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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공장 Feb 02. 2019

우린 정말 지배받아도 마땅한 존재인가?

<있지도 않은 자유를 있다고 느끼게 하는 거짓 자유>의 발문 최종회









최종회


첫째, 법을 만들 권리가 원래 개, 돼지 자기들 것이라는 거!      


둘째, 개, 돼지들이 낸 세금도 절대 자기들 거라고 알게 해선 안 된다. 그러면 세금을 갖고 이래라저래라 하기 시작하거든. 또 복지 해 달라 그러면 ‘무상’이란 단어 사용하면 돼!      


셋째, 개, 돼지들은 절대 법을 스스로 해석할 수 있다는 걸 알면 안 된다! 그러니까 사법시험은 정말 어려운 거라고 가르치고 로스쿨 입학시험도 어렵게 해. 입학 사정 원칙도 공개하면 안 되고. 알지? 법 관련 서적 어렵게 써 놓는 거는 필수!      


지배자가 되고 싶은 정치 지망생: 그런데 지배하는 법을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다 까발려 놓으면 개, 돼지 떼가 그동안 자기들이 속아왔단 사실을 알고 흥분해 광화문에 모이면 어떻게 하죠?


책사: 괜찮아. 잠깐 흥분하다가 수그러들어. 그리고 내가 그럴 줄 알고 내가 쓴 책《있지도 않은 자유를 있다고 느끼게 하는 거짓 자유》(시민을 위한 정치 입문서)의 1장에서 16장까지는 학문적이고 격식 있는 표현으로 해 놨으니까 웬만하면 안 읽을 거야. 그런데 사실 내가 ‘책사’잖아! 그래서 ‘책 사!’라고 얘기하려면 좀 쉽게 써야 해서 쉽게 쓰긴 했는데 지루해서 안 읽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설령 이 책을 아까운 돈을 내고 산다고 해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책장에 인테리어 소품으로 꽂아놓고 뿌듯해하기만 할 거야. 게네들 특징이야! 그리고 뭐 끝까지 읽는 개, 돼지들이 얼마나 되겠니? 이런 정치철학, 문화, 법, 예술 같은 주제 게네들 안 좋아해. 책 보다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 데. 걱정할 필요 없어! 읽어도 개, 돼지들이 알아서 포기해. 저항하고 연대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거든. 그리고 ‘혼자 싸워서 어떻게 이겨?’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흥분하다 금방 포기해. 우리만 좋으라고! 그니까 절대 개, 돼지들이 모여서 저항하고, 경제적 자유 달라고 할 일 없어. 물론 법 만들겠다고, 예산 사용 결정권 갖겠다고, 법의 해석도 자기들이 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 장사 한두 번 하니? 걱정하지 마!


지배자가 되고 싶은 정치 지망생: 책사님 말씀이 맞는 거 같아요. 역시 책사님의 책을 꼭 사야겠어요.


책사: 오죽하면 내가 이름을 ‘책 사’라고 지었겠니? 그거 아니? 내 호가 ‘꼭 사!’야! 지배자가 되고 싶은 너나 《있지도 않은 자유를 있다고 느끼게 하는 거짓 자유》(시민을 위한 정치 입문서)를 잘 읽어서 효과적으로 개, 돼지 떼를 잘 제어하면 돼. 지배를 보이지 않게, 합법적으로 보호하는 방법, 그리고 개, 돼지에게서 생각하고, 의심하는 가능성 자체를 없애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들이니까 21세기에도 여전히 개, 돼지 위에 군림하고 싶은, 그렇지만 훌륭한 정치인으로 존경받고 싶은 서울대학교 나온 너나 읽어. 그래서 21세기에도 지배자가 굳이 되고 싶은 너희들을 위해 이 책을 쓴 거잖아!


지배자가 되고 싶은 정치 지망생: 역시 고마우신 책사님이세요. 꼭 책 사야겠어요!


책사: 고맙다. 너희밖에 없다. 재수 없는 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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