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완전한 소멸이 아니라면?
“마치 와인의 꽃 향기가 공기에 퍼지는 것처럼, 혹은 향수의 섬세하고 세련된 향이 방안에 퍼져가는 것처럼, 죽음은 정신과 영혼의 원자가 흩어지면서 일어나는 평화로운 잠이다,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에겐.”
<에피쿠로스 철학>, p. 51.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에게 생성과 죽음은 대칭적 과정이다. 원자를 제외한 모든 인지 가능한 개체는 그 개체를 구성하는 입자가 흩어져, 우주에 다시 녹아드는 정해진 기간을 가진다. 이 구성 입자들이 다시 생명체와 무생물의 생성을 위한 재료가 된다. 루크레티우스가 설명하는 것처럼,
“어떤 눈에 보이는 것도 완전한 파괴를 겪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은 또 다른 것에서 다른 하나를 다시 살려내기 때문이며, 자연이 또 다른 것의 죽음이란 보상을 얻지 못하면, 다른 생명의 태어남을 허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의 총합은 끊임없이 회복된다. 그리고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체는 상호적인 교환으로 살아간다. 어떤 종이 성장하는 동안 다른 종은 시들어간다; 일정한 짧은 주기로, 살아 있는 생명의 생성은 또 다른 생명으로 대체된다. 달리기 선수처럼, 종에서 종으로 생명의 횃불을 건네준다.”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에게 죽음은 정신과 영혼의 원자가 흩어지면서 일어나는 평화로운 잠이다. 마치 와인의 꽃 향기가 공기에 퍼지는 것처럼, 혹은 향수의 섬세하고 세련된 향이 방안에 퍼져가는 것처럼.”
<에피쿠로스 철학>, p. 51.
영문 독서 후 감상평
생명과 상호 연관성에 관한 불교철학의 이해, 그리고 에너지 보존 법칙처럼, 에피쿠로스 철학자들의 생각이 닮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당시 현재의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유학했단 얘기가 그냥 나온 소린 아닌가 보다.
혼자 읽기 아까운 영문이어서
우리 글로 옮겨 봤다. 물론, 우리 글로 읽을 때 느낌도 좀 다르고, 옮김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