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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 Say

아무말 대잔치 에세이 ver.

by 엔틸드

2019. 3. 8


생각을 비워야만 달릴 수 있는 달빛과 피의 세계, 마음을 채워야만 죽을 수 있는 인간과 인간의 세상, 거리를 걷는다는 것이 산처럼 쌓인 현재와 미래의 시체를 걷어내는 것일지라도 어느 곳에 잠든 경험과 과정 경험과정 경험과 과정의 경험 경험과 과정의 경험과정은 미세먼지가 되어 시체 위에 내려 앉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즈음 인정욕구와 유명해져 존재감을 드러낸다기보다 존재감을 갖고 싶어하는 평범한 세계의 바람은 풍선이 되어 오르나 따라 오른 먼지들이 자연의 순리대로 어느 때에 터뜨려 버려 후회없이 아름다운 삶이었다고 포장하는 박수소리에 둘러싸여 생일 마치고 먼지로 돌아가 먼지가 되어 다음 풍선을 기다리는 푸른 하늘을 끊임없이 채우며 오르는 풍선들에게 같은 운명을 선사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 수백 수만개의 역사를 가득 채운 빌딩 숲 사이로 끝나지 않을 어리석은 생각과 생각의 깊이가 허상처럼 풍선 속에 잠시 머물다 억지로 비워지는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깨달음의 순간임을 알게 되는 현재와 미래는 시체가 되어 땔감이 되어 아직 살아남은 풍선이 더 빨리 먼지를 피해 이 세상을 탈출하도록 힘을 보태는 순간으로서 자신의 운명을 정초하는 임무 속에서 숨막히는 먼지의 공격에 당황하지 않고 기타를 연주하는 소년의 들썩이는 발뒤꿈치 사이로 죽지 않으려는 개미들이 춤을 춘다는 사실을 알 리 없는 자비없는 노래꾼의 연주는 풍선을 향해 돌진하는 음표에게 힘내라는 말로 위로를 전해주지만 그 따스한 손길 사이로 먼지가 스며 터뜨려버린 풍선의 시체가 그 사이를 가르며 지나가 누군가의 현재와 미래와 경험과 과정과 결과와 운명과 알 수 없음을 비웃는 소리 사이로 살아남는 것은 미적분 뿐이네요 라고 읊조리는 기상 캐스터의 슬픈 예언이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는 목사의 성난 발길질이 날려버린 미적분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진실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찰나의 순간만큼이나 아름다운 연필의 서걱거리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연필을 꺾고 샤프를 버리고 낡아빠진 볼펜만을 고집하는 미래의 당신에게 주어진 알 수 없는 선물 앞에서 오직 선물은 종말 뿐이라며 담담히 옷깃을 여미는 종교적인 사람들의 영화관람이 흘러가는 영사기의 희생만큼이나 아름답고 부질없는 몸짓의 시작과 끝 사이에 경험과정의 먼지가 날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빛의 법칙을 눈 위에 얹어서 흩날리는 먼지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하염없이 텅 빈 눈 사이로 흐르는 허무주의자 카뮈의 노래는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라도 하듯 처연한 보너스 트랙이 되어 연말 상여금을 마다하고 야근을 선택한 화이트 컬러 노동자 사이로 붉은 혁명의 다이너마이트를 비처럼 뿌려 단 한 번 단 한명이라도 폭탄이 터지는 혁명의 순간을 역사로부터 잘라내어 청소하지 않는 깨끗한 미용실에서 그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그만 졸아버려 새로운 마음으로 머리를 하려던 기대가 망가질만큼 엉망이 된 헤어스타일에 웃으며 경험과정이라 말해주는 디자이너에게 리볼버의 화력을 증명해버린 어리석고 유순해 빠진 전직 승려가 뒤돌아 사라지며 흩날리는 승복 사이로 비치는 비워진 생각 위에 놓인 촛불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축하하며 서두로 돌아가 귀환을 축하하며 부르는 축하노래와 함께 촛불을 끄려는 인간힘으로 인해 몇 년 뒤 결국 모든 힘과 희망을 잃어버려 먼지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대합실 안에 기대어 잠시 졸며 꾼 꿈 속의 희망이 달콤했음을 나 대신 기억해 주었다가 경험과 결과와 과정 사이에서 헤매는 슬픈 노래꾼에게 이는 전혀 다른 노래라고 소리치는 야경꾼 너머로 비치는 야경 속 저 빌딩을 지키는 어리석은 노동자 한 마리의 한탄섞인 자괴감을 도무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강렬한 첫 키스의 추억이 실은 내겐 전혀 없었던 이식된 기억임을 깨닫는 순간으로 인도해 준 승려의 옆으로 기어가는 사막의 왕 전갈 한 마리의 외침이 들려주는 시험의 기록들 속 바로 그 인물의 마른 입술을 보고 이것은 너무 추운 날 말라버린 입술과 큰 차이가 없으니 입술 보호제를 발라야 한다고 쓴 논문을 탐독했던 아주머니의 한맺힌 사연을 잘 보여주는 답답한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의 외침을 뚫고 달려오는 말 못하는 개 한마리의 발길질에 터져버린 타이어를 수리해야만 하는 운전사의 말 없는 땀방울이 타고 내려 어깨 위로 흐르는 별빛만큼이나 아름답게 빛났던 아기의 울음소리가 가장 답답했다고 담담하게 고백하는 아까 그 아주머니가 예상했던 논문의 결말보다는 차라리 다른 논문의 시작을 선택했던 경험없는 어리석은 교수의 서재에서 그를 만나 시작한 인터뷰의 환호 속에 사진기사의 한 컷 한 컷이 그로하여금 후회하게 만들어 차라리 죽음 직전에야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려달라고 부탁받아버린 반 고흐의 곤란한 심정을 대변해 주는 붉은 담배 연기를 맡은 신나는 파이터의 피묻은 얼굴을 바라보며 그에게 맞아죽을 생각에 차라리 죽음 직전에야 볼 수 있는 풍경을 찍으려고 강을 흐르는 다리 위에 서서 초점을 잡고 있는 사진기사의 경력이야말로 실은 가장 아름다운 경험과정임을 역설하는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 너머로 힘내라고 햄버거 세트를 건네는 분주한 손길들과 그 손길을 칭찬하는 환호소리가 물대포의 화력에 묻혀버리기 직전 물대포 바로 밑으로 잽싸게 숨어든 약삭빠른 개 한 마리의 발바닥 사이를 흐르는 매캐한 최루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넘실거리는 하수구를 뚫어줄 수 없는 청소노동자의 한맺힌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마녀과 그 뒤를 따르는 산타의 불타는 엉덩이와 경쟁해야 하는 중저가 영세 항공기의 유류세를 똑같이 매기는 것은 위법이기에 헌재에 위헌 청구 소송을 제기하자고 외치는 물대포 바로 밑 개의 소리를 채 듣지 못한 상인들의 꿈과 희망이 현재와 미래의 경험과정 속에서 한 여름 밤의 꿈이 되어 타오른 터에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지만 결국 일어난 아름다운 결말이란 있어선 안 된다는 극작가의 펜 꺾는 소리에 환호했던 네티즌들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는 고조되어가고 그것에 맞추어 커져가는 운동장의 함성소리와 응원기구 두드리는 소리를 채 견딜 수 없었던 연약한 청력의 소유자들이 뛰쳐나가는 뒷모습을 안타까워하며 그 사연을 보도하고자 재빨리 뛰어가는 기자들을 헤치고 달려가는 취재차량 한 대에서 쏟아져 내리는 질문 세례에 당황한 연약한 청력의 소유자들을 마침내 둘러싼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결국 작아져 보이지 않을 만큼이 되어서야 죽음이 아닌 해방을 맞이한 나머지 소인국으로 갈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된 축복받은 이들이 용기있게 건너려 마음 먹었던 바다 앞에서 돌고 돌아 그곳까지 온 달리는 현재 위에 올라탄 미래와 함께 경험과정 경험과 과정 경험과 과정의 경험 경험과 과정의 경험과정이 도착했음을 알게 된 작은 자들이 비워 낸 생각 위에 놓인 촛불이 자신을 태울까 두려워진 미래가 재촉한 작은 자들의 걸음 사이로 갈라지는 바닷물로 인해 높아진 수위가 견디지 못하고 덮쳐버린 이집트의 연약한 마을들을 빠져나가는 이들 뒤에 남겨져 떠다니는 슬픈 문명의 상념이 육신이 되어 먼지에서 먼지로 수천년을 날아다니며 상처입은 두 뺨 사이를 날카롭게 스쳐지나는 한 겨울의 거리 위를 수놓은 풍선들이 터지며 발음하는 경험과정 경험과 과정 경험과 과정의 경험 경험과 과정의 경험과정이 뿌리내린 결과로 자라는 나무 위를 뒤덮는 미세한 먼지를 곧 날려버리는 바람 너머로 예고된 태풍에 맞서 버텨내는 갈대와 작은 풀들의 안간힘이 붙들게 되는 흙과 물을 만들어 낸 이집트의 연약한 상념이 흘러넘치는 태풍의 눈 속에 지어진 오두막 한 채를 피우는 연기가 모여 또 다른 태풍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기상학자가 채취한 고로쇠물을 마시며 절정에 다다른 축제를 즐기며 느릿느릿 춤을 추는 광대의 광대한 광대뼈에 설득되어 궤변을 늘어놓는 떠돌이가 말하듯 먼지는 무조건 떨어버려야 제 맛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마을을 점령할 때마다 마음을 두드리는 광인의 예언과 경고와 위로와 절망과 허무의 옛 기록을 역사라 부를 수밖에 없었던 우물 안 개구리들의 가엾은 뜀뛰기 실력을 이겨내고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우물의 거친 벽면을 기어오르며 상처입는 살결을 타고 흐르는 피를 마다하지 않고 실험실의 칼날을 향해 마지막 전투를 신청하는 문명인 다운 장렬한 최후를 흉내내는 구원의 개구리를 플라스크에 담아 서서히 물을 가열하여 죽여버리려는 손길을 피해 서쪽으로 달아나며 피부가 마르기 전에 해가 지고 어둠이 오길 바라는 사막의 개구리 왕눈이의 어리석음의 끝에 흐르는 눈물로 인해 비가 내리고 결국 사자와 어린 양이 푸른 풀밭을 함께 뛰노는 오아시스의 환상 앞에 고개를 파묻고 해골물도 마다않는 승려의 굽은 허리를 가리는 회색 승복을 타고 점프하는 국가대표의 긴장된 환호에 압축된 경험과정의 결과에 따른 악어의 눈물 속에 감춰진 진실이라고 부르는 어리석은 음모에 관한 유언비어를 다루는 토론을 반대하는 뜨거운 심장들이 청와대를 향할 때 그들을 향해 팔을 뻗었던 작은 골목 콘크리트 사이에 핀 들국화들의 힘찬 손짓과 마찰을 일으켜 벌어진 정전기라는 사태를 묵과할 수 없어 결투를 신청한 장소에 풍기는 향기를 모두 빨아들이고 시작된 청와대 앞 결전을 뒤로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군중들의 손에 힘없이 매달린 희망의 마지막 조각을 구성하는 분자와 같은 것이라고 칼 세이건이 밝혀준 항성의 가장 핵심부에 자리잡은 거주민들이 초속 1cm의 속도로 쏘아보내 정확히 3825671406228년 11개월 2시간 34분 56.7초만에 받아들이게 된 안녕이라는 한 마디에 통일되어버린 남과 북이 허물고 있는 휴전선을 뛰노는 고라니 무리가 결국 밀려나 살게 된 보호구역을 안타까워하는 생태주의자의 고발성 서적을 번역한 용기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밥 딜런이 사고 싶었지만 살 수 없었던 팻 매스니가 손수 만든 기타를 기증받아 그것을 되팔고 번 돈으로 자기 음반을 내버린 기타 소년이 공연하며 힘차게 구르는 왼발 뒤꿈치를 피해다니며 날아다니는 먼지들이 떠올라 하나씩 터뜨려 버리는 현재와 미래의 풍선들이 축하하는 공연을 보며 연호하는 관중들의 경험과정 경험과 과정 경험과 과정의 경험 경험과 과정의 경험과정이라는 아름다운 응원 구호에 힘을 얻은 공연 팀이 부르는 고라니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철책선을 부수는 장병이 맨 총을 보고 힘들어 하는 참전용사를 부축하며 길을 떠난 목사의 풀죽은 스톨을 앞세워 행진하는 인파를 헤치며 도달하게 될 곳은 낙원이 될 거라는 설교를 맡을 수 없어 재빨리 성경을 뒤지는 장로님의 다급한 손놀림을 보고 어떻게 하면 성경을 팔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마침내 발견한 철학자의 유레카가 울려퍼진 목욕탕에 넘쳐흐르던 그 날 그 최루액을 흘려보낼 수 없었던 하수도가 흘려낸 눈물을 마시는 새들이 검은 까마귀와 함께 맞서 싸운 장엄한 시체들의 행진을 파고들어 날리는 거대한 먼지구덩이들이 마침내 산산이 조각나 풍선을 터뜨릴만큼 작아져 결국 날리는 저 풍선들을 남김없이 파쇄하게 만드는 파쇄기에 어김없이 종이들을 집어넣어 모두 갈아버리는 분서갱유를 행한 진시황의 정책이야말로 어떤 의미에서든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다고 힘주어 가르치는 못난 이 선생의 뒤를 따르지 말고 선생을 만나면 선생을 죽이라는 무섭고 절대적인 명령을 할 수 있는 선생의 자주 끊어지는 특유의 말투를 흉내내는 제자들의 텅 빈 가슴이 설계했다고 평가받는 저 거리 먼지 가득한 거리를 심장소리처럼 채웠다 사라지는 공연하는 소리와 풍선 터지는 소리를 모아 분리수거하는 달빛 아래 아주머니와 청소 노동자의 긴긴 밤을 위로하는 점쟁이의 구슬이 보여준 정확한 과거 때문에 설령 그것이 미래인 것은 아닐지 걱정하며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사의 무거운 어깨를 다독이며 황홀한 밤을 부탁하는 간호사의 눈짓이 만든 마취제로 잠이 들어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의 생명을 붙들고 제단으로 가져가 제물로는 바칠 수 없다고 단호하게 신학적 입장을 정리하는 어떤 파문당한 신부에게 계란을 던지며 축복하는 바퀴벌레들의 갈대같은 마음을 그저 덤덤히 받아들여 오늘을 살 양식으로 삼고 심심한 유감을 표하는 바다 건너의 사나이가 보내준 공물을 흡족하게 받아든 카페 주인이 한가한 시간에 즐기는 망상 속에서 깨어나기를 바라며 커피에 사약을 섞어버린 용감한 아르바이트생의 결단을 지지하는 노랫소리를 베개삼아 감든 고양이의 숨막히는 뒷태를 팡팡 두들겨 주는 헛된 노력을 비판하는 우주의 목소리를 듣고 새로운 깃발을 들고 삼삼오오 모인 즐거운 사람들 각자의 이야기를 듣고자 앞으로 나온 까마귀 한 마리가 참지 못하고 날아갔다고 말하는 부모의 침통한 표정을 바라보다 그 뒤로 푸른 하늘을 뚫고 날아가는 화살의 꼬리에 붙은 벼룩 한 마리가 화성에 가서 시도할 생명 전파의 능력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0과 1의 연속인 모니터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커튼을 휘날리게 하는 바람을 바라보는 노숙인의 자세한 눈길이 머문 식탁의 꽃병을 깨뜨릴 수 밖에 없었던 운명의 수레바퀴를 타고 등장한 백마 탄 왕자를 저격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스나이퍼의 총구에 어느새 꽂힌 우주로 떠난 화살에 붙어 있다가 어느새 사라져버린 벼룩이 이룩한 역사의 전환점을 소환하는 기억의 연쇄반응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계기를 무의식의 향연이라고 말했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경험과 과정을 태우고 달리는 열차의 헐떡이는 한숨을 연기처럼 뱉어내는 절망과 희망의 롤러코스터가 탈선하여 이르러 버린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현재에 올라탄 미래가 내맽는 달큰한 바튼 숨 사이로 펼쳐진 아름다운 내리막을 향해 달리며 경험과정 경험과 과정 경험과 과정의 경험 경험과 과정의 경험과정이라고 외치는 절벽의 퇴적층들 사이를 비워내는 생각들 위에 놓인 촛불이 태우는 미래를 태운 현재가 멈춰서 생각을 비우는 찰나의 절망을 붙들다 힘이 빠져버려 떨어진 현실에 가득한 미래를 되돌아보는 미래에 가득한 비어버린 생각을 태우는 촛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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