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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A Oct 12. 2017

그렇게 서로의 길을 간다.

Vis ta Vie




 기분이 이상하다.


 

분명 대학생 때까지만 하더라도 수업이 끝나면 같이 술을 마시러 다니고,

학점이나 인간관계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웃고 떠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너무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안정된 직장을 갖더니,

평생 함께할 사람을 찾아 결혼을 하고,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단다.






 요새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카톡을 쭉 내리다 보면, 이미 연락이 끊긴 지 몇 해가 넘는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이 결혼식 사진으로 바뀐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함께 찍은 결혼반지 사진과 함께 기쁜 소식들이 종종 올라온다. 신기하기도 하고, 현재 내 모습과 엄청난 이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 모두 각자의 인생을 살면서 좋은 동반자를 만났고,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준비하게 된 것이 한편으로는 한 없이 부럽다. 혼자서는 정말 외로운 인생이니까 말이다.



 한국을 떠나오기 전에 웹서핑을 하다가 '일산에서 엄마로 아내로 여자로 행복하게 살아가기'라는 카페 제목을 봤다. 순간 '여자는 인생에서 3가지 역할을 하면서 행복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여자에게만 한정지어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아빠와 남편, 그리고 남자로 살아가기를 일찍 선택한 사람들도 많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런 문장들이 더 이상 거리감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새 그런 나이가 되었다. 그렇다고 20대 초반이나, 학창 시절 혹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 시절이 소중했던 것은 사실이고 그때의 내 모습을 평생 기억해야겠지만, 현재의 모습이 더 만족스럽다.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정해서 이루어낸 현재의 모습이 아닌가.




 나와 엮였던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하면서 인생을 살고 있는지, 나에게 상처를 줬던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모두 궁금하지만 알아서 좋을 일들은 아니다. 각자 '청춘'이라는 여행길에서 '나를 피워내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 남의 인생을 보고 내가 영향받을 필요는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시절도 지나가면 하나하나 기억나지 않는 시기로 묶여서 기억될 테니, 울고 힘들었던 시기는 마음속에 영원히 묻힐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우리가 꿈꾸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것은 반드시 '여행'이나 '비일반적'인 단어를 동반할 필요는 없다. 삶에서 결정하는 모든 것이 도전이고, 이뤄낸 것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게 아닐까 생각한다.





 Vis ta Vie 네 삶을 살아라.

언젠가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메모장에 적어 놓았던 말을 오늘에야 브런치에 적어본다.










 내가 너무 아끼고 사랑하는 동생 유라에게,

'엄마' 되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설레면서도 걱정되고, 준비할 것도 많고 생각도 많겠지만, 너는 언제나처럼 잘 해낼 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아. 꿈꿔왔던 것처럼 행복한 가정 속에서, 예쁘게 웃으면서 행복하길 항상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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