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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표 Jan 20. 2016

56. 우리가 꿈꾸는 세상 (7)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를 향해서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유교의 경전 중 하나인 『예기』 예운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큰 도가 행해지면 천하는 공공의 것이 되며, 사람은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장년의 사람은 충분히 그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어린이는 건전하게 자라날 것이며, 홀아비·과부·고아·자식없는 이·불치의 병에 걸린 사람 모두 충분히 제 몸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는 유교에서 말한 "큰 도가 행해진 사회"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각자도생의 아비규환에서 벗어나 대동(大同)한 공동체로서, 너와 나의 구분 없이 부모처럼 섬기고 자식처럼 배려하는 세상인 것이지요. 2천여 년 전에 논하던 이상적인 세상과 지금에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이 이처럼 닮아있는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입니다.


2천 년 전까지 거슬러 갈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불과 120년 전 조선 관부의 핍박에 항거하여 맨발로 한 겨울 우금치 언덕을 뛰어 올라간 동학 농민들이 바랐던 세상도 사인여천(事人如天), 즉 사람을 하늘처럼 공경하며 인격을 존중하는 사회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맥심 기관총을 앞세운 일본의 파상 공세에 십만여 명의 농민들이 무참히 쓰러지며, 그들이 바랐던 대동세상의 꿈도 아스라이 스러져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농민들이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이 있었음에도 제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홀연히 들고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먹고사는 것이 궁핍해서 만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 뿐만 아니라 나의 자식들, 그 후세들이 살아갈 세상이 정의롭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꿈꾸었기에 그토록 위험한 길을 선택했었으리라 감히 추측해봅니다.


제가 꿈꾸고 바라는 세상이라는 것이 그리 화려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삶의 여러 가지 위기에 홀로 낙오하여 쓰러지지 않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기름진 음식과 비싼 옷을 걸치며 살지 못하더라도 오늘과 내일의 먹을 것, 살 곳에 걱정이 없고, 내 부모와 자녀의 미래에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시기하지 않고 협동하며, 기꺼이 조그만 불편도 감수하여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배려할 수 있는 세상은 얼마나 마음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곳일까요? 


잘난 사람은 제 능력에 따라 어렵고 뛰어난 일을 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못난 사람은 그에 맞추어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맡아 다른 사람에게 조력이 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위와 아래가 없이 잘난 이는 못난 이를 존중하고 감사해하며, 못난 이도 잘난 이를 고마워하고 존경하는 사회에서는 불필요한 경쟁과 다툼, 불안도 사라지겠지요.


나의 자녀가 공부를 못하고 남들보다 뛰어난 재주가 없어도 안심할 수 있고, 옆 집의 자녀가 영특한 재능이 있어 멋진 성공을 거두었을 때 내 자식이 이루어낸 것처럼 기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의 자녀가 잘 되는 것만큼 나의 미래도 안정되는 사회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을 테니까요. 혹여 불행한 사고로 자식을 잃고 혼자된다 하더라도(비록 마음의 슬픔은 지울 수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진정한 위안을 받고 물질적인 삶도 지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미 없는 스펙 쌓기와 무한 반복되는 인턴 계약직을 전전하는 청년들은, 출신 집안과 성별에 제약받지 않고 제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할 것입니다. 작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을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생각의 그릇을 넓히고 더 큰 꿈을 키우기 위한 경험을 얻을 것입니다. 이른 나이에 번듯한 직장을 얻지 못했다고 핀잔들을 일도 없고, 번번이 목표한 바를 실패했다고 해서 주눅 들지 않아도 되겠지요. 우리들은 청년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이 지속되도록 격려할 것이고, 이는 우리 사회의 찬란한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노년이 되어 노후를 준비하지 못해 한 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 폐지를 주으러 다니거나, 한 여름 바람 한점 들지 않는 쪽방에서 더위와 씨름하다 병마에 쓰러지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골방에서 외롭게 고독사 하거나, 치매나 중풍에 걸려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 요양원에 버려지는 일도 없겠지요.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들과 함께하며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 한 각 개인이 노력해야 할 가치관의 전환을 바탕으로, 경제 권력에 대한 항거, 정치·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이것은 꿈만 같은 일이 아닙니다. 이미 시대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준에 다다랐고, 우리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 함께 이 길을 모색하고 연구한다면 분명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뜻이 함께하는 만큼 더욱 빠르게 진보할 것이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보다 빨리 우리 앞에 찾아올 것입니다.


이 길과 방향에 공감되신다면, 『지속가능한 삶을 향해서』의 연재를 널리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비록 글이 미흡하고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많은 사람이 모여 고민한다면 더 나은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이 글이 저의 블로그에 제 이름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것을 읽고 공감하고 다른 이들에게 소개해준다면 그때부터 이 글은 당신의 것입니다. 여기에 적혀있는 것들이 당신의 생각이 되고, 당신이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생각들이 모여 우리의 것이 될 것이며, 우리 모두는 위와 아래가 없는 하나로써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업적을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본 글은 연재 형식으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작성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내용들을 더 다듬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여, 2017년 5월『이기심의 종말』로 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흥미가 동하신 분들은 아래 소개를 참조하시여 책을 구매해 보시면 더욱 알차고 최신화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신자유주의적 시장자본시스템에 의해 파편화-양극화된 사회,

한계비용 제로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줄 희망과 위기,

힘없는 개인은 혼돈의 미래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첨단 기술 사회 속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교육, 역사, 미래기술 등 다양한 영역의 현상을 조망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순환의 가치관과 이타적 본성의 공동체의 탄생을 주문하는 『이기심의 종말』(부제: 당신은 어떤 내일을 꿈꾸십니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미래가 어찌 흘러가게 될지 궁금한 분들, 두루 넓은 영역의 시대상과 기본적인 원리를 살피고픈 분들,

통합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자 하는 분들,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하시는 분들,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 바로 『이기심의 종말』을 만나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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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 https://goo.gl/iK3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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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 https://goo.gl/gPqNDA

교보 - https://goo.gl/3hhkU7



< 글 목차 정보 >

1장. 우리 앞의 현실

1. 자본주의와 개인소유 사상
자본주의 / 블라인드 스팟 / 개인소유 사상
2. 개인소유 사상의 사회문화
생존과 투쟁, 공동체의 역사 / 한국의 공동체 해체 / 혼자가 될 때까지 / 경영과 노동 / 기업 조직 문화 / 교육 / 자녀 양육 / 국가 정치/ 경제 제도 / 학문과 문화 / 성 역할 갈등 / 이성 교제 / 행복
3.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개인편
경제 능력의 상실 / 직업의 귀천 / 실직과 사회 안전망 / 결혼, 출산, 경력단절 / 산업 구조의 변화 / 주거 불안정 / 자녀교육 / 질병, 사고, 장애 /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사회
4. 지속가능한 삶의 위기 - 사회편
빈부 격차, 소득 격차 / 청년 빈곤 / 저출산, 노령화 / 산업 성장의 정체 / 미래 인재의 부재 - 교육과 기업문화 / 필연적 불황과 전쟁 


2장. 선택의 시간

5. 순환, 지속가능한 삶의 가능성
개인의 위기, 사회의 위기 / 순환의 부재 / 기업 내 개인의 순환 / 기업 스스로의 순환 / 기업 밖에서의 개인의 순환 / 자본의 순환 / 직업 분배의 모순 / 직업의 가치, 개인의 가치, 사회적 효용 / 순환이 있는 사회
6. 공유경제와 한계비용 제로사회
공유경제의 역사 / 공유지의 희극, 인터넷 / 인터넷 + 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사회 / 에너지 인터넷, 운송 인터넷 / 공유경제의 현재와 미래
7. 제4차 산업혁명과 위기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 이제 기업과 노동자는 어떻게 돈을 벌지? /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 / 창의적 직업으로의 전환, 가능할까? 


3장. 미래를 여는 열쇠

8. 공유경제 시대의 사상들
협력적 공유주의자의 시대 / 망중립성, 오픈소스 운동가들 / 공유가 소유를 앞서 나가는 시대 / 공유가 가진 힘의 원천 / 공유경제 시대의 동반자들
9. 지속가능한 삶을 향한 의식적 연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연대 협력의 필요성 / 기술의 진보, 연대의 가능성 / 중앙 집중화된 권력에서 분산된 권력으로 / 연대 협력의 장애물들
10. 개인소유 사상의 그림자
미래를 결정하는 것 / 자기포장, 위선, 성장 절대주의 / 배려와 공감이 없는 자기중심 사고 / 불신 / 물질만능주의와 소유욕
11. 개인에서 공동체로
내려놓기 / 보다 영속적인 가치 / 관심, 인정, 배려 / 공동체 의식의 확장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

14. 우리가 꿈꾸는 세상
소유자,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 된 공유기업 / 생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는 사회 안전망 / 최소 지원(복지)의 기준 : 주거, 교육, 질병 /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기여에 특화된 직업 / 변화된 교육이 바꾸어갈 세상 / 제약적 가족 관계에서의 해방 / 여성에 대한 관념의 변화 / 여성, 남성이 아니라 개인으로 대접받는 사회 /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사회
15. 우리를 넘어 세계를 향해
  페이비언 사회주의, 칼 폴라니, 제3의 길 /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 / 언어의 힘, 한민족의 정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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