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급발진
사실, 임용 1차 시험 끝나고 꼬맹이가 먼저 연락한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먼저 연락했다.
(빠르게 시인)
전 남친이랑도 완벽히 헤어진 상태고...
갑자기 문득,
‘그 꼬맹이 요즘 뭐 하고 지내려나?’
라는 궁금함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남친 예비후보를 본능적으로 찾고있던 중이었던 걸지도? ㅋㅋ)
그때 주고받은 카톡은 그냥 형식적인 안부 인사.
“잘 지내~”
“응 너도~”
이런 거.
그러고 끝이었다.
근데 그 형식적인 연락 한 줄이, 나비효과가 되었으니...
시험 날짜를 알게 된 꼬맹이가
‘꿀복숭아스무디’를 시험날 보내준 것이다.
이미 꿀복숭아주스에 넘어간 나는
꼬맹이가 “한번 만나자”는 말을 승낙했다.
그때 나는 노래 부르기에 푹 빠져 있었다.
친구랑 녹음까지 해보겠다고
핫핑크 마이크도 샀다.
(진짜 못 불러요... 그냥 취미입니다ㅎㅎ)
그런데 참 타이밍이 좋게도
그가 베이스 기타를 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카톡 프사목록에 있었다)
그래서 은근슬쩍 물어봤다
“혹시 마이크 쓰는 법 좀 알려줄 수 있나...?”
그는 친절하게 사용법부터 녹음 프로그램까지 알려줬다.
내가 부른 노래를 보내면
야매 믹싱도 해줬다ㅋㅋㅋ
은근 작업하는 게 재미있었다.
(내 인생 첫 프로듀싱 작업)
그렇게 만날 날이 다가왔고,
내 마음은 복잡미묘했다.
시험 준비하느라 다이어트는 남의 일이었고,
거울 속 나는 얼렁뚱땡이가 되어있었다.
“얘가 지금의 나를 보고 실망하면 어떡하지...?”
자존감은 바닥을 기고 있었고,
그 상태로 마음 졸이고 있는데
갑자기 꼬맹이한테 전화가 왔다.
.
.
.
“아직 만나기도 전인데
너 생각하면 설레.
우리 한번 만나보는 건 어때?”
.
.
.
???
얘도 정상은 아니다.
물론 나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게 맞나?
어떻게 술도 안 마시고 저렇게 확신에 찬건데?
이건 거의 자판기에서 확신 뽑은 수준이었다.
그 순간부터 불안은 MAX치를 찍었다.
‘만나기도 전이니까 설레는 거 아냐?’
‘막상 나 보면 생각보다 별로라 하면 어떡하지…?’
그렇게 나는
설렘과 불안 사이에서 널뛰며
디데이를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