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유표 Jan 03. 2016

34.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2)

각박한 현실에서 살아남으려는 본능적 위선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오래도록 우리는 성장과 성공만을 추종하며 살아왔습니다.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고, 실패를 할까 두려워하며, 부족한 것은 감추기에 급급해왔습니다. 모든 행동은 눈에 보이는 결과를 가져와야 하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고 허비하는 것을 죄악시하고 경멸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1분, 1초를 아껴 의미 있는 행동을 하기 위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기 위하여 압박적인 시간 계획을 세우고, 스마트폰 등 첨단 기기를 활용하여 스케줄링을 하고 알람을 받으면서 하루를 바쁘게 살아갑니다. 한 순간도 헛되이 허비하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열심히 노력하고 힘쓴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로 말미암아 개인과 사회가 성장하고 보다 살기 좋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살며 성공을 구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실패와 정체와 부족함을 부끄러워하고 손가락질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목표를 향해 가면서 여러 번 실패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성장을 하다가도 숙고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으며, 실패와 정체의 시간을 반성하고 관조함으로써 더 멋진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한 번의 실패 없이 늘 성공만 해온 사람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항상 성공만 경험한 탓에 자기애가 한껏 고양되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실패에 대한 내성이 부족하여 큰 일을 맡았을 때 단 한 번의 나쁜 결과에 무너져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실패는 그 자리에 멈추었을 때 실패이지, 실패를 딛고 계속 나아간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닌 것인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이토록 실패, 정체, 부족함을 경계하는 까닭은 치열한 경쟁논리가 작동되는 이 사회에 몸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간의 소중함을 지겹도록 듣고, 항상 옳고 바른 일만 하도록 세뇌당합니다. 그래서 시간을 아끼고 아껴 남들과의 경쟁에서 1등을 하고 좋은 대학에 가면 칭송을 받지만, 그렇지 못하고 학교마저 여의치 못하면 사회의 패배자 취급을 받습니다. 20대 청년이 되어 사회에 진출했을 때에는 그들의 삶은 더 큰 차이가 벌어집니다. 경제적 풍족함, 문화적 혜택, 정서적 여유로움, 모든 면에서 극복할 수 없는 격차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타인과의 경쟁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한 "자기포장과 위선"을 해야만 합니다. 자신이 잘못하거나 부족한 것을 인정하는 순간, 다른 사람보다 평가 절하되고 기회를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명백히 잘못한 것, 부족한 것을 쉽게 인정하지 않고, 핑계 대거나 감추려 합니다.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것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으스댑니다. 이런 과정은 무의식적 수준에서 이루어집니다. 본능적인 생존에 대한 두려움으로 제 스스로 과오를 직시하는 것을 불편해합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위선을 부리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것이 진실이라고 이미 굳게 믿고 있으니까요.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도 함께 나타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것과 자신이 평가 절하되는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다른 사람을 인정할 때가 있는데, 누가 보더라도 상대의 업적이 뛰어난 경우, 혹은 상대방이 능력 있는 영역을 자신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에만 국한됩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만만해 보이면 일단 강한 척하는 못된 습성을 발휘하는 것이지요.


이런 태도는 소통의 과정을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만듭니다.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대화에서도 자기 의견을 자신의 인격과 동일시하고, 상대방이 나와 다른 의견을 내면 그것을 곧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느낍니다. 논쟁이 계속되고 어느 순간 논리적으로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여기게 되면, 감정적인 대응으로 상황을 돌파합니다. 권위와 권력으로 내리누른다던지, 사안과 관계없는 다른 주제를 끌고 들어와 회의를 중구난방으로 만들어버리지요. 시간만 허비하고, 결과는 엉뚱하게 도출됩니다. 대개 지위의 논리에 따라 결정되어버리는 것이지요.


반면 힘의 논리에는 철저히 복종합니다. "자기포장과 위선"의 목적은 일신의 안위이기 때문에, 힘 앞에서 굳이 드러낼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럴 때에는 누구보다 더 머리를 조아려서 권력의 편에 붙으려 합니다. 힘을 가진 자가 계속 힘을 가지고 있을 때까지만요. 유효기간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언제든 더욱 강한 자가 나타난다든지, 내가 더 힘이 강해지면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돌변합니다. "자기포장과 위선"을 전면에 내세운 채 말입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 바로 『이기심의 종말』을 만나보십시요!



- 구매 사이트 바로가기 링크 -

알라딘 - https://goo.gl/iK3abI

YES24 - https://goo.gl/FMYeva

인터파크도서 - https://goo.gl/7RCjGC

영풍 - https://goo.gl/gPqNDA

교보 - https://goo.gl/3hhkU7



<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매거진의 이전글 33.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