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병은 시술, 협착증은 수술
디스크병과 협착증은 완전히 다르다 -디스크 대 협착증-
디스크병과 협착증은 증상이 비슷하고 모두 비교적 흔한 병이기 때문에 잘 구분하지 않고 치료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잘못된 접근 방법이다. 디스크병과 협착증은 명확하게 구분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 치료방법이 정반대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병태생리 및 진단을 잘 감별해야 한다. 우선, 병태생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디스크병은 신경낭 앞쪽에 있는 디스크의 섬유테가 찢어져서 그 사이로 내부의 수핵이 신경낭 쪽으로 튀어나오는 병이다. 따라서 통증은 비교적 급성으로 심한 정도의 통증이 나올 수 있다. 통증의 양상은 주로 엉덩이와 다리의 당김 증상이다. 또한 흔히 요통이 동반된다. 반면에 협착증은 디스크보다는 신경낭 뒤쪽에 존재하는 후관절 및 황색인대의 비후에 의한 신경 압박이 병변이다. 병의 발현은 상대적으로 만성이며 천천히 진행한다. 신경증상은 주로 걸을 때의 다리의 저림으로 오고 요통이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협착증 환자들은 자기가 척추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병과 협착증은 공히 병적 조직에 의해 신경이 눌리는 것이지만 그 자연경과와 치료 방법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자연치유의 가능성 여부이다.
말랑말랑한 디스크 조각이 튀어나와서 신경을 자극하는 디스크병은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튀어나온 디스크 물질을 우리 몸은 외부 물질 또는 기생충처럼 인식한다. 그래서 대식세포가 작용하여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녹아서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적으로 튀어나온 디스크가 소멸되는 속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에 안정을 취하면서 적절한 보존요법을 해주기만 하면 잘 치료가 될 수 있다. 물론 터진 상태에 따라서 자연치유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이문제는 추후 따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사실 이 기간 동안에 어떤 치료를 받아도 잘 낫는다. 물리치료를 하거나, 신경 주사를 맞거나, 교정 또는 도수 요법을 하거나 한방치료를 받아도, 심지어는 그냥 잘 쉬면서 약만 먹어도 잘 낫는다. 물론 이때 신경성형술 등 시술을 해도 잘 낫는다. 즉, 디스크 병은 어떤 치료를 해도 그 반응이 상대적으로 좋다. 그러므로 척추 전문병원 또는 통증 클리닉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허리 시술들은 주로 허리 디스크병에 대해 유효한 치료법이라고 알아 두면 좋다.
반면에 협착증은 원칙적으로 자연치유 내지는 자연소멸이 안된다. 신경을 누르는 조직이 오랜 기간 천천히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매우 단단하고 완고하다. 이런 조직은 우리 몸의 대식세포에 의해서 흡수되지 않는다. 결국, 한번 좁아진 신경 통로는 인위적으로 넓히지 않고는 (다른 말로 수술하지 않고는) 정상으로 돌아기지 못한다. 비수술요법 또는 시술 등의 효과는 제한적이고 협착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원칙적으로 근치에는 수술이 필요한 것이다. 딱딱한 군 뼈와 군살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요점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협착증을 수술하지 않는다는 것은 병과 타협하고 산다는 것이다. 이러한 협착증도 비수술 요법이나 시술이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증일 때이다. 통로가 약간만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기보다는 자극만 하고 있는 초기 단계에서는 디스크병과 같이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아니 사실은 자연치유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협착증도 세월이 가면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고 중증의 협착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점을 명심하고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
요점정리 겸 기억하자!
디스크병은 비교적 급성이고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시술이 효과적이고 기다리면 된다.
협착증은 만성병이고 자연치유는 어렵다. 경피적 시술은 효과가 없고 하지 말자. 중기 이상이면 수술해야 한다.
다음회 어딘가에서는 수술이 대부분 안전하다는 내용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