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옷을 입고, 벗고 빨기도 하고 가끔은 사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옷의 숫자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점은 자기 속눈썹 숫자를 정확히 모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이 옷을 입는 이유, 즉 옷이 존재하는 이유는 Fashion 제품이라는 가치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추위를 피하기 위해 ‘보온재’의 성격으로 옷을 입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또는 권위와 전문성을 담보하는 ‘제복’으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물론 멋진 나를 연출하기 위한 ‘Fashion 제품’으로 소비하는 것은 삶의 행복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옷의 기능 중 가장 큰 기능 중의 하나인 ‘포장재’의 기능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면한다고는 하지만 의류업체들에서 옷을 디자인할 때, 이점은 판매를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포장재의 기능도 몇 가지가 있는데 우선 ‘가리는 기능’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온 배를 가리기 위한 여유 있는 품과 길이의 상의, 그리고 그것을 상쇄하기 위한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바지는 대표적인 가리기의 예이다. 미쉐린 타이어 모델과 같은 몸매를 한 겹 천으로 덮어 가리기 위해 산뜻한 칼라와 나폴 거리는 디자인 등은 기본이 아닐 수 없다. 배가 나온 사람이나 그걸 보는 사람이나 유쾌한 일은 아니니 적당히 가리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포장재의 다른 기능으로, 비싼 옷을 이용해 ‘신분세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졸부의 부인이 수 천만 원짜리 명품 또는 모피 코트를 휘감고 뒤뚱거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녀는 비싸고 귀한 옷만큼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 보일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람과 옷의 강렬한 콘트라스트로 인해 돌아서서 웃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를 표현하고 나의 존재를 사랑하는 Fashion의 기본개념과는 전혀 다른 범주이다. 하지만 지금도 누군가는 비싼 포장재를 뒤집어쓰고 지적이며 우아한 사람으로 변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포장재로써의 옷이 가지는 문제 중의 또 다른 하나는 내용물보다 포장재의 가치가 높거나 내용물에 비해 과다하게 포장하는 ‘과대포장’의 문제이다. 과대포장을 하는 이유는, 과대포장을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고, 과대포장을 Fashion으로 착각하는 천지분간 못하는 무식함의 조화를 통해 발생된다.
과대포장의 경우와 신분세탁 효과의 경우가 다른 점은 첫째 신분세탁 효과의 경우, 폼 잡을 대상을 상상하며 옷을 입을 사람이 직접 옷을 고른다. 하지만 과대포장의 경우는 다른 전문가가 골라준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자기에게 어울리는 또는 자기가 좋아하는 Fashion의 범주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자기가 직접 옷을 고를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둘째 신분세탁 효과의 경우는 옷값을 옷 입는 사람이 낸다. 그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가격을 지불하며 돈 쓰는 행복을 만끽한다. 그리고 낸 돈만큼 옷이 가치가 있고 옷의 가치만큼 자기의 신분이 상승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과대포장의 경우는 자기 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옷값은 두 번째 문제이고, 우선 전문가들의 탁월한 시각으로 폼 나는 옷을 고른 후 옷값은 달라는 대로 남의 돈으로 준다. 따라서 과대포장의 경우, 옷의 주인은 옷장 속의 옷값을 모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은 입고 있던 옷을 갑자기 벗어 남을 주기도 한다.
누두교주 한공은 지난 2021년 7월 2일 그의 브런치 글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한 바 있다.① 그가 던진 '옷값 지급 주체'에 대한 질문은 최근에 점차 공론화되고 있다.
지난 G7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 대통령은 부인과 같이 영국에 출장 갔다. 그런데 일 보고 바로 오지 않고 오스트리아, 스페인도 들려서 왔다.
그런데 눈에 띄는 패션 관련 소식은 영부인이 10번 넘게 옷을 갈아입으며 ‘한국의 패션, 특히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만방에 떨쳤다’는 점이다. 참으로 고마운 것이 화려한 색조에 대한 절제이다. 내가 볼 때 한복에서 가장 화려한 색조를 가진 의상은 무당이 입는 옷인데 거기까지는 안가준 것이 고마웠다.
그런데 그 많은 그 옷값은 누가 냈을까?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여자의 경우 옷이 바뀌면 신발, 가방(핸드백)은 물론 화장과 머리 모양도 바뀐다. 물론 이것도 돈 드는 일이고 어쩌면 옷값보다 더 들어갈 수도 있다.
패션을 업으로 사는 사람들 중에 이런 기초적인 문제 제기를 외면한다는 것은 패션 소비재의 생산보다는 포장재 및 포장 관련 제품의 생산에 더 관심을 가져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까?
① 누두교주의 브런치 [사람이 입는 옷] 2021.07.02. 참조.
** 사진은 중국 포털 백도에서 '김정숙 복장(金正淑服装)' 검색 결과의 하나이다. 중국은 '큰 산' 이라니까 맞는 자료일 것 같아 붙였다. (검색일. 2022.4.13. 출처 ;https://url.kr/9kufn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