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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향 Oct 03. 2016

몽족에게서 고향을 그리다

- 라오스 방비엥 고산마을에서

엄마... 

참 이상하지요.

방비엥에서 트럭을 타고 달린 그 길은

잊었던 고향을 찾아 가는 설렘이었어요.

노랗게 익어가는 옥수수 처마 아래에서 만난 그 눈빛은

오래 전에 떠난 엄마 생각이 나게 했습니다.

엄마...그리운 엄마...

노오란 병아리 한 마리

엄마 품 속을 거닙니다.

작은 울타리 안에서도 함께이기에 행복해 보입니다.  

지금은 어디 있을까요?

엄마의 살림살이은..

매일 윤나게 닦으시던 배불뚝이 장독과

이 빠진 사기그릇들...

겨우내 털실과 씨름하시던 엄마..

엄마의 손끝에선

낡은 아버지 털조끼가 동생의 털모자가 되어 다시 태어나기도 하고

빨간 내 벙어리 장갑이 되기도 했지요.

그리움...

미끈거리는 진흙의 느낌을 온 피부로 느끼고 싶어지던 날

아홉 살 아이가 되어

다시

고향 언덕의 선머슴이 되고 싶은 날


방비엥 몽족 마을에서

고향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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