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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용 Sep 15. 2024

수술을 잘하는 의사는 많다. 그러나...

행복하게 만드는 의사는 적다 - 제다이로 살기 -

중증 또는 다발성의 척추 질환을 가진 환자의 치료에 있어 정답이 없고 복잡한 경우가 많다. 더구나 각자 나이와 체력이 다르고, 다양한 동반 질환이 있고, 사회적인 상태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상황에서 치료에 임하는 척추의사는 여러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단순히 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내 병을 잘 고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상황과 기대치에 어울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환자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1. 유명한데 실력 없는 사: 가장 해로운 의사

유명 병원에서 직위만 높고 실력 없는 의사가 가장 해롭다. 어리고 실력 없는 의사는 앞으로 좋아질 여지가 있고 작은 병원의 실력 없는 의사는 알아서 환자들이 거른다. 그러나 개중에 유명 병원이나 큰 대학 병원에 소위 말하는 똥손이 있다. 그들은 수술은 잘 못하고 관리나 정치로 높은 자리에 오른 자들이다. 이런 의사에게 수술받고 큰 후유증이 생긴 환자들을 꽤 많이 보아 왔다. 심지어 명의로 소개되기도 한다. 매스컴과 현실은 다르지만 옥석을 가리기 힘들다. 환우 커뮤니티를 잘 써치 하셔서 피할 수 있는 행운을 빈다.


2. 손기술만 자랑하는 의사: 역시 해롭다.

자기 기술만 믿고 환자 문제를 제대로 파악 못하는 젊은 의사들이 많다. 이들도 해롭다. 주어진 수술을 깔끔하고 신속하게 해낸다. 본인들도 수술을 잘한다는 자신감에 젖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술이 잘 된다는 것이 반드시 환자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범인이 아닌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 체포하는 경우가 있다. 이경우 체포를 잘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3. 기술도 좋고 진단도 잘하는 의사: 유익하지만 적다

바로 정확한 진단과 병소의 확인이 중요하다. 고수는 환자의 검사 결과와 의사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잘 적용하여 환자의 진짜 문제점을 찾아내고 선택적으로 정밀 타격한다. 정확한 진단과 깔끔한 손기술을 겸비한 고수는 적다. 그렇지만 치료 계획을 정하는 데 있어서 경험 부족인 경우가 있다. 의료는 이론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실전 경험과 동료로부터의 간접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4. 기술, 진단, 지혜를 모두 갖춘 의사: 이상적이다.

수술도 잘하고 증상의 원인도 정확히 밝혀내고 치료 계획까지 잘 적용하는 의사가 이상적이다. 수술을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론적인 바탕하에서 경험을 축적한 의사가 매우 드물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문무를 겸비한 의사이다. 이런 의사에게 치료받은 환자는 안심낙관의 행운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문무를 겸비한 의사를 어떻게 찾아낼까? 완벽히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러 힌트를 종합해 보자.


1. 홈페이지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최근 10년간 주저자로 출간한 SCIE 논문을 보면 된다. 어떤 분야에 얼마나 활발한 학술 활동을 했는지 비교할 수 있고 '문'에 대해 알 수 있다. 반드시 주저자 (1 저자 또는 교신저자) 여야 한다. 단순 공저자 논문은 거르자. 논문 소개가 안되어 있는 의사도 거르자.


2. 평판

진짜 실력자는 주변 의료진이 가장 잘 안다. 수술 술기와 치료결과를 옆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동료의사, 간호사 및 병원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지인이나 환우카페의 평판도 무시할 수 없으나 본질을 벗어난 평가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3. 직접 대면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설명 방식이 중요하다.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너무 오버하지 않으면서 알기 쉽게 요점을 정리해 주는 의사가 믿을만하다. 개중에는 까칠하지만 실력 있는 의사도 많다. 하지만 말과 태도가 나에 대한 그 의사의 생각을 반영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당사자끼리 통해야 하니까...


4. 매스컴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는 모습은 이해관계에 따라  연출되고 과장된 경우가 많다. 필자는 신뢰하지 않는다.

특히 직장이나 직위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된다. 그것들은 일종의 팩트를 기반으로 한 참고 자료일 뿐, 맹목적으로 믿으면 안된다. 유명한 의사 또는 높은 직위에 있는 의사는 본업 이외의 일들로 바쁜 경우가 많다.


문무를 겸비한 의사를 선택하자.

'문'은 학문적 근거와 태도를 말한다. 과거의 지식에 갇히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치료방법과 개선책을 모색하며, 환자중심의 케어를 제공하는 의사를 찾자.

'무'는 손기술과 경험을 상징한다. 아무리 이론적인 토대로 무장했어도 실제로 능숙하고 치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충분한 시술례와 경험이 쌓인 의사에게 몸을 맡겨야 한다.


한 줄 요약: 문무를 겸비한 실력자를 찾자. 매스컴 믿지 말고, 검색하고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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