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애 : 마을의 작은 숲 속

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by 앤스페이스 NSPACE

마을의 작은 숲속

생태숲 놀이터 숲속애



서울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아파트가 즐비한 큰 길에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 조금만 걸으면 마치 한적한 교외로 나온 듯한 광경이 펼쳐진다. 시골 친척집이 떠오르는 1층짜리 작은 공간 앞에는 꽤나 넓은 텃밭이 자리하고 있고 건물 뒤로 가면 아름다운 숲속 작은 정원이 펼쳐진다. ‘아니, 서울에 이런 곳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 곳은 도봉구에 위치한 숲생테 놀이터 숲속애다. 이렇게 잘 가꿔진 이 곳은 지자체에서 조성한 공간이 아닌 도봉구 주민들이 직접 만든 공간이다. 도봉구의 마을 사람들은 어쩌다 마을에 이런 공간을 만들게 되었을까? 공간조성 때부터 현재까지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지은림 사무국장을 만나 숲속애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숲속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도심 속 버려진 폐가를 지역주민들이 마음을모아 마을공동공간으로 만들었어요. 같은 뜻을 모은 3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보증금과 임대료를 모아 땅을 재구성 했고요. 숲속애는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생태놀이터예요.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숲놀이를 진행하고 있고, 야외 음악회, 영화 상영, 나눔밥상, 장터, 체험부스 등 다양하게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숲속공방에서는 다양한 수공예를 운영하고 있으며, 텃밭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농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김장, 장 만들기 등으로 자연스러운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어요.


Q, 사업비를 지원받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재정적인 면은 어떻게 운영을 하시나요?

회원들로부터 매 달 회비를 받고 있고 프로그램 참가비도 받고 있어요. 혁신우수사례로 뽑혀 받은 상금도 있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 전까지는 마이너스가 되지 않게 운영을 할 수 있었어요. 2015년에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하면서 세금관련해서 돈이 들어가는 곳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작년에 처음으로 적자가 됐어요. 그래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처음으로 이번에 일일찻집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법인이 되면서 수익적인 면에서 더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맞지만 수익창출을 위한 공간이 되지는 않았으면 해요. 지금처럼 마을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정체성을 계속 지켜나가고 싶어요. 프로그램 참가비나 공간 대관비를 받고 있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용료를 받지 않기도 해요. 단체에서 참여하는 경우는 참가비를 받지만 동네 어린이집에서 잠깐 놀러오는 경우는 아이들이 그냥 놀 수 있게끔 열어둬요. 차나 커피도 이용료를 받아야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놀러오시는 분들한테까지 돈을 받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지금처럼 그냥 차나 커피정도는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도봉구 할머니 시골집이 떠오르는 숲속애를 방문하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


Q. 도봉구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던 주민분들과 처음 이 공간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숲속애라는 공간을 만들게 된 이야기가 궁금해요.

마을에 주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열려있었던 마을 카페가 있었어요. 그 때 ‘그만놀자’라는 모임을 시작했었죠. 도봉구가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는 지역이기도 하고 구성원 중 한 분이 생태관련해서 활동을 해왔던 터라 모임에서 자연을 활용한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우리만 즐기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기반으로 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텃밭도 가꿀 수 있고 생태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지금의 공간을 찾았어요. 종친이 소유한 쓰지 않던 땅인데 저희의 취지를 듣고 선뜻 저렴한 금액으로 이 공간과 뒤쪽 땅까지 빌릴 수 있게 되었어요. 마을사람들에게 설명회를 열어서 이 취지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함께 출자하여 임대료를 마련하고 이 공간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공간이 생긴 2012년부터 지금까지 혼자 실무를 맡아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당시 마침 제가 오래 하던 직장생활을 그만 둔 시점이었어요. 그에 비해 다른 분들은 생업이 있는 상태였고요. 그런 상황들이 맞아 제가 공간운영을 맡게 되었어요.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었죠. 주변에 오랫동안 마을공동체 활동을 해왔던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도움을 받으면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반에 혼자 공간을 운영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회원들의 회비만으로는 공간을 유지하기 부족했기 때문에 제가 직접 하거나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들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해서 수익을 만들기도 하고, 재료를 사주신다던지 하는 간접적인 도움도 받으면서 공간을 꾸렸어요. 어쨌든 열심히는 했어요.(웃음) 초기에는 거의 365일 출근을 했으니까요. 좋아서 한 것도 있지만 책임감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초기에는 모든 프로그램들을 대부분 혼자 했지만 이제는 생태수업을 전담으로 진행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한지공예수업을 진행해주시는 분도 계세요. 돈을 위해 수업을 하시는 게 아니라 숲속애에 애정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수업을 진행해주시는 거죠. 혼자 이 공간을 꾸리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손길로 운영되고 있는 공간이죠.


Q, 공간을 운영하며 재정적인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2015년에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하면서 세금관련해서 돈이 들어가는 곳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작년에 처음으로 적자가 됐어요. 그래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처음으로 이번에 일일찻집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법인이 되면서 수익적인 면에서 더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맞지만 수익창출을 위한 공간이 되지는 않았으면 해요. 지금처럼 마을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정체성을 계속 지켜나가고 싶어요. 프로그램 참가비나 공간 대관비를 받고 있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용료를 받지 않기도 해요. 단체에서 참여하는 경우는 참가비를 받지만 동네 어린이집에서 잠깐 놀러오는 경우는 아이들이 그냥 놀 수 있게끔 열어둬요. 차나 커피도 이용료를 받아야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놀러오시는 분들한테까지 돈을 받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지금처럼 그냥 차나 커피정도는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Q. 숲속애가 생긴지 5년이 넘었는데 마을 공간으로서 숲속애를 통해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처음에는 무슨 행사를 해도 걱정이 많았어요. 행사를 하나 하려고 해도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일이 정말 많잖아요. 그걸 다 어떻게 할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이런 걱정들을 많이 했었죠. 처음에는 참여하시는 분들도 그냥 참여자로서만 행사에 참여만 했었거든요. 그런데 1-2년이 지나니까 점점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더라고요. 비빔밥데이를 하면 시키지 않아도 각자 하나씩 비빔밥 재료를 가져오시기도 하고 뒷마무리도 자발적으로 도와주세요. 예전에는 몇 시간씩 걸렸던 것이 이제는 1시간이면 끝나요. 그래서 이제는 행사를 해도 겁이 나지 않아요.

숲속애를 통해서 마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생태숲 체험을 하려고 오셨다가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마을공동체 활동까지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Q. 운영자로서 생태공간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운영하면서 겪는 이야기나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풀과 흙과의 전쟁이죠. 텃밭이 있기 때문에 항상 잡초제거도 해줘야 하고 물도 줘야하니까요. 물만 줘도 한나절이 다 가요. 비가 오면 건물 뒤쪽 숲이 경사면이라 흙이 많이 유실돼서 그런 부분도 신경써줘야 하고요. 공공기관이 아니다보니 봉사자들을 요구할 수도 없고 봉사자들에게 봉사시간을 줄 수 없어서 그 점이 좀 아쉽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자 분들이 오셔서 도와주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력이 많이 부족해요.

이용자 분들 중에 공간이나 물건을 소중히 써주시고 뒷정리도 잘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닌 분들도 있어요. 이용자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이 공간이 구에서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서비스를 받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함께 쓰는 공간이고 함께 가꿔야 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열심히 알리는 작업도 필요한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반대로 운영자로서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행복할 때는 당연히 숲속애를 찾아오신 분들이 좋아하고 행복해 하실 때죠. ‘너무 좋아요’, ‘다음에 또 올게요’, ‘다음에는 뭘 하나요?’ 이런 말을 들을 때 가장 힘이 많이 나요. 이 공간을 통해서 기쁨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힘들지만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초반에는 하루 종일 아무도 오지 않고 혼자 있던 적도 많거든요. 혼자 난방비도 아까워서 오들오들 떨면서 공간을 지킨 적도 있는데 이제는 많은 분들이 찾으시는 공간이 되니 참 뿌듯하죠.


Q. 숲속애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하시나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특히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요즘에는 아이들이 흙을 밟고 놀 수 있는 곳이 없죠. 요즘 애들은 밖에서 놀지 않고 피씨방이나 카페에서 놀잖아요. 그게 참 안타까운 것 같아요. 더 많은 아이들이 숲속애에서 자연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에게 그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김봄이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숲속애

서울 도봉구 해등로 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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