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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공장 Sep 05. 2022

지난 세 번의 혁명처럼? 그리고 또 한 번의 혁명

왜 혁명의 과실은 늘 소수가 독점할까?







지난 세 번의 혁명이 그랬듯,


우린 이번 인공지능 혁명(4차 혁명)이 내놓을 과실을 누리는 일에서 또 소외될까? 농업 혁명의 과실 대부분은 지주와 권력자들에게, 산업 혁명이 낳은 부는 자본가들에게, 정보 혁명(인터넷 혁명)의 과실은 소수 IT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이 독점했다. 이런 혁명을 가능케 했던 주역은 여러 유형의 노동력을 제공한 다수 노동자였다. 이런 세 차례 경제적인 ‘혁명’이 일어났는 데, 우린 농업 혁명 이전에 수렵 채집하던 고대의 조상들보다 더 많은 시간 노동한다.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하지만, 그렇다고 더 배부른 것도 아니다. 노매드(nomad)였던 우리 조상들은 열흘 치 식량을 얻는 데, 하루만 사냥하고 채집하면(일하면) 충분했다고 한다. 현대인은 일주일에 5일은 일해야 하는데. 농업 혁명 후 사람들이 정착해 훨씬 더 많은 일을 해 수확량이 늘어도 오히려 농노들은 더 배고팠다. 산업 혁명과 정보(인터넷) 혁명 이후에도 높아진 생산성이 낳은 과실(돈이든 시간이든)은 자본이 독점했다. 한 예로, 서울에 물건을 구매하러 출장 가야 할 부산의 직장인이 하루 걸려 할 일을 인터넷 덕분에 단 10분에 물건을 구매하게 되었다. 그러면 그 직장인은 서울 출장을 안 가도 되니, 나머지 7시간 50분은 집에 가서 쉬든지, 여가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쇼핑으로 가능했던 그 잉여 시간의 반에 해당하는 3-4시간 정도의 여가 시간을 그 직장인은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럴 수 있어야 인터넷 혁명의 과실이 정의롭게 분배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농업 혁명으로 높아진 농업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농노들은 여전히 배고팠고, 산업 혁명 직후 노동자들의 삶의 수준도 여전히 낮았다. 소수가 혁명의 과실을 독점하는 것이 매 혁명마다 되풀이되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우리가 현재 하는 일의 대부분을 처리하게 될 시대를 앞두고 이런 되풀이되는 부정의(injustice)를 막을 방법에 대해 이제는 고민해 볼 때가 된 것은 아닐까? 어쩌면 늦었지만 이제라도 꼭 이 부정의와 부도덕함이 더는 반복하지 않게 할 방법에 관해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린 혁명의 과실을 강탈당했을까? 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거다. 분배의 방식을 정하는 사람들은 누구고, 그들은 어떻게 그 분배를 결정했을까? 와 같은 질문도 함께.


그동안 소수 귀족이나 정치인이 분배의


주체였고, 그 분배 방식을 정하는 사람도 정치인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2000조 가까이 되는 한 해 GDP를 가계, 정부, 기업에 어떤 비율로 나눌지 정치가 결정한다. 세법 개정이나 복지 재정의 확대나 축소로. 이뿐인가? 매년 600조에 이르는 정부 예산을 교육, 국방, 복지, 환경, R&D 지원 등에 어떤 우선순위와 비율로 결정하는 일도 정치의 몫이 아닌가? 그러니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주체가 정치이며, 이 분배를 결정하는 과정 또한 정치다. 그러니 답은 분명 정치에 있는 거다.


“모든 것은 정치가 결정한다!”라고 한 루소의 말처럼.


지난 세 번의 혁명처럼, 그 과실이 소수에게 독점되는 것 막기 위해서,


혁명의 혜택을 나누는 그 과정 즉, 정치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정치로 우리 몫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투표로 우리의 주권을 위임하고 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재의 정치 제도 안이 아닌, 제도 밖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 현명한 생각일 거다. 시민의 정치 참여를 가능케 하고, 그 참여가 합리적이고 현명한 결과를 낳게 할 대안적 제도에 관한 탐색 또한 이젠 꼭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AI 혁명은 이미 시작되었으니까. 이번엔 혁명의 과실을 고루 누려, 모든 이가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되길. 그 과정에서 얻는 정치적 자유는 덤으로.







연대 미래 캠퍼스에 다니는 새내기들과 이와 같은 주제로 대화하게 되었다. 난 늘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과 하고 싶었다. 이번이 좋은 시작이 되어 더 많은 이들과 민주적인 사회로 가는 길에 대해 더 자주 얘기하게 되길 희망해 본다. 오히려 현재와 같은 암담한 시대일수록 ‘가짜가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에 관한 숙고와 토론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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