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하듯 글쓰기
버스가 8분 남았다.
자리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다
발견한 119 구급차.
119 구급차가 서있다.
차갑게 얼어붙은 인도 위에서
1분 1초를 다투는 이들을 발견했다.
급박한 상황이다.
누군가 쓰러져 있었고
CPR을 받고 있다.
순간 나의 가족일까
놀란 마음에 쓰러져 계신 분의 신발을 살폈다.
아니다, 나의 가족이 아니다.
모든 이가 지나가다 발을 멈추어 그 상황을 살폈고, 주변을 떠나지 않고 어슬렁거렸다.
무슨 구경난 것처럼,
속에서부터 화가 차올랐다.
그들의 시선은 완벽히 자신과 분리시킨,
자신의 인생에서 전혀 상관없는 타인을 향한 시선이다.
관찰한다.
상황을 살핀다.
발걸음을 멈추고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고 그저 바라본다.
그 시선이 매정하고 무섭다.
급박한 상황 속에 처해있는 사람이 본인이라면,
혹은 나와 상관있는 사람이었다면,
이와 같은 태도로 서서 바라볼 수 있었을까?
나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적어도 난.
내 사람이.
내가.
구경거리가 되길 원치 않는다.
더 이상 시선을 두지 않고 눈을 감았다.
두 눈을 질끈 감고 기도 했다.
부디 기적이 일어나길,
쓰러진 분의 숨이 안정되고,
온전한 정신이 돌아오시길.
8분이 지났고 기다리던 버스에 올랐다.
뒷 상황은 알 수 없다.
부디 눈을 뜨셨길,
가족들과 오늘의 사건을 떠올리며
감사함으로,
천만다행이다 이야기 나누며
하나의 에피소드로 끝났길, 간절히 바란다.
감정 없이 지켜보는 것 또한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이 글을 적으며
나의 시선 또한 지나치던, 잠시 멈추어 바라본 그들과 다름이 없었을 것임을 안다.
그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은 누가 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내가 바라보는 공간, 사람, 상황에 나의 시선이 폭력이 되지 않길 원한다.
말로도, 행동으로도,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순간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