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듯이 읽어요

한 계단씩 천천히.

by 미아취향


읽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있다. 계속 시간 날 때마다 끊임없이 읽으려고 시도한다. 읽는 족족 페이지는 넘기고 있지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글자가 아예 허공에 둥둥 떠다닌다.



남편에게 어려워서 못 읽겠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는 나에게 "자기가 못 읽으면 책 안 읽는 나는 더 못 읽어"라고 말한다.

책을 계속 읽으면 머릿속 지식의 양이 많아지는 건가. 소위 말하는 수준이 높아지는 건가.

그 수준이 높다는 건 어느 정도 인가. 나는 어디쯤 온 건가?



나의 지식이 얕아서 작가의 사유와 통찰에 쫓아가지 못하는 건가, 어려운 건가. 수준이 안 돼서 못 따라가는 건가. 아니면 번역이 잘 못되어서 이해를 못하는 건가.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건 내가 판단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특히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궁금해서 읽어보면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 될 때가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면 다시 한번 내 머릿속 지식을 의심하고 있다.



계단을 오르듯 쉬운 책보다는 어려운 책을 읽어야 발전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번에 읽고 있는 책은 한 계단 아닌 세 계단 정도 오르는 기분이다.

종종 우린 한 번씩 계단 오를 때, 두 개나 세 개 정도 한꺼번에 오르기도 한다. 욕심껏 어서 가고 싶어서 힘들어도 오른다. 곧 얼마 가지 않아 힘들어 지쳐 주저앉는다.

이 책도 그런 건 아닐까 걱정스럽다. 읽다가 나가떨어져 더 이상 펴지 않을 책이 될 까 봐. 미리 걱정을 하고 있다. 아직 절반에 절반도 안 읽었으면서. 이 책을 오래 덮는 게 아니길 바라면서 잠시 덮기로 한다. 오늘도 작게 천천히 읽다가 다시 덮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까지 와 있지 않을까.


한 계단씩 오르듯, 천천히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