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옥산 시녀 뇌조와 천년장귀

Ⅰ. 평화 속에 엎드린 화근(平和! 禍之所伏)

by 누두교주

공손 소전이 80 마두를 배신하게 된 데는 옥산 시녀(玉山蓍女) 뇌조(娞潮)가 있었다. 뇌조의 집안은 대대로 영험한 시초 풀(蓍)로 점서(占筮)를 만들어 천기를 헤아리는 산천관(算天官)으로 중원지존 태일의 신하였다. 또한 그녀의 집안엔 천년장귀(千年藏龜)가 있었다. 천년장귀는 천년을 산 거북의 껍질로 곤륜산의 시초 풀과 만나면 거울처럼 미래를 알려주는 영물이다.


그런데 마두 집단의 천조귀(天兆鬼) 옥산복령(玉山福靈) 야복(野卜)이 이를 탐내고 있었다. 천년장귀만 있다면 중원의 산천관보다 정확히 천기(天氣)를 읽을 수 있어 마군태제(魔群泰帝)의 강력한 신임을 얻을 수 있다는 심산이었다. 급기야 야복은 달빛도 없는 야음을 틈타 뇌조의 집안에 침입, 뇌조의 일가족을 도륙하고 천년장귀를 강탈했다. 이때 울지도 못하고 눈만 깜빡거리며 벽장 속에 숨어있던 어린 뇌조를 업어 온 것이다.


야복은 어린 뇌조에게 휘파람(嘯) 부는 것을 가르쳤다. 휘파람은 북쪽 초원에서 곤륜산을 넘어 천축을 오가는 황하대안(黃河大雁)이라는 큰 기러기가 좋아하는데, 황하대안은 달 밝은 밤에 시초 풀 씨앗을 입에 머금고 곤륜산을 넘는데 이렇게 하면 바람에 몸이 날리지 않고 추위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초 풀 씨앗을 얻기 위해서는 황하대안이 필요하고 황하대안을 얻기 위해서는 휘파람을 잘 불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초경을 하지 않은 계집아이의 휘파람 소리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좋아한다고 한다. 뇌조는 여러 날 되지 않아 누구보다 휘파람을 잘 불게 되었고 달이 밝은 밤이면 황하대연이 집 마당을 가득 채우고 서로 목을 비벼대며 뇌조의 휘파람 소리에 맞춰 춤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음날 기러기들이 모두 떠난 후에는 마당 가득 시초 풀 씨앗이 쌓여 있는 것이다.



대문 사진 : 천년장귀(千年藏龜) (출처 : https://me2.kr/ALOwd 검색일, 2023.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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