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 협착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척추관이 좁아져서 척추관 안에 있는 신경에 문제가 발생해 증상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 다리로 뻗치는 듯한 느낌이 드는 하지 방사통, 그리고 걷기 시작할 때 다리에 통증이 생기는 신경인성 파행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방문하면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를 시작합니다.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뉘게 됩니다.
비수술적 치료에 해당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약물 치료, 물리치료, 도수 치료,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신경성형술 등
이런 비수술적 치료를 일정 기간 이상 충분히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일부 호전되었더라도 지속적인 통증이 남아있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일정 기간이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이번 글에서는 비수술적 치료를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받고 난 후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지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치료 기간이라고 간주하는 기간은 3-6개월 정도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3개월 또는 6개월이라고 기간을 특정 짓지 않고 3-6개월 정도라는 범위로 제시한 것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정도는 비슷하더라도 사람마다 증상의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MRI 영상에서 협착의 정도는 비슷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일상생활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가끔씩 증상이 생기는 성가신 정도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통증이 너무 심해 5분 이상 걷기가 힘들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제한이 있을 정도로 통증의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김척추라는 환자는 5분 이상 걷기 힘든 정도의 통증이 있어 3개월 동안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비수술적 치료를 충분히 받았습니다. 치료 이후 걸을 수 있는 시간은 15분으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오래 걷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김척추 환자는 5개월 동안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오래 걷기는 힘드니 수술을 받는 게 좋을까요?
아닙니다.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어 가는 중이므로 증상이 더 호전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비수술적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이로울 것입니다.
반대로 김협착 환자는 마찬가지로 3개월 동안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5분 이상 걷기 힘든 증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질질 끌지 말고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더 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술을 통한 신경 감압이 이루어지는 것이 늦어질수록 신경의 손상은 계속해서 진행하므로, 수술 후에도 신경이 회복될 가능성은 계속해서 낮아 지기 때문입니다.
위 2가지 예에서 보았듯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이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 기간을 길게 가져갈 수도 있으며 저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 기간을 길게 가지지 않고 조기에 수술을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3-6개월이라는 기간도 사실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비수술적 치료를 한 지 1-2개월 밖에 되지 않았어도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 거나 하지 마비, 배뇨, 배변 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결손이 동반된 상태에서는 조기에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또한 6개월의 비수술적 치료 기간을 가졌음에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통증이 경미하며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에 비해 통증이 상당 부분 호전되었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지속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수술의 필요 여부는 척추 전문의가 해당 환자의 증상, 치료 기간, MRI 영상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