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평화 속에 엎드린 화근(平和! 禍之所伏)
옥산시녀(玉山蓍女) 뇌조(娞潮)는 몸을 정갈히 하고 향을 사른 후 이마에 모아댄 후 조용히 설시대원경(揲蓍 大願經)을 읊조렸다. 설시대원경은 오직 사람의 생사가 걸린 문제를 하늘에 물을 때 외우는 경으로 마두의 비책(祕策)이다. 중원 상태공(上台公)의 부인이 마두의 비책을 써가면서까지 알아야 하는 하늘의 뜻을 무엇일까?
그녀는 설시대원경을 마친 후 조심스레 영험한 시초 풀(蓍)로 만든 점서(占筮)를 쥐어 나누었다. 천책(天策)과 지책(地策)을 가르고 인책(人策)을 뽑아 쥔 후 천천히 점대를 세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고 하얀 손에서는 땀이 배어 나와 점서에 물기가 짙게 배어났고 가는 손가락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향이 한 개 탈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그녀는 천년장귀위에 점서를 포국(布局) 했다. 영험한 시초 풀 밑에는 항상 신령한 거북이 깃들여 있고 신령한 거북의 근처에는 항상 영험한 시초 풀이 자라는 법! 그 영험한 시초풀과 신령한 거북이 만나 한 후 천조(天兆)를 드러내는 것이다. 옥산시녀(玉山蓍女) 뇌조(娞潮)는 누군가의 생사에 대한 문제를 하늘에 물어 그 조짐을 살피려는 것이다.
다시 따뜻한 차(茶)가 식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옥산시녀(玉山蓍女) 뇌조(娞潮)는 천천히 포국된 점서를 살피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녀의 동공은 갑자기 커지고 식은땀을 흘리며 혼절하고 말았다. 그녀가 읽은 하늘의 조짐은 무엇이었을까?
곤륜산맥의 주봉인 옥산을 누비고 다니던 옥산시녀 뇌조가, 식은땀을 흘리며 혼절한 것을 본 상태공(上台公) 공손 소전(公孫 少典)은 망연자실했다. 그녀의 주변엔 좀처럼 벽오 함(碧梧 函)에서 꺼내지 않던 천년장귀가 나와 있었고 그 위에 최근에 말려 푸른 기가 남아있는 점서가 포국돼어 있었다. 그의 뇌리엔 지난 몇 년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대문 그림 출처 : https://me2.kr/aQKVH (검색일 2023.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