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놓으면 끝나는 연애, 그리고 다시 첫사랑

by 영양교사 옹님

나는 대학생 때 연애를 못해봤다.

왜냐하면 정신차려보니 난 이미 짝사랑 전문가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들은

나를 안 좋아하는 슬픈 현실~

그랬던 내가 졸업하고 갑자기 물밀듯이

밀린 연애를 몰아서 하게 됐다.


첫 연애는 서로 안 좋아했다.

한 남자랑 두 번 소개팅하고 바로 그날 사귀게 되었는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난 군대얘기만 하는 남자가 재미가 없었다.

남자도 나한테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서로 마음이 없으면 이렇게 자연스러운 이별도 가능하다.



두 번째 연애는 조금 달랐다.

이것도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이번엔 내가 처음부터 너무 좋아했다.

제대로 된 연애가 처음이라 재밌었다.

보드게임이랑 노래방에 미쳐 살았다.

(그때 노래실력이 상승했던 것 같기도?ㅋㅋ)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났는데

시간이 갈수록 텀이 점점 길어졌다.

한 달에 한번 만날까 말까?

카톡도 하루에 두세 번 핑퐁이 전부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명백한 신호였는데, 그때의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가 그 오빠를 좋아하니까, 내 마음만 중요했던 것 같다.

정작 그 오빠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다.

사귀던 중, 4월 2일 내 생일에 갑자기 1편의 꼬맹이한테 연락이 왔다.

“오랜만이네. 잘 지내니? 생일축하하고 맛있게 먹어.”

그와중에 취소환불 레전드

아직도 의문인 게

그때 번호가 둘 다 없었는데 서로의 카톡에 ‘알 수도 있는 사람’으로 떴었다.

겹치는 지인이 많아서 그런가?

암튼 신기하다.

생일날 온 연락은 금세 끝났지만,

묘하게 마음이 남았다.


임용고시 20일 전쯤에 헤어졌는데,

그때 했던 말이 그 당시에 상처였다.

(지금은 별생각 없다.)

"난 너에게 관심이 없어.

너 시험이 언젠지도 몰라.

네가 좋은 사람인 건 알겠는데 마음이 안 생겨"

(와우!)

그리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 하나.

.

.

.

"걔가 너 살 안 빼서 여자로 안 느껴졌대."

그 말에 충격 먹고도 난 다이어트를 안 했다.

(대단하다~)

나는 연애의 끝을 알고도 놓을 수가 없었다.

나만 놓으면 끝나는 연애란.


날 안 좋아하는 사람을 친구로서라도 만나자고 붙잡았다.

임용고시가 코앞인데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때 나의 스터디메이트였던 선생님이

‘세상에 나와 인연인 사람은 반드시 나타난다.

시험 붙고 나면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일단 시험에 집중해라’

라고 조언해 주셨다.

그래도 정신 못 차린 나~

임용고시를 보고 저녁에

전 남자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했다.

약속한 당일날이자 임용시험날.

그리고 1차 시험이 끝나는 날, 핸드폰을 열었을 때

두 개의 카톡이 와있었다.

.

.

.

맨 위엔 전남친.

‘나 바빠서 오늘 못 만나. 잘 지내’

.

.

.

그 아래엔 유치원 동창.

‘시험 잘 끝낸 거 축하해.

카페 가서 음료 맛있게 먹어.’

라고 와있었다.

그 때 받은 이디야 복숭아스무디

내 베프는 말했다

“전남친은 너한테 마음이 없어. 그 꼬맹이랑 만나봐.”


그래.

그 꼬맹이를 만나보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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