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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용 Aug 27. 2020

협착증은 병기에 따라 치료하라.

병기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 -디스크 대 협착증-

척추관 협착증 (이하 협착증) 이란 무엇인가? 자세히 들어가면 매우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진 상태이다. 당연히 장기적인 신경 압박에 의한 증상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간헐적 파행이다. 앉아있을 때는 괜찮다가 서서 걸으려고 하면 다리가 저려서 오래 걸을 수 없는 증상이다. 이병이 무서운 이유는 첫째, 단지 저림과 통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점점 진행하여 결국 걷지 못하거나 대소변 장애를 앓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경우에는 수명에도 영향을 주어 평균 7년 정도 적게 살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병은 디스크병과 달리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점점 진행하게 되는 것으로 인해 노이로제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협착증으로 진단받았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그게 인생을 소중하게 하는 일이니까...

협착증은 협착된 부위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중심성 협착증, 2. 신경구멍 협착증, 3. 외측 함요 협착증

첫 번째, 중심성 협착증은 쉽게 말해 고속도로가 특정부위에서 좁아진 경우이다. 경부고속도로의 한 구간에서 4차선 도로가 2차선으로 줄어든 경우라 하겠다.

두 번째, 신경구멍 협착증은 신경공 협착증 또는 추간공 협착증이라고도 하며, 고속도로에서 지방도로로 가는 톨게이트가 막혀있는 경우로 보면 된다.

세 번째, 외측함요 협착증은 신경이 신경구멍으로 나가기 전의 좁은 부위에 협착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이중, 환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중심성 협착증으로서, 만일 당신이 이 중심성 협착증에 걸렸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우선 인터넷을 검색하여 가장 그럴듯한 의사를 찾아가 보기도 하고, 케이블 TV에서 나오는 "명의 (실제로 대부분의 그들은 명의가 아니다)"의 아주 간단하고 쉬운 시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과연 협착증이 이러한 화려한 시술로 간단히 해결될까? 답은 그렇지 않다.

협착증은 그렇게 간단하게 치료되지 않는다. 이것이 현실이다. 매우 잘 치료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진실에 가까운 방법은 "병기에 따라서 치료한다"이다.

초기 협착증의 경우는 간단한 시술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고, 말기 협착증인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것이다.

만일 당신이 협착증으로 진단받은 MRI 사진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구분을 할 수 있고 척추전문의에게도 어디에 해당하는지 물어보기 바란다.


Grade A: 타원형의 경막 신경주 머니에 개개의 신경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다. 거의 정상 또는 아주 초기의 상태.

Grade B: 경막 신경주 머니에 물 반 고기반처럼 신경들이 조금 모여 있다. 그래도 신경들은 서로 구분된다.

Grade C: 개개의 신경들이 압축되어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면 말기로 가는 길목이다.

Grade D: 말기 협착증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다.


만일 Grade A (1기) 또는 B (2기)에 해당한다면 일단 안심하고 약 처방을 받거나 신경주사치료를 하면 대개 잘 치료가 된다. Grade C (3기)에 해당한다면 적극적인 시술을 해볼 수 있겠지만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물론 Grade D (4기)에 해당한다면 대학병원 척추 교수를 찾아가서 수술 날짜를 잡는 게 좋겠다. 믿을 수 있는 의료진에게 합당한 수술을 받는다면 절대 위험하지 않다.


요약하자면, 당신이 협착증이라면 인터넷이나 케이블 TV의 의사를 믿지 말고 먼저 MRI를 찍고 병기가 몇 기인 지를 알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하도록 하자. 1기 또는 2기는 약물치료 및 주사치료, 3기는 경피적 시술 또는 수술, 4기는 수술을 고려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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