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급발진
11월 임용이 끝나고 다음 날 우리 집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추운 겨울 그가 입었던 파란색 코트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평소엔 맨날 롱패딩이던 나도 회색 코트를 꺼내 입었다.
동네에 마땅한 맛집이 없어서 양념치킨집에서 치킨을 먹었다!
먹으면서 그동안 살아온 얘기들을 쭉 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전 남친이랑 헤어진 이야기도
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보다 살이 많이 쪄서 어떡하지?’
이 고민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같이 노래방도 갔는데 노래를 꽤 들어줄만했다!
(어째 데이트를 하다 보니 전남친이랑 같은 코스로 데려갔네?)
(그래도 전남친은 이미 잊혀졌다~)
집 근처 카페가 오픈한 곳이 딱 한 군데 있었다.
들어가서 주문하는데 강풍 맞은 내 앞머리가 위로 다 올라가 있었다.
그걸 보고 그가 “귀엽다”라고 해줬다ㅋㅋ
나는 자몽티, 그는 아메리카노
앉아서 음료 먹으면서 얘기하는데
손이 둘 다 크다고 자랑하다가 내 손을 덥석 잡았다.ㅋㅋ
그때 처음으로 심쿵했던 것 같다ㅎㅎ
(지금 생각해 보면 뻔한 플러팅이지만 난 설렜다)
그렇게 버스가 끊기기 전까지 놀다가 집에 데려다줬다.
첫 만남부터 썸 타고 있었던 나는
“우리 3번만 만나보고 사귀자”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두 번째 데이트는 미술관 데이트로 결정!
같이 셀카도 찍고 레이저로 하트를 그리던 모습도 생각난다ㅋㅋ
2차는 우리 집 근처에 술집으로 가기로 했다.
같이 버스 타고 집 쪽으로 가는데
누가 나한테 갑자기 아는 척하는 것이다.
“채영아~”
???
“아~엄마구나~~”
ㅋㅋㅋ사귀기도 전에 엄마한테 섭이를 인사시켜 주고 적당히 놀다가 집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ㅎㅎ
충격이 다 가시지 않은 채 버스에서 내렸는데 그의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우리 어머님한테도 인사드렸는데 사귀는 거 어때?”
“엥?? 그래도 한 3번은 만나봐야 하지 않을까?”
“세 번이나 두 번이나 어차피 사귈 거면 지금부터 사귀어도 되지 않을까?”
“엥?ㅋㅋㅋㅋㅋ나 지금 고백받은 거야?”
“응응 지금 안 받아주면 난 너랑 평생 친구로 지낼 거야.”
“진짜? 친구로만 지낼 수 있어?”
“응 진심이야.”
“난 그건 싫은데. 그럼 사귀자~”
ㅋㅋㅋㅋ그 남자의 타이밍이란~
내가 단순해서 가능했던 걸 수도??
그리고 친구로 지낸다는 말은 100퍼센트 진심이었다.
참나~~
(지금 생각해 보면 세 번이나 두 번이나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이 사람이다!’ 느낌이 오는 게 중요한 듯.)
그렇게 사귀고 나서 한 달쯤에 임용 1차 합격문자를 받았고,
그는 꽃다발을 선물로 사다 줬다ㅎㅎ
아직도 있지 못하는 너무 예쁜 꽃!!
꽃 받을 때부터 난 이미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 뭔가 너랑 결혼할 것 같아.”
하지만 극 T 남자 친구는 말했다.
“누구랑 결혼할지 아무도 몰라~
근데 우리의 연애가 결혼 전 마지막 연애가 될 거야.”
과연 둘은 결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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