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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쏟기 Jun 30. 2023

내가 선택한 나만의 카드뉴스

중국에서 공부하며 살아가기

조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바쁘지 않을 땐 몸은 평화롭기도 하지만, 마음은 일이 많든 적든 항상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러는 중에 마음이라도 잡을까 싶어 이런저런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죠. 보고들은 내용들을 잊을까 싶어 메모노트에 조금씩 적어놓는 행위가 언제부터인가 '습관'이 되었습니다.


좋은 습관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적었습니다. 유튜브를 보다가 적고, 책을 읽다가 적고, 신문기사를 읽다가도 적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적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돌이켜보니 그냥 '적는데' 몰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노트는 늘어나는데 '난 이걸 왜 적고 있지?'라는 깨우침에 이제는 무언가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작 써먹어야 할 때, 써먹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깐요.


'에디톨로지(Editology)'를 쓴 김정운교수는 '창조는 곧 편집'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만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편집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죠. 편집이란 재창조이고 이 과정을 통해 자기 것이 되는 거죠. '거인의 노트'라는 책을 펴낸 김익한교수는 기록학자의 전문성으로서 '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하죠. '쓸'데없는, 목적이 분명치 않은 정보의 한계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래서 모든 input은 output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전 그래서 카드뉴스를 선택했습니다.

중국에는 웨이신 Wechat이라는 카카오 같은 국민필수앱이 있는데요. 여기 채팅앱에 있는 지인들 보는 공간에 올립니다. 

주로 제가 생각하거나 정리가 된 정보를 올립니다. 앞서 언급한 김익한교수의 유튜브 '김익한의 세 가지'에서 

영감을 얻어 '세장'의 지면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웨이신(Wechat)에서 보이는 카드뉴스 올린 모습 (위아래 중문, 한글)


처음엔 '세장'밖에 안되니 노트에 있는 정보들 그냥 올리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웬걸, 이게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흩어진 내용들을 묶어야 하고, 다시 논리적으로 연결해서 정리를 해야 합니다. 적은 지면 때문에 말을 늘어뜨릴 수도 없고, 할 말들을 요약해야 합니다.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고민'을 하게 되니, 이런 과정을 통해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걸 잘했다 싶지만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아 제 스스론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질문을 하곤 합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진정성'에 대한 또 하나의 표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조금 살아가면서, 젊었을 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선거 때가 되면 투표권을 가진 모두가 고민을 하는 문제죠. 

우리가 한 사람의 모든 인생을 '팩트'로서 들여다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식의 정보가 진실을 덮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그동안 무엇을 하고 살아왔는가를 조금 관찰을 해보면, 어느 정도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진정성을 알아차리는 데는 '꾸준함'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포장을 위한 인생은 꾸준함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중국에 살면서 제 업의 영역에서 무엇을 통해 나를 드러낼까 하는 고민이 카드뉴스로 이끌었고, 이것이 저를 드러내는 하나가 될 것이란 생각에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 공부도 되고, 마케팅도 되고, 나란 존재를 각성시켜주기도 하고... 간혹 주변분들이 이걸 누가 보나? 내용이 너무 함축적이라 이해하기 어렵다 등등 다양한 의견을 주시지만, 당분간은 어느 정도 양이 될 때까진 이 형식이 유지될 듯싶네요.


2021년 2월 처음으로 시작을 해서 현재까지 총 58회 발행을 했습니다.

그동안 다루었던 주제들을 보면,

식음료공간, 스페이스마케팅, 인식변화, 상업공간, 시장트렌드, 중고시장, 서점, 통찰력, 공간가치, 차별화, 문자, 예술, 하이콘셉트, 공간지각, 길 찾기, 메타버스, 사무환경, 감성마케팅, 부호와 상징, 마케팅본질, 설득과 협상, 공간기획, 공간브랜드, 푸드코트, 개인거리, 연결, 소통, 창의공간, 상업소통, 브랜드공간, 코로나 이후, 취향소비, 전략, 미디어아트, 고전지식, 환상공간, 기업전시관, 세계관, 거리상권, CES2023, 인공지능, 더현대서울, AI설계, AI시대마케팅, 지식체계, 예산시장, 경동 1960, 공장투어, 커피시장, 기록...  


내용이 많아지면 몇 회 나누기도 했는데, 이렇게 한 번 정리를 해보니 참 다양한 주제였네요.

그동안 부족한 부분도 많이 보이지만, 제 나름대로는 많은 고민을 했던지라, 저에겐 정리된 좋은 자료가 됩니다. 


개인적 생각을 적기도 하고, 책의 내용을 요약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한 주제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을 했었고 정리된 정보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주제들을 이해하기 위해 보충해서 여러 권의 책을 보기도 했고요. 그러고 보니 최근 AI 관련한 부분은 모르는 게 많아 공부를 더 열심히 했었네요. 극히 한정적 지면에 별 내용도 없는데, 뭔 그리 과장된 이야기냐 싶겠냐만은 적어도 제겐 그러했습니다.


중국지인들의 관심을 더 끌어보고자 한국의 상업공간 예들을 분석한 내용도 실었습니다. 초기 몇 회를 제외하고는 한국지인들의 요청에 따라서 한국어를 첨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덕에 지금은 한국어로 먼저 정리를 하고 중국어로 번역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죠.  


오늘 이 글을 쓰기 전 58회 '기록'에 대해 올렸습니다. 

김익한 교수님의 기록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꼭 정리를 하고파서 여러 좋은 내용들을 정리했었고, 최근 한국에 방문하면서 책을 공수해서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책에 쓰인 내용들이 더욱 정제된 내용이라 정리하기엔 좀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3장으로 함축하기란 역시 어렵네요.


'기록'을 주제로 작성한 카드뉴스의 예
'기록'을 주제로 작성한 카드뉴스의 예 (중국어표현)


무엇이 되었든 '자기 정제'과정을 거쳐서 '자기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지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자기화의 끝판왕이 '글쓰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 브런치스토리가 좋습니다. 

제게 글을 쓰게 동기부여를 해주기 때문이죠. 

글을 봐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글을 더 고민해서 쓰게 만들어줍니다. 


잠시나마 제가 그동안 해왔던,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카드뉴스라는 저만의 '자기화'과정에 대해 공유를 해봤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는 저의 세상에 대한 궁금증에 달려있겠죠. 하지만, 아직은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상해는 며칠째 비가 오고 있네요.

날도 덥고, 상해의 높은 습도로 인해 축 쳐지는 하루하루지만 오늘도 한 꼭지를 써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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