정기술은 지나치게 최신 기술을 적용하여 비싼 가격으로 출시되고 자원 낭비를 일으키는 시장 자본주의적 제품 개발사상의 관점을 전환하려는 대안적 사회운동입니다. 단순하게 말해 100의 에너지를 들여 100의 품질을 지닌 제품을 만들기보다, 50의 에너지를 들여 80의 품질을 지닌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지요. 물론 100의 품질을 지닌 제품을 쓰는 것이 훨씬 화려하고 편리할 수 있지만, 80 품질의 제품을 쓴다 해서 근본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사용하기가 불편할 뿐, 그 정도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여 자원을 아끼고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신제품들이 모두 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얼리어답터들은 새 기능에 열광하고, 기업들이은 그것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기 위해 공을 들여 새로운 기능을 개발 적용하지만, 실질적인 가치를 주는 것은 그중 소수의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런 활동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함으로써 기술의 진보를 이루어내는 것은 맞지만, 지나친 보여주기 식 기술 경쟁은 과도한 자원 낭비 및 제품 가격의 상승을 불러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일정 수준의 구매력을 갖춘 사람들을 위한 제품만 제작되고, 정말 필수적인 기능만으로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적합한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아, 구매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기술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적정기술 운동의 시작은 제3세계 빈곤층들을 원조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되었지만, 시대가 변화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의식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면서 더 광범위한 담론으로 조명받고 있는 사회운동이기도 합니다.


적정기술이 공유경제 시대에 시사하는 바는 세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빈곤층이 더불어 잘 살기 원하는 인류애적 가치의 발현이며, 둘째는 과잉 제품 생산에 따른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환경 보호적 가치이고, 마지막은 과도한 개인소유 의식에 의해 나타난 끝없는 욕심을 줄여보고자 하는 청빈 사상적 가치입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마지막의 청빈 사상적 가치를 통해 우리가 각자 실천해 볼 수 있는 행동 규범을 도출할 수 있다 점에서 크게 주목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부분은 추후 연재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공유경제 시대의 협력자들 3
자연생태주의


자연생태주의는 지나친 개발로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성장주의적 행태에 반발하여 나타난 움직임입니다. "그린피스"가 가장 대표적인 단체로, 동·식물의 생존권 보장에서부터 강, 하천, 바다, 공기 등 지구 전체의 물리적 환경 보호에 이르기까지 전 범위에 걸친 환경 운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환경을 해치는 장소에 찾아가 합법적 시위를 하기도 하며, 국제적인 여론을 일으켜 해당 기업 제품의 불매 운동을 통해 압박하는 방법, 관련 국가의 법 및 국제 규약을 제정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지구 생태계가 수천 년간 지속되어온 힘의 근간인 "자연적인 순환 시스템"을 보호하고 되살리려는 것입니다. 산업 혁명 이후 무분별한 난개발로 빚어진 환경 파괴가 자연의 정화능력을 넘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쓰는 자원은 미래 세대로부터 빌린 것입니다."는 문구는 그린피스가 지향하는 미래 세대를 위한 더 나은 변화의 모토에 부합하는 말입니다.


자연생태주의는 현재 인류와 미래 세대의 삶을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의식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개인소유 사상으로 인해 가정마저 해체되고 오로지 자신의 현재 안위만을 생각하는 습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지요. 또한 미래 세대의 공동체를 지속시킬 수 있는 자연생태계의 순환까지 내포하고 있기에, 공유경제 시스템을 통해 "모든 사람의 지속가능한 삶"을 목표하는 여러 다른 분야의 사회 운동들과 같은 맥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유경제 시대의 협력자들 4
동등계층 생산


한편 특허 기술 분야에서는 동등계층 생산(Peer Production)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말이지만 기술 분야의 오픈소스 운동이라고 이해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최근 테슬라가 자회사의 전기차 관련 특허를 무상으로 공개한 일이나, 구글이 머신러닝 솔루션인 TensorFlow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로 결정한 일이 대표적인 동등계층 생산의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리눅스가 그러했듯, 자신이 가진 독점적 기술을 모든 사람이 쓸 수 있도록 공개하여 분야 생태계를 강화하는 네트워크적 부를 창출하려는 시도인 것입니다. (참고기사 : 왜 특허를 공짜로 푸냐고? 벤클러를 만나보라(바로가기 링크))


다만 이 두 가지 사례는 강력한 대항군이 존재하는 시장(화석연료 자동차와 MS, IBM, 애플 등 여타 경쟁사의 머신러닝 기술)에서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서, 리눅스가 지향한 협력적 공유경제하고는 다소 다른 결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록 이것이 "소유"를 전제로 한 "공유"의 지향이긴 하지만, 그 행위의 결과가 기술의 개방을 이끌어내고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기술 발전 및 보편적 다수에게 이익을 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등계층 생산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네트워크적 공유를 통한 부의 생산이 미래 시대의 성장 동력이 될 것임을 예측합니다. 단지 기술적 개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관계에 의한 권력의 편중 해소, 민주주의적 가치를 경제 시장에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유경제 시대가 단순히 기술적 가능성에 그치지 않고 경제 구조의 재편과 사회 문화의 변화, 정치 제도의 혁신을 가져올 것과 같은 목표점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지요.


이와 비슷하게 시민단체가 주축이 되어 기업들의 자연물에 대한 특허권을 소멸시키고자 하는 시도들도 있습니다. 특허 같은 지적재산권이 기업들의 발명 욕구를 자극하여 빠른 기술 개발을 촉진시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광범위한 특허권의 인정으로 공공적 성격을 가진 발명(발견)에 대해서도 특허권을 취득하여 사회 전체의 의익에 반하는 경우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특정 소수가 독점한 권한을 모두에게 개방함으로써 더 많은 다수가 이익을 보고자 한다는 점에서 공유경제 시대를 함께할 수 있는 협력자들이라고 평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 바로 『이기심의 종말』을 만나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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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 https://goo.gl/iK3abI

YES24 - https://goo.gl/FMY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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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 https://goo.gl/gPqNDA

교보 - https://goo.gl/3hhkU7



<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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