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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표 Jan 15. 2016

50. 우리가 꿈꾸는 세상 (1)

기업의 공유경제화 = 경제 민주화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소액주주들의 적극적 권리 찾기를 통해 탄생될 기업은, "자본 권력에 대한 항거"의 상징으로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기업을 소유하는 이가 기업에 고용되어 생산을 담당하는 근로자가 되고, 또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되는 "공유기업"의 모델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산자가 곧 소비자가 되는 프로슈머이면서, 기업 권력이 특정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다수에게 분산되는 "공유경제 시스템"이 하나의 기업 단위에서 구현되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 중 일부를 주식 배당금으로 받으며, 생산에 참여하는 보상으로서 월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소유한 기업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니, 상품 판매에 있어서도 안정된 시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극적인 성장을 위해 리스크 테이킹을 하면 안 되겠지요.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보수적 경영을 지향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회사의 주식거래가 투기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소액 주주들이 회사의 주식을 갖는 목적은 고가에 주식을 매매하여 차익을 실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소유주로서 주식을 갖고 배당금을 받기 위한 성격으로 바뀔 것이니까요.


기업 조직 문화도 상당 부분 전환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수직적이고 경쟁 성과에 따른 보상을 추구하는 시스템에서는, 근로자의 기업 내 순환과 기업 바깥에서의 순환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기업과 기업 내 근로자들은 상호 호혜를 원칙으로 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부여받을 것입니다.


특정 리더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부하 직원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일, 다른 사람에게 뒤쳐질까봐 비합리적인 억지 논리를 권위로 내세워 전체의 이익을 해치는 일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만큼 조직에는 합리적인 논의와 소통이 이루어지고, 이는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력이 살아나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매출 성과에 따른 극단적인 임금 차이도 줄어들 것입니다. 회사 공동체 의식에 입각하여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월급이 주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업무의 신체적, 정신적 난이도를 고려하여 차등화된 임금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자본주의 시대의 동기 메커니즘도 십분 활용해야겠지요. 기본적으로 거칠고 위험하고 힘든 일일수록 더 많은 보수를 받고, 그렇지 않은 일일수록 더 적은 보수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투명한 경영 시스템과 회계, 인사 고과가 필수적입니다. 인사 고과는 기존 경쟁적 환경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겠지요. 개인의 성장과 성취감을 고양시키기 위한 목적의 인사 고과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사회와 공동체에 기여한다는 동인을 바탕으로 개인의 흥미와 노력을 이끌어낼 것이며, 이것은 지금 시대의 노력과는 매우 다른 색깔의 결과를 내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들은 진정 즐기면서 일하는 자들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기업이 잘 될 때에는 수익을 고르게 분배하고, 반대로 기업이 잘 되지 못할 때에는 공평하게 수익을 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경제 불황의 사이클이 올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기보다는, 모든 근로자가 허리띠를 같이 졸라매면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동지 의식이 나타나겠지요. 필요하다면 사업부를 정리하고 새로운 먹거리에 투자하기도 수월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현재 위치가 사업부의 폐쇄와 상관없이 보장받는다는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다수의 공유기업이 현실화된다면 이 사회에 실종된 사업가 정신도 자연스럽게 되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인사 고과에 연연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이 가능할 테니까요.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구성원들은 더 성장할 것이고, 끝내 이루어낸 성공은 획기적인 결과를 내어줄 것입니다. 소비자의 편익은 증가할 것이고, 자본주의가 그러했듯 많은 분야의 상품을 한계비용 제로의 영역으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다만 생산비용이 낮아지는 것을 상품 가격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사회보장 수준과 궤를 같이 하여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상품 가격이 낮아짐으로 사람들은 적게 벌더라도 비슷한 효용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고, 종국에는 현금이 거의 필요치 않은 사회가 도래하겠지만, 그 전에 특정 기업 근로자의 월급이 저하된 만큼 소비를 위한 수입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상품의 질은 어떠할까요?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기 위해 원산지를 속이고, 부적합한 원료를 사용하는 등의 비윤리적인 행위는 사라질 것입니다. 말 그대로 "내 자식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마음으로" 상품을 생산할 것이니까요. 소비자가 직접 공부해가며 각종 위해 상품을 피하는 노력을 덜해도 될 것이고, 애초에 불가피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위해 제품들도 근절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구적인 생태 오염도 줄어들 것이고, 환경 호르몬으로부터도 해방되어 알게 모르게 영향 받던 만성 질병의 발병률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에서는 기업의 각종 위해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여러 가지 규제들을 간소화시킬 수도 있겠지요. 행정에 쓰이는 자원이 절약된 만큼 다른 사회분야에 쓰일 것입니다. 교육, 복지, 문화 등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분야가 주 대상이 되어야겠지요.


기업도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생산 효율이 올라갈 것이며, 이 또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지금처럼 법적 규제가 빠른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를 잃어버렸던 일들이 감소할 것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산업 환경은 기술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기에,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말 그대로 진정한 "경제 민주화"입니다. 정치의 민주화가 시민 혁명을 통해 쟁취한 투표권이 보편적 대중에세 돌아감으로써 사회가 투명하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을 말한다면, 일부 자본 세력이 기업 소유권을 전횡하던 것을 보편적 대중이 소유권을 갖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공유 기업의 탄생은 경제 분야의 "민주화"인 것이지요. 이것은 역사의 필연적 발전 과정입니다. 정치가 발전한 방식에 따라, 경제도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니까요. 공동체가 주도하는 공유 기업의 탄생은 이상적인 세계를 노래하는 희망가가 아니라, 미래의 실현 가능성이 높은 진짜 현실이 될 것입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 바로 『이기심의 종말』을 만나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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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 https://goo.gl/FMY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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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 https://goo.gl/gPqNDA

교보 - https://goo.gl/3hhkU7



<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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