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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틸드 Sep 16. 2021

전파사 <억겁의 싸이-키>

그러니까 전파사라는 게 무엇이냐면


출처 : https://blog.daum.net/mapo1961/1143299


요즘은 기계 고치러 서비스센터에 가지만 그 옛날 총천연색 칼라 티-브이 시절에는 저런데서 라디오도 고치고 티비도 고치고 밥솥도 고치고 전화기도 고치고...


근데 오늘 소개할 전파사는 그때 그 전파사의 이름을 빌려 8,90년대 록싸운드를 오늘날에 재현하려는 하드코어-포스트록 밴드 되시겠다.


이 앨범은 아직 들을 수 없는데, 텀블벅으로 실물 씨-디를 구입하여 따끈따끈하게 구워 파일로 들었기 때문이다. 9월 30일이면 21세기로 도착한다 하니 기대들 해주시고.


전파사는 하드코어-포스트록 밴드로 기타 윤성훈, 베이스 김대인, 드럼 강민석으로 이루어진 삼인조 록밴드다. 윤성훈은 모즈다이브라는 밴드를 했었고, 강민석은 팎이라는 밴드에 있었다. 모즈다이브는 모과이 느낌의 스케일 큰 음악이고 팎이 기타가 앞에 나온 묵직한 음악이었다면 새로이 결성된 전파사의 음악은 내게는 록큰롤처럼 들렸다.


뭐랄까, 분명히 형상은 사람들이 북청사자놀이탈을 썼는데 무슨 텍사스 소떼마냥 우다다다 달려오는 느낌? 그래서 처음엔 좀 당황하는데 나중엔 올라타서 투우놀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뭔 소리여...싶으시다면 음 그래, 라이프 앤 타임과 비교를 해보자. 라이프 앤 타임이 재즈도 섞인 화려하고 기교있는 연주를 앞세워 시를 쓰는 느낌의 음악을 한다면, 전파사는 기본적으로 가진 스킬도 뽐내지만 그걸 내러티브를 갖고 펼쳐내는 한편의 소설을 보는 듯한 음악을 한다. 일필휘지로 유려하게 써내려가는 록큰롤이랄까.


단지 이들 멤버가 보여줬던 기존의 음악과 달라서 그런 건 아니고, 우리가 가진 걸 있는 그대로 다 펼쳐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곡곡마다 활활 불타오르는 게 느껴져서 말이지.


처음 1번 트랙을 열었을 땐 베이스 부밍이 심해서 어 이거 뭐지 했는데, 그건 내 룸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랬던 거였다. 밴드의 기본적인 음색은 하드코어보다는 포스트록에 사이키델릭은 섞은 어딘가에 가까워서 강한 댐핑으로 뚫고 나오는 예리함보다는 묵직함과 스케일이 돋보인다.


한 가지 더 인상적인 건 구성력인데, 평상시 가사 하나 없이 오직 소리로만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스트루멘탈 밴드를 동경하던 나로서는 전파사의 음악에서도 역시 그런 구성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서사가 기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건 분명하지만 역시 밴드라 좋은 합으로 시너지를 내어 준다. 밴드면 그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사람들 있겠지만 시너지가 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포스트록 좋아하고 로-파이 음악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들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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