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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향 Aug 17. 2020

내 이름은 마리 스텔라

                     - 8월 15일 축일을 지나며

가톨릭에서는 세례를 받을 때 세례명 혹은 영명(靈名)이라 불리는 새로운 이름 하나를 받는다.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주로 자신의 신앙생활에서 본받고 싶은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하는데  

한번 정하면 바꿀 수가 없기 때문에 

세례를 받기 전 교리 공부를 하는 동안 예비신자들은 자기에게 맞는 이름을 신중하게 고민하게 된다.


마리 스텔라 - 바다의 별 (Maristella 혹은 Stella Maris).

나의 세례명이다.

라틴어로 '바다'를 의미하는 Mare(마레), Mari(마리)에

‘별’을 의미하는 Stella(스텔라)가 합쳐진 말이다.


망망한 바다에서 선원들을 이끌어 주는 '바다의 별'처럼,

삶이라는 드넓은 바다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들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성모 마리아를 의미하는 또 다른 이름이다.


남편 '가브리엘'의 친구 신부님께서 권해주신 이름이었는데

듣는 순간 내 마음에 꼭 들었다.

마리아에게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셨음을 전해준

천사 ‘가브리엘’을 세례명으로 갖고 있는 남편과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하셨다.

<2019. 1.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에서 찍은 성모영보(聖母領報, Annunciation ) 그림들>                  


천사 가브리엘은 결혼을 앞둔 젊은 여인 마리아에게 찾아와

"성령으로 잉태하셨나이다" 하며

세상을 구원할 분을 보내겠다는 하느님의 계획을 알려준다.       

당황했을 마리아의 대답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였다. 

흔들림 없는 믿음과 순종 그 자체이다.    


거룩한 예수 탄생의 시작점,

인류 구원의 약속을 보여주는 증명의 순간,

하늘이 내려주신 환희의 신비를 경험하는 그 순간에

마리아를 찾아온 대천사 가브리엘처럼


30여  전 혼자 세례를 받은 우리집 가브리엘

어둠 속에 있는 나를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며

내 삶의 새로운 길가르쳐 주었다.

내 인생의 B.C 시대가 끝나고

빛의 신비를 경험하게 이끌었다.




2020년 8월 15일은

성모승천 대축일이자 마리 스텔라 축일이다.

2015년에 귀한 새 이름 하나를 얻었으니

나는 이제 겨우 다섯 살이 되었다.

조그마한 돌부리만 있어도 휘청거리는

약한 믿음의 걸음을 걷고 있다.

하지만 넘어지지 않으려고,

멈추지 않으려고 애는 쓰고 있다.


축일을 지나며

은총의 기쁨과

순종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작은 욕심 하나를 소망해 보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고

희망이 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어두운 밤바다를 비추는,

마리 스텔라  그 이름처럼."

                                                                                                                                                                                

(2020. 8. 15. 대축일 미사 후 성모동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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