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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 라이프'라는 매거진을 새로 만들었다.
현시점에서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최대 일주일까지 집에만 있었던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은 집에만 있으면 좀이 쑤신다는데,
나는 전혀 그런 기색도 없이 집에 있는 것이
마냥 좋았다.
이렇게 집을 좋아하는 나도 처음부터
집순이는 아니었다.
친구들과 밖에서 뛰어놀기 좋아하던 아이가
집순이가 되기까지.
그 사이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사실
전혀 유쾌하지가 않다.
모든 것을 구구절절 설명하면
너무 우울해질 것 같아
간략하게만 이야기해볼까 한다.
나는 나를 해칠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우리 집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워서 나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었다.
내가 집 밖에 나오면
나를 쫓아올지도 모른다는 사실,
그 사람이 우리 집을 알고 있기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나를 자꾸만 숨게 만들었다.
설상가상 그때 우리 집은
이사도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은 그 사람이 알고 있는 우리 집이었다.
그렇게 한 때, 나는 비자발적 집순이가 된 것이다.
그 일을 겪고 나서 한동안 나는 거의
집에 칩거하다시피 했고,
밖에 나갈 때에도 자꾸만
주변을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났다.
이제 밖에 나가도 주변을 둘러보지 않게 되었고
우리 집도 이사를 갔지만
나는 여전히 집이 가장 편하고
가장 좋은 집순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