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운동을 통한 미래 공유기업의 탄생
소액주주운동, 미래 공유기업 탄생의 가능성
주식회사 제도 관련법의 발전을 통해 기업의 소유권은 주식 형태로 분산될 수 있었고, 현재 상당수 기업들의 소유권은 100% 오너가 보유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에게 분산되어 있습니다. 회사마다 비중은 조금씩 다르지만 회장 및 일가친척, 회사에 우호적인 자본가 집단, 외국계 투자 회사, 국영 투자기관, 일반 소액주주들이 회사의 소유권을 나눠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보통은 회장 및 일가친척의 주식 보유수는 51%에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우호적 자본가 집단이나 국영 투자기관이 기본적으로 현재 오너의 경영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외국계 투자회사나 일반 소액주주들은 회사 경영권에는 큰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경영 주체를 정하는 주주총회를 개최하더라도, 대부분 그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정관이 개정되고 임원이 임명됩니다. 간혹 떡고물을 얻어먹고자 나타나는 일반 주주들이 정기 총회 때 나타나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보이지만, 보통은 정문에서부터 가로막혀 돈 십여만 원 봉투를 주고 적당히 협상해서 내보내지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소위 "주총꾼"이라고 부릅니다.) 법적으로 주주총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녹음을 하고 문서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경영진들에게 불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사전 예방하는 차원의 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행태와 경영권 지배 구조의 취약성을 간파한 일부 외국계 회사들이 국내 대기업을 적대적 인수 합병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소버린이 SK의 주식을 사들여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한 사례라던지, 가장 최근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하여 엘리엇 투자자본이 개입한 사건도 있었지요. 엘리엇 측은 자신이 주식을 소유한 회사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삼성 및 일반 국민들은 그저 주가를 높여 투자금 이익을 회수할 목적이라고 판단을 했는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소버린 사건 때에도 국민들은 SK가 외국계 회사에게 팔린다는 것에 심리적 저항이 있었기에 적대적 인수합병이 무위에 그치고 말았었지요.
정리해보면, 두 회사가 무사히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우리나라 국민들(주주들)의 애국심에 대한 호소가 적중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오너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더 도덕적이며 우리나라 기업을 우리의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광고와 언론 기사를 도배하고, 삼성의 전 직원이 주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찬성표를 던져주기를 - 정확히 말하면 의결권을 위임해주기를 요청하였지요.
삼성 경영진들의 행보도 나름 효과적이었습니다. 메르스로 인해 삼성중앙병원이 문제시되자 이재용 부회장이 나서서 감동적인 기자회견을 연출하였고, 면세점 사업권 획득과 관련해서 이부진 사장이 언론 발표를 통해 "잘 되면 직원 덕, 못 되면 내 탓"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등의 도덕적인 오너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몇 년간을 끌어온 삼성 반도체 공장 백혈병 근로자에 대한 기업 차원의 보상 지원도 이때 이루어졌습니다.
참 교묘하지만 훌륭한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불과 십여 년 전 서해안 신두리 유조선 침몰로 인해 서해 바다가 기름범벅이 되었을 때도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언론에 나서서 착하고 도덕적인 기업인으로서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으니까요. 그들이 왜 그런 행보를 마침 그때 했는지는 잘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대중들은 그에 환호하고 지지를 보내기까지 하였지요. 혹자는 삼성이 국민을 위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충분히 격려하고 박수 쳐주자 하였지만, 과연 그들이 진짜 갑자기 마음을 돌려먹고 착해지기로 한 것일까요?
글쎄요, 저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당장 얼마 전 128g 용량의 갤럭시 노트5를 64g 버전보다 불과 3만 원 비싼 가격으로 팔아, 64g 노트5 구매자들을 호갱으로 만들어버린 짓만 보더라도 크게 믿음이 가질 않는군요. 애초에 처음 출시할 때부터 다른 용량의 버전을 동시에 내놓았다거나(애플의 아이폰처럼 말입니다.), 초기에 64g 노트5를 저렴하게 출시하여 128g 노트5의 가격이 합당하게 느껴지게 하거나(그랬을 리는 없겠지만요.), 아니면 아예 십여만 원 더 비싼 가격으로 128g 노트5를 내놓거나(그러면 새 제품이 거의 안 팔렸겠지요.) 했었어야겠지요.
아무튼 그들의 애국심에 대한 호소는 효과적인 전략이었지만, 그것이 계속 더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경제 위기에서는 그 책임의 화살이 분명 그들과 그들을 둘러싼 기득 세력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국민을 사랑하는 기업이라면 사내유보금을 수 조원씩 쌓아두고, 한국전력 부지를 10조 원이 넘는 돈으로 사들이면서, 직원들은 나몰라라 한채 정리해고시켜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 정부의 노동법 개정도 그 맥락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보다 쉽게 정규직을 해고시킬 수 있어야 기업 총수들의 회사와 돈을 지켜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대로 법안이 통과되고 경제 불황이 닥쳐 국민들을 우수수 거리로 내몰아버린 뒤에, 누군가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가 나타난다면 과연 그때에도 국민을 위한 기업을 지켜달라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전략이 먹힐 수 있을까요? 심지어 그것이 외국계 기업이 아닌 국민들이 스스로 들고일어난 상호 호혜의 원칙을 내세운 공동체라면, 그들은 어떤 논리로 자신의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까요?
저는 지금 우리나라의 혼란스러운 시기가 역사적으로 필연의 과정을 겪고 있다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 대한항공 회항 사건,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 교수 보복 발언, 롯데가 경영권 분쟁, 두산 20대 명예퇴직 강요 사건, 노동 개악, 부동산 버블 조장 후 빚내서 집사라 한적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경제 부총리, 이밖에 수많은 정치인들의 막말들이 국민들이 점차 매트릭스에서 깨어나 진실을 바라보게 하는 자극제입니다.
아직 참담한 고통의 시간은 오지 않았지만, 정말 처참하게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 비로소 국민들의 힘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원한의 에너지가 개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승화되어 미래의 지속가능한 삶이 실현되는데 일조하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 바로 『이기심의 종말』을 만나보십시요!
- 구매 사이트 바로가기 링크 -
알라딘 - https://goo.gl/iK3abI
YES24 - https://goo.gl/FMYeva
인터파크도서 - https://goo.gl/7RCjGC
<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