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나무가 되려면!

마태복음 효과를 누리는 세가지 원칙 + 1

by 포레스트 하이

씨앗의 잎, 떡잎


모든 식물의 성장 출발점은 떡잎(Cotyledon, 子葉)이다. 중학 생물 시간에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의 이름을 외운다고 고생깨나 했을 것이다. 물론 잔뿌리가 먼저 나오지만, 우리 눈으로 식별이 가능한 시점은 떡잎부터이다. 씨앗이 자라려면 먼저 뿌리가 형성되고, 이후 움이 트면서 연녹색의 떡잎이 땅 위로 솟구친다. 떡잎은 본잎이 자라 광합성 작용을 통해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 때까지 배(肧)로부터 양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씨앗의 잎’이다.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안다"는 속담은 이런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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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교 시인은 <책>이라는 시에서 떡잎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씨앗이 자라는 모습이 눈으로 보듯 선명하다.


씨앗은 몸을 갈라 떡잎을 만들고

떡잎은 비밀을 모아 나무로 자란다


회사생활과 대입해 보자면 떡잎은 신입사원이 되겠고, 떡잎을 지탱하게 하는 뿌리와 줄기는 회사의 교육, 조직문화, 지식경영, 복지 등 전략자원이라 할 수 있겠다. 떡잎이 부실하면 건강한 나무가 되기 어려움은 자명하다. 떡잎을 잘 자라게 하는 양분의 역할을 상사와 동료들이 해 줘야 한다. 떡잎을 곱게 키워야 하듯 신입사원에게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 떡잎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흙을 뒤집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절대 조급해서는 안된다.


신입사원의 세 가지 원칙


내가 다녔던 회사는 한해 신입사원을 두 차례 채용하곤 했다. 연수 첫날 선배와 대화 형식의 특별 프로그램이 있다. 나도 자주 강사로 참여했는데, 늘 세 가지 원칙을 열거하고 이것만 잘 지키면 회사생활의 성공은 떼어놓은 당상이라고 강조했다.


첫째, 부지런히 인사하라! 회사에서는 서로가, 특히 신입사원의 얼굴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므로, 박력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벼운 눈인사만 교환하더라도 다시 보게 된다. “저 친구 누구야? 어느 부서 근무하지?” 정도의 긍정적 반응은 자연스럽다. 자신을 각인시키는 지름길이며, 점수 따기로 이것을 따라올 비책은 없다.


둘째, 시간을 정확히 지켜라! 업무가 9시에 시작된다면 9시까지 출근하라는 말이 아니다. 늦어도 15분 전에는 사무실에 도착하여 모든 준비를 갖춰야 한다. 정각 10시에 백화점을 가보라. 직원들이 도열하여 90도 인사를 한다. 언제 출근했을 것 같은가. 그리고 회의시간은 늘 5분 전 도착을 원칙으로 하여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6개월만 몸에 익으면 맞춤옷 입듯 편안해지며, 이런 습관이 바로 효율과 효과로 이어진다.

셋째, 반드시 반응하라! 상사나 동료가 안부를 묻건 점심을 하자건 즉시 반응하는 것이 좋다. 전문용어로 “씹는” 느낌이 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는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취약한 부문이기도 한데, SNS의 익명성과는 달리 실명이 노출되다 보니 자기방어 기제가 작동하는 것 같다. 아니면 가만있으면서 중간만 가려는 실패 회피주의자거나.


신입사원은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을 준비"하는 위치에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난도 높은 일을 할 수 없음을 회사는 너무 잘 안다. 이 세 가지 원칙만 잘 지키더라도 진정 편한 길을 걷을 수 있다. 그 시기 지식이나 학력, 역량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태도'이다. 한때 성행했던 '태도'의 영어 단어 ‘ATTITUDE’의 마법을 끄집어내 보자. A를 1, B를 2, C를 3, Z를 26으로 하여 숫자의 합을 구하면 정확히 100이 나온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누가 복숭아이고 누가 레몬인가?


인사는 궁극적으로 복숭아와 레몬을 가리는 작업이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정보의 비대칭성이 엄연히 존재하여, 누가 복숭아인지 누가 레몬인지 알아채기 힘들다. "나는 달콤한 복숭아”라고 끊임없이 구애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마태복음 효과’의 기회를 잡기도 한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마태복음 말씀을 생각해 보라. 성공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잘 난 것이 아니라, 어느 지점에서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를 먼저 잡았기 때문이다. 나는 철저히 동의하는 편이다. 그 기회를 어떤 디딤돌로 활용할지는 그다음의 일이다. 나의 세 가지 원칙은 적어도 회사생활 초기에 강력한 우군이 되리라 확신한다.


시큼한 레몬과 달콤한 복숭아. by unsplash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모르면 반드시 물어야 한다. 모르면 모르는 것이다. 상사나 선배에게 물어보면 바로 답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악전에 고투하는 장면을 너무 많이 봤다. 묻고 상담하는 행위 자체가 상사나 선배를 존중하는 것이고, 어쩌면 서로에게 흐뭇하고 귀여운 아부라고 여겨도 좋다. 기억하라. 선배들은 물어봐 주길 기다린다는 간단한 사실을.


점심 메뉴로 새싹 비빔밥이 인기몰이한 적이 있다. 떡잎 바로 다음에 나오는 새싹의 싱그러움, 상큼함 그리고 성장성 같은 이미지가 식욕을 자극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될성부른 떡잎이 되려는 노력이 먼저이지만, 떡잎에 충분한 자양분을 공급하여 크게 자랄 새싹으로 키우는 것은 회사와 리더의 몫이다.


1.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 속씨식물 중 떡잎이 2장 나는 식물을 쌍떡잎식물이라 하고, 떡잎이 1장 나오는 식물을 외떡잎식물이라 한다. 외떡잎식물로 잔디, 벼, 보리, 옥수수, 대나무, 강아지풀, 백합 등이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식물은 쌍떡잎식물이라 보면 된다.

2. 레몬과 복숭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컬로프 버클리대 교수가 2001년 발표한 정보의 비대칭성 이론이다. 레몬시장 효과라고도 하는데, 레몬은 겉으로 멀쩡해 보이지만 하자 있는 중고차를 의미한다. 경제학에서 불량 재화를 ‘레몬’에, 양질의 재화를 달콤한 ‘복숭아’에 비유하고 있다.

3. 마태복음 효과: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먼저 얻은 사람이 더 많은 경제력이나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주장하였다. 말콤 글래드웰이 저서 <아웃 라이어>에서 소개하여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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