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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틸드 Jan 08. 2020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타워즈 시퀄 : 라이즈 오브 쌍제이


저는 스타워즈의 덕후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인들에게 낚여 입덕한 후로 7편부터는 영화관에서 꾸준히 챙겨봤으니 스타워즈 불모지인 한국에서는 나름 덕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마지막이 너무 궁금해서 지금까지 덕질을 했다고 할 수 있겠죠. 천신만고 끝에 J. J. 에이브럼스가 감독을 맡아 마무리한 것이 바로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입니다.


결론적으로 평가하자면, 역시 쌍제이는 쌍제이다, 그는 대단하다! 입니다. 어차피 스타워즈의 세계관과 설정이 가는 길은 이제 정해져 있고 결말도 대략 예상 가능하니, 그 결말로 어떻게 가느냐가 관건이죠. 게다가 8편 라스트 제다이에서 도대체 도망갈 길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엄청나게 절망적인 마무리를 지어놓았기에 쌍제이 입장에서는 똥 치우는 느낌이 들었을 법합니다. 그만큼 스토리 구성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역시 쌍제이답게, 그의 연출로 적절한 마무리를 지어주었습니다. 쌍제이 입장에서는 "야 이거 드디어 해치웠다!" 같은 느낌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결국 어떻게든 끝을 만들어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주인공들이 두어개 크루를 짜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교차되고, 뻔히 예상되지만 예상 밖의 타이밍에 치고들어오는 전환점들이 반전 요소로 작용합니다. 거기에 이리저리 흩어져있던 것들을 싸그리 모아 한방에 해결해버리는 것으로 관객들에게 "아 진짜 스타워즈 사가의 끝이구나!" 라는 느낌을 계속 줍니다.


여기에 정말 반가운 얼굴들이 적재적소에 등장하며 중요한 역할을 해 주니, 이전 편들과 적절하게 연결이 되면서 현재에 영향이 주는 센스도 잊지 않습니다. 순간 순간 울컥울컥하게 되는 반가운 얼굴들은 덤이고, 이전 편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숨은 장면들은 쿠키 영상 같습니다.


스타워즈가 스타워즈 했다.


스타워즈 덕후나 스타워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것저것 꼬투리를 잡아낼 수 있겠지만, 애초에 스타워즈가 이렇게 긴 스토리를 가질거라고 조지 루카스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고, 그래서 태생이 짜임새있는 세계관이 아니었으니 그걸 감안하고 본다면 이번 편은 적당한 줄거리와 좋은 몰입도, 그리고 '뻔한' 감동을 지닌 수작입니다.


영화관에서 우리 존 윌리엄스 옹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울려 퍼지며 "오래 전 멀고 먼 은하계에..."라는 멘트가 뜬 후 한 순 간도 눈을 떼지 못하며 재미지게 몰입하다보니 두시간 반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영원한 레아 장군님 캐리 피셔 님은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윌리엄스 옹이 지금까지 살아 이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는 것이 참 감사하더군요.


그리고 디즈니에서 제작을 맡기 시작하면서 생긴 특징이기도 하지만 오락영화 속에 심어놓은 건전한 교훈도 이것 저것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편의 중심 테마는 "오래된 원래 가족도 소중하고 새로운 가족도 소중하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장면마다 다양성을 고려한 장치도 해 놓았습니다.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고 캐리 피셔의 이름이 지나가고 나니, 왠지 여기에 등장한 설정들을 이용해서 또 무궁무진하게 이야기를 펼 수 있을 것 같아서 거대했던 단락의 마무리같긴 해도 스타워즈의 끝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기본적으로 생각없이 싸우려거든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하고, 아니라면 제대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통쾌하거나 깊은 맛과는 거리가 먼 스타워즈 시리즈를 다시 애정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총 아홉 개의 이 스타워즈 시리즈만큼은 자주 생각이 나서 들여다볼 것 같습니다.


포스가 함께하길!

May the Force be with you!




P.S 1 : 영화관에서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느낌이 온 오랜만의 영화였습니다.

P.S 2 : 옆자리 남자가 향수를 들이붓고 왔는지 냄새 때문에 중간부터 머리가 아파 혼났습니다. 적당히들 합시다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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