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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쏟기 Jul 09. 2024

아빠, 우리 탱크 타고 여행해?

탱크를 빌려 여행을 시작하다

"공항에 내려 바로 차량을 빌려서 타고 가야겠다."

"어떤 차량을 빌리는 게 좋지? 여보 우리 탱크를 타보자."

"그래 이왕이면 산길이니 SUV 4륜구동 차가 좋겠지?"


이런 이야기를 와이프와 나누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대화에 끼어듭니다.


"아빠 우리 탱크 타고 여행하는 거야?"




이에 무슨 소리인가 놀라실 만도 한데, 실은 중국 차량의 브랜드 중에 TANK라는 창청长城이라는 회사에서 나온 차량 브랜드가 있습니다. 정식명칭은 坦克(Tank)라고 불리고 중국발음으로도 '탄커'라는 탱크를 부르는 발음을 하고 있습니다. 뭐 탱크처럼 튼튼하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겠죠. 이 브랜드도 신형들이 나와 있지만 가장 대중적인 坦克300을 빌렸죠. 빌리는 비용은 시기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6월 하순 청두에서 빌린 가격은 하루 대여료 300위안이었습니다. 거기에 매일 40위안의 보험비를 첨부해서 하루 340위안으로 이용을 했습니다. 출시된 지 6개월 미만의 차로 주행거리 대략 2만이 조금 넘었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 새 차처럼 깨끗했고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여행을 마친 후 공항주차장에서 반납을 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 남았고 공항과 그리 멀지 않아 직접 회사 근처에서 반납했습니다. 공항까지는 회사에서 직접 태워줬고요.


7박 8일을 함께한 TANK 300


중국에 오래 살았지만, 이렇게 직접 차량을 대여해서 여행지를 다녀보긴 첨이었습니다. 가족들과 움직이다 보니 이런저런 짐들이 생겼는데 짐 싣기도 편하고, 좀 더 자유롭고 여유 있는 여행이 될 거라 생각이 들어 와이프의 제안에 동의를 했습니다. 물론 현지 교통사정도 고려해야 했고요. 아내의 깊은 배려(?)로 장거리 운전은 되도록 피하도록 노력했지만, 덕분에 여행 내내 홀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상하이에서도 운전을 오랫동안 하고는 있지만, 타지의 국도와 고속도로를 번갈아 가며 움직이는 것과 함께 때로는 산길도 운전해야 하기에 여행 전에는 조금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늘 생각하기에 '뭐 사람 사는 게 비슷비슷하다'는 평소 생각으로 애써 걱정을 떨쳐내고 있었죠.



도로교통은 교통법이 비슷하더라도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적 속도도 고려해야 합니다.

초기 중국에 와서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자전거를 타면서, 운전을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문화에 따라서 도로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속도와 교통상황에 대한 대응 또한 다르다는 겁니다. 한국에서 익숙해진 교통환경에서 무작정 다른 나라의 도로에 올랐을 때 조금은 당황스러워집니다. 특히나 중국에서 운전을 하신다면 먼저 자전거라도 타보면서 중국의 교통환경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그래야 중국인들의 교통인식과 대응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칫하다 사고가 나는 거보단 낫겠죠?


그런데 중국은 땅이 넓다 보니 같은 나라라도 지역에 따라 문화적 속성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요. 지형의 차이도 있고, 문화심리적 차이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다르다는 걸 인식하는 건 필요합니다.


탱크를 타고 7박 8일간의 여행 시작.

저녁에 청두공항에 내려 차량을 대여하고 바로 청두시내의 호텔로 향했습니다. 호텔에서 太古里(청두의 유명 가로형 상업지구)가 가깝기에 슈퍼도 들를 겸 나와서 오랜만에 거리구경도 하고, 저희 가족과 함께 할 일용할 양식들을 준비했습니다. 요샌 중국에서 언제부터인지 물만 부으면 열이 발생해서 요리가 되는 인스턴트 도시락들이 인기입니다. 실은 아내가 외지에서 아이 먹을게 적당치 않을까 싶어서 여행트렁크에 잔뜩 실었는데, 그만 비행기에는 반입이 안된다고 해서 아깝게 공항에서 버리고 말았죠. 슈퍼에서 몇 개를 다시 구입해서 차에 실었는데 이게 여행 중에 꿀맛이 될지 당시엔 생각을 못했네요.

이렇게 여행 준비를 하고 바로 TANK를 타고 여행이 시작됩니다.


차량 여행 중 풍경 한 컷



"아빠 우리 탱크 타고 여행해?"

"그래 우리 탱크 타고 산에 올라간다..... 하하하."






보충내용

중국 长城汽车는 중저가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중국 국산 자동차회사입니다. 본사는 保定이란 곳에 있으며, 탱크 브랜드 말고도 짐을 싣을 수 있는 Pickupcar 长城炮, 여성운전자들을 위한 ORA, 일본 로봇영화를 보고 자란 젊은 신세대를 위한 SAR, 도시 SUV 차량인 HAVAL, 그리고 고급 세단인 사장 이름을 딴 WEI 등등의 매우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이 회사 본사 자동차 전시장 기획에 참여하게 되어 회사를 방문하고 관계자들과 공간마케팅에 대한 조금 깊이 있는 고민을 했던 때가 있었죠. 그때 간부식당에서 우연히 한국인 직원들을 만나 담소를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하이브리드 수소차 개발과 이를 홍보하는 전시 내용에 대해 많은 이견들을 나눴었습니다. 그때 경험했던 브랜드였는데 이렇게 제가 직접 몰아보게 되었네요. 결론적으론 차의 성능이나 가성비는 매우 뛰어났습니다. 아마도 가격을 맞추고자 내부 인테리어 마감이 조금 아쉬는 부분이 있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에 한국차들이 중국에서 어려워지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중국차들도 경험을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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