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휴 :나무를 닮은 공간, 마음을 푸르게 물들이다

도시작가 with 공동체공간

by 앤스페이스 NSPACE

나무를 닮은 공간, 마을의 푸르게 물들이다
스페이스휴



스페이스휴_카페외관1_윤태웅.jpg 나무를 닮은 공간 ‘스페이스휴’

송파구의 어느 작은 골목길에는 나무를 닮은 공간이 있다.

외관에서부터 나무를 떠올릴 수 있는 컬러와 목공이 보이는 이곳, ‘스페이스휴’라는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진한 향이 반긴다. 한약재와 다양한 차의 향기가 섞여 공간의 이미지를 그윽하게 만든다. 공간 곳곳을 채운 목공품과 따스한 느낌의 조명도 이러한 분위기 형성에 일조한다. 외부는 물론, 내부의 공간도 나무를 많이 닮았다.


스페이스휴_카페내부1_윤태웅.jpg 창문 너머로 채도 높은 여름의 풍경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손수 만든 테이블 한쪽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면, 선명한 채도로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볼 수 있다. 여름에 가장 푸른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 앞 나무를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바깥 풍경을 감상하던 것도 잠시, 스페이스휴의 공간운영자인 이형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가 건네준 푸른 빛의 따뜻한 차처럼 목 넘김이 좋은 대화가 이어졌다.


사람과 자연이 숨 쉬는 공간

그동안 다양한 공간에서 취재를 진행했지만, 스페이스휴처럼 확고한 콘셉트를 지닌 공간은 드물었던 것 같다. 목공품으로 가득한 이곳은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졌다.


Q. 공간 이야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원래는 목수였고, 현재는 자연공간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있습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기 시작한 건 7~8년 정도 되었네요. 원래는 마을예술창작소가 송파에 ‘다락’이란 곳에 있었고, 그곳에서 초대 운영 위원장을 2년 정도 활동한 이후 지금의 스페이스휴를 운영한 지는 5년 정도 되었습니다.


Q. 스페이스휴는 어떤 공간인가요?

지역의 문화예술 관련된 분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문화예술인들이 같이 즐기고, 교육하는 체험의 공간이자 창작의 공간이며, 소통의 공간이 되는 곳입니다. 저희 협동조합 협의회의 워크샵도 이곳에서 진행하고, 마을공동체 관련해서 초청 강연회도 진행됩니다. 목공교실이 이루어지는 목공방이 따로 있고,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죠.


Q. 스페이스휴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앞서 이야기한 ‘다락’이란 곳에서 우연히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기업과의 소통이 많은 편이라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마을공동체의 구심점이 될 만한 공간에 대해 구상하게 된 것 같아요.

스페이스휴_카페내부2_윤태웅.jpg 커피부터 차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스페이스휴_카페내부3_윤태웅.jpg 공간에는 이형대 대표가 직접 만든 목공품이 가득하다

Q. 스페이스휴라는 공간의 이름 뜻이 궁금합니다.
스페이스(space)는 한자로 ‘공(空)’이고, ‘휴(休)’는 한자로 ‘사람 인(人)’에 ‘나무 목(木)’이 합쳐졌어요. 한자로 풀면 결국 ‘공인목(空人木)’이 되는데, 이는 사람과 자연이 숨 쉬는 공간이라는 뜻이에요. 사람과 자연이 숨 쉬는 공간이 마을이니까, 하나의 작은 마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스페이스휴_카페내부4_윤태웅.jpg 스페이스휴의 정체성이 잘 표현된 세 글자, 공인목(空人木)

직업과 기술이 마을공동체의 매개체가 되다

이형대 대표와 함께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카페와 걸어서 약 5분 거리에 같은 이름을 가진 목공방이 있기 때문이다. 목공방에 들어서니 카페에서 본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자재와 도구가 있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목공교실은 어떻게 진행되고, 마을공동체와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Q. 앞서 말씀하신 목공교실은 어떤 식으로 운영하고 있나요?
정규반은 대부분 취미반인데, 매주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종일반으로 구분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직장인들이 대부분이고, 일정 기간 정기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큰 테이블이나 책장처럼 오래 걸리고 기술을 체득할만한 것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정규반 말고도 원데이 클래스도 종종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루만 진행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비교적 만들기 쉬운 커리큘럼으로 진행됩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아이들의 직업 체험 교육과 기업 임직원 대상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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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휴_목공방2_윤태웅.jpg
스페이스휴_목공방3_윤태웅.jpg 100평이라는 넓은 공간은 목공 관련 아이템으로 가득 채워졌다

Q. 목공교실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제 앞에서는 다들 재밌고 만족스럽다고 하죠. (웃음) 다행히 한 번 교육을 들으셨던 분들이 추가로 교육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 스스로는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목공교실을 운영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마을공동체와의 연관성이 있을까요?
제 직업과 기술을 살려서 마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을 공동체 활동과 관련해서도 지역 내 다양한 자원을 공방 운영과 연계하여 활발한 마을 재생에 활용할 수 있고요. 제가 가진 것을 통해 사람들을 모으고, 교육을 진행하는 모든 활동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경제에 건강한 순환 구조를 만들기를 꿈꾸고 있어요. 목공교실도 그런 바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페이스휴_목공교실_윤태웅.jpg 목공교실을 통해 마을이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 스페이스휴 제공

개인의 씨앗이 모두의 나무가 되기까지

조용하고 한적한 방이동의 한 골목은 가을이 되면 시끌시끌한 축제의 현장으로 변한다. 바로, 작년부터 시작하게 된 ‘20미터 페스티벌’의 이야기다. 이 축제의 중심에는 스페이스휴가 있다. 공방 운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축제까지 진행하게 된 이야기와 아직 펼쳐지지 않은 그의 다음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Q. 스페이스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골목 축제는 어떤 축제인가요?

작년 9월에 인근의 동네 예술인들과 함께 골목 축제를 열었어요. 동네 골목길 20m 인근에서 축제가 진행돼서 ‘20미터 페스티벌’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저와 함께 준비하신 분들이 있는데, 인근의 ‘달란트공방’이라고 캘리그라피 중심으로 모이는 공방도 있고, 28명 정도 마을에서 공예 하는 분들이 모인 ‘예술반상회’라는 모임에서도 축제를 함께 준비했어요.

동네에 있는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축제의 주인공이 돼서 놀거리와 먹거리, 공연을 즐겼고, 메인이벤트는 300인분의 ‘함께 비빔밥 먹기’도 진행했어요.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3일 동안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지냈어요. 올해도 개최할 예정인데, 시기는 10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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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휴_20미터페스티벌3_윤태웅.jpg 작년에 열렸던 ‘20미터 페스티벌’ ⓒ 스페이스휴 제공


Q. 이곳에서 축제가 열렸던 것처럼, 다른 지역에도 다양한 마을 재생과 공동체 공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결국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사람과 공간이 있어야 모일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큰 맥으로 보면 땅이라는 것 자체가 소유권에서는 공유잖아요. 이전에 살던 사람들과 현재 사는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이 결국 긴 세월을 가지고 공유하는 것이죠. 결국 이러한 흐름은 공간의 공유라는 맥락에서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Q.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보다 더욱더 조밀하고 체계화된 구조로 운영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러려면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져야 하고, 공동체를 이끌 수 있는 코어가 여러 사람이 되어야겠죠. 그렇게 되면, 저 자신의 피로도가 줄어들 것 같고, 마을 활동에 더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 품을 나눠 가져가는 전체적인 마을구조를 만드는 게 바라는 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페이스휴_카페외관2_윤태웅.jpg 더욱더 짙어질 방이동 한 골목길의 녹음

이야기를 들으며, 점차 변화하는 마을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목공에서 시작하여 축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마치 큰 나무의 성장기를 보는 것만 같았다. 한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던 재능과 기술이 씨앗이 되어 공동체의 가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마치 작았던 식수가 큰 나무가 되어 짙은 녹음(綠陰)을 보여주는 것처럼, 이 마을의 공동체 의식도 점차 푸르게 짙어지고 있다. 이형대 대표의 푸른 꿈이 더욱 뿌리 내어, 넓은 지역 곳곳에 또 다른 나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로컬공간기록 프로젝트 도시작가 시즌2, 윤태웅 작가

본 글은 서울시공동체공간 X NSPACE with 도시작가 프로젝트로 쓰였습니다.



스페이스휴

서울 송파구 오금로31가길 1

http://www.spaceh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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