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치우 천군 (蚩尤 天君) 11

Ⅱ. 마두살검에서 중원 상태공으로 (踊躍在淵) 2-1

by 누두교주

11. 필사의 탈출과 황하대안(黃河大雁)


마두 살검 공손 소전은 옥산시녀 뇌조의 손을 잡고 무작정 동쪽으로 달렸다. 그러다 이내 물살이 센 큰 강을 만나는 낭패를 당하게 된다. 설빙하(雪氷河)! 옥산의 만년 빙설이 녹아 흐르는 이 강은 물살이 거셀 뿐만 아니라 얼음보다 차, 어떤 생물로 살지 못하는 죽음의 강이다. 그들의 뒤는 옥산복령 야복이 반미치광이가 돼 쫓아오고 있었다.


이때 옥산시녀 뇌조가 조용히 앉아 돌연 휘파람을 풀기 시작했다. 얼음 달린 나뭇잎이 사각대는 소리 같기도 하고, 싸락눈이 내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때로는 성난 폭풍우 소리 같기도 했다. 찻물 달일 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먼 하늘로부터 화살촉 모양으로 무리 지어 나는 새 때들이 보였다. 황하대안(黃河大雁)! 황하대안의 무리는 중원 북쪽 황토고원에서 출발해 곤륜산을 넘어 천축으로 가는 길에 뇌조의 휘파람 소리를 듣고 설빙하에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널찍한 다리를 만들었다. 뇌조는 조용히 공손소전에 손을 내밀었고 둘은 손을 잡은 채로 황하대안이 만든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뒤늦게 설빙하에 도착한 야복은 이 광경을 보고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이 눈은 초점을 잃었다.


중원에 도착한 공손소전은 머리를 풀고 웃통을 벗고 스스로 손발을 묶은 채로 강석년을 찾았다. 뇌조는 천년장귀를 머리 위로 들고 공손소전 곁에 엎드려 있는 채였다. 강석년은 신발도 신지 않고 옥좌를 내려와 이들을 영접했다. 공손 소전과 뇌조는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맹세했다.


대문 그림 : 황하대안(黃河大雁 (출처:https://me2.kr/ikAtQ , 검색일, 2023.1.17.)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백종원이 싫다 - 大味必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