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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공장 Jun 07. 2019

김제동 출연료 논란과 인지도에 대한 환상

미디어가 집중 조명하는 그 사람들의 실력이 실제로 그렇게 대단할까?








김제동 출연료 논란과 인지도(publicity)에 대한 환상

일단, 김제동은 다중적 정체성을 가진다. 우선, 김제동은 예능인이다. 문제는 정치적 성향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예능인이며, 동시에 시사 프로그램 방송진행자다. 그가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된 발단은 여러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집회의 사회자로 나선 것, 정당과의 관련, 정치적 소신을 꾸준히 밝혀 온 것과 이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 등이 이번 행사료 논란에 대한 대중의 혼란을 부추긴 것 같다. 김제동과 반대 진영의 정치인들은 “이때가 기회다!”하고 이런 대중의 혼란을 이용해 김제동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그가 가진 긍정적 평판에 흠집을 내기 위해 참 진하게 혹은 눈물겹게 애쓴다. 보수 정당들의 대변인 논평이 가관이다.  

사실, 천오백만 원 정도의 행사료는 대중의 눈에는 그가 보여온 소신과 그로 인해 생긴 그의 평판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김제동은 연예인이다. 김제동 개인은 엔터테인먼트 상품이며, 콘텐츠 그 자체다. 쇼비즈 업계 기준에 따라 그의 현재 행사료가 책정되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니 청소년 행사든 대학 축제든 아이돌 가수 불러 몇 곡 노래 부르게 하고 몇 천만 원 주는 것보단, 그래도 나름의 소신이 있는 김제동 부르는 게 십 대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김제동 출연료 논란에 대해서 살펴볼 가치가 있는 부분은 김제동이 가진 인지도(publicity)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인지도가 형성된 방식에 비추어 그 정도의 출연료를 받는 게 적절한지를 따져봐야 할 듯하다. 또한 방송과 같은 미디어가 만든 인지도에 대한 대중이 가진 환상에 바탕을 두고 출연료가 인플레이션 되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유명인(celebrity)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환상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인지도의 형성은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의 반복적 노출과 확산으로 만들어진 친밀함에 바탕을 둔다. 그러니 김제동이 가진 인지도와 이에 비례한 출연료도 이미지를 대량으로 뿌릴 수 있는 미디어의 영향력에 바탕을 두며, 이로 인해 발생한 친숙함(familiarity)에 근거한다. 그렇다면, 그 인지도를 만든 즉 돈을 만든 미디어는 누구의 것이며, 누구의 것이어야 하는지,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아 만들어진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인지도는 어느 정도까지 사적 소유물이 되어야 하는지 이제 찬찬히 따져볼 때가 된 것 같다.

사족: 사실 오십만 원의 강사료에도 응할 전국에 김제동보다 훌륭한 지식인들이 많다. 방송과 언론이 만든 예능인이나 지식인보다 훨씬 더 탁월한 대중 예술가와 지식인들이 많다는 사실에도 대중의 환기가 필요해 보인다. 김제동 논쟁이 미디어가 가진 신뢰와 전파 독점에 바탕을 둔 인지도에 대한 환상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 것 같다. 유명인이 가진 친숙함과 그들의 실력에 대한 암묵적 인정은 미디어가 대중에게 준 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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