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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표 Jan 04. 2016

36.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4)

정의가 사라진 나라, 사기 공화국과 불신의 그림자

불신


얼마 전 "사기 공화국"이라는 말이 뉴스에 등장하였습니다.(참고기사 : 하루 평균 사기 630건, 사기 공화국 대한민국(바로가기 링크)) 보이스피싱부터 취업 사기, 투자 사기 등 우리 사회에 사기가 만연하여 있다는 것입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쉽게 다른 사람을 속여 돈을 갈취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사기 범죄로 처벌을 받는다 해도 형량은 미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기당한 피해액을 추징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항간에는 크게 한 탕을 치고 감방에 몇 년 갔다 오면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다는 소리도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에 크게 이슈가 된 "조희팔 사기사건"이 딱 그 좋은 예입니다. 아주 큰 돈을 사기로 취득한 자들은 수익의 일부를 정치권력에 상납하고 뒤를 보호받는 지경까지 온 것이지요. 공정한 질서를 지켜야 할 정부 기관이 사기꾼과 한통속이 되어 한몫 건지려 하고, 비리의 정황적 증거가 나타났음에도 유야무야 덮어놓고 넘어가려는 추태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입니다. (참고기사1 : 검찰, 전직 경찰관 조희팔 수사 무마시도 확인(바로가기 링크), 참고기사2 : 조희팔 또 다른 여성 물증 수사는? 핵심 비껴간 검찰(바로가기 링크), 참고기사3 : 조희팔 돈 받은 것 좀 빌려달라, 상관 등친 경찰관 실형선고 받아(바로가기 링크))


질서와 법을 어기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사회, 돈이 있으면 죄도 감면되고 돈 없는 사람에게만 법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에서 사기꾼들이 날로 늘어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성공한 사기"는 법의 보호를 받고, 사기를 당한 사람의 피해는 보상되지 않는 비상식적 사건들을 직접 경험하거나 뉴스를 통해 접할수록, 점차 사람과 사회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가 없게 됩니다.


사기와 부정으로 힘과 부를 얻는 수많은 사례들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은 성실히 법을 지키며 사는 것에 회의감을 느낍니다. 꼭 남의 등을 쳐서 나쁜 짓을 하지 않더라도 공공질서와 도덕을 지키는 것도 손해 보는 느낌이 드니, 내 편한 대로 무질서하게 행동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 것이지요.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가 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얼마나 시간을 잘 지키지 않으면 "코리안타임"이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재차 삼차 확인을 해가며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 일상화되렸습니다.(참고기사 : 믿을 곳 없는 사회, 끊임없이 의심하며 산다(바로가기 링크))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갑을 논리에 결부되어 더욱 비공정한 처사를 만들어냅니다. "을"의 입장이 되었을 때는 "갑"에게 미운털 박히지 않기 위해 약속을 칼처럼 지키면서, 본인이 "갑"이 되거나 혹은 "을"의 위치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어기곤 합니다. 시간을 지켜 만남을 하는 것에서부터 회사 간 거래에서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는 것까지, "갑"이 약속을 어기는 것은 으레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꼰대 기질은, 사회 전반적인 갑과 을의 재생산을 야기하고 심화시키는 것이지요.


이렇게 신뢰가 없는 사회는 그 자체의 응집력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생산 효율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최근에 "No-Show"라고 예약을 해놓고 아무런 연락 없이 부도를 내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소비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참고기사 : 예약펑크 손님은 왕 아닌 폭군, 노쇼 바로잡기 나선 식당, 공정위(바로가기 링크))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손님 때문에 업주들은 빈 테이블, 시간을 허비하여 손해를 입는 것이지요. 병원 업계에서는 일부러 예약부도가 날 것을 예상하여 오버 부킹(정원을 초과해서 예약을 받는 행위)을 하는데, 어쩌다 예약 손님이 모두 오는 경우에는 모두가 제 시간에 치료를 받을 수 없어 큰 불편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더 중요한 점은 불신의 사회는 "소통의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논의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도 상대방의 말을 의심하고, 데이터를 의심하고, 행동을 의심하고, 진의를 의심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지요. 의심을 상쇄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이중 삼중의 보험을 듭니다. 그러고도 믿지 못해 직접 사람을 고용하여 감시케 하고 이는 또 다른 비용의 상승과 불신을 낳게 합니다.


감시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이 대우받은 그 수준만큼의 결과를 되돌려주지요. 믿고 맡기면 더 능률적으로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비용이 간소화될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모두에 대해 불신의 벽이 높이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 사람들처럼』 의 저자인 말레네 튀달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손꼽히는 덴마크의 비결을 "사회적 신뢰"로 꼽습니다. 사람들이 질서와 규칙을 서로 믿고 맡길 수 있기에 신뢰 로운 사회가 상당한 비용 절감을 가져오고, 공동체를 믿기 때문에 사람들의 자유로운 삶이 보장된다는 것이지요. 다음의 소개할 기사글에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참고기사 : 덴마크 부모는 청소부 아들이 자랑스럽다(바로가기 링크)) 전반적으로 본 글이 지향하는 사회 모습과 상당 부분 유사하기도 하거니와, 행복과 교육, 자녀 양육, 공동체 의식에 대해 주안점을 두고 쓰인 기사라서 더욱 관심 가는 기사입니다.


안타깝게도 아마 우리 사회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도 가장 큰 걸림돌은 사회적 불신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고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소통이 필요할 것인데, 불신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소통을 위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테니까요.


게다가 신뢰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속성의 것도 아닙니다. (반면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정말 한 순간이고요.) 작은 것부터 약속을 하나씩 지켜가는 모습에서 서서히 신뢰가 쌓이는 것인데, 빠른 조치를 위해 일방적으로 처리하자니 또 다른 불신과 갈등을 낳을 것이고, 신뢰를 쌓아 처리하자니 세월아 네월아 기다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 바로 『이기심의 종말』을 만나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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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 https://goo.gl/FMY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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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 https://goo.gl/gPqNDA

교보 - https://goo.gl/3hhkU7



<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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