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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 천군 (蚩尤 天君) 18

Ⅱ. 마두살검에서 중원 상태공으로 (踊躍在淵) 2-2

by 누두교주

18. 천상28수(天上28宿)


천무신녀 무라는 28수(宿)를 살피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중원지존 주변의 별들이 희미해지고 일부는 태미원 쪽을 향하고 있었다. 대신 태미원의 오제좌는 나날이 빛을 더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수(漢水) 너머로 흘러간 마성좌(魔星座)의 마규성(魔奎星)은 갑자기 빛을 잃고 길게 늘어진 꼬리마저 잘렸다.


“ 빙야연! 대막녹주에 좀 다녀오련.”


그녀는 빙야연의 목을 몇 번 쓰다듬고는 입에 붉은 황관(黃灌) 열매를 물려주었다. 황관은 천무동의 지장수(地漿水)로만 키울 수 있는 열매로, 빙야연이 가장 좋아하는 모이이다. 빙야연은 마치 말을 알아듣는 듯 머리를 몇 번 까딱이더니 빠르게 물결치듯 날아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무라는 동쪽 하늘로 얼굴을 돌려 방성(房星)을 찾았다. 동방청룡칠수(東方靑龍七宿)의 가운데별 방성은 중원의 강역을 구주를 넘어 대택(大澤)과 불함산(不咸山)으로 넓힌다는 전설 속의 절정 고수를 상징하는 별이다. 하지만 방성은 아직 어린 별처럼 조는 듯 깜빡이고만 있었다. 무라는 낮게 한숨을 토했다.


잠시 후 빙야연이 스며들 듯 날아들어 천무신녀 무라 앞에 내려앉았다. 빙야연 발은 피투성이였고 불에 그을린 작은 뼛조각을 물고 왔다. 사람의 뼛조각 같았다.


“마군태제가 당했구나! 그렇다면 천하에 마계는 소멸한 것인가?”

무라는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왜 중원 지존을 상징하는 자미원의 별들은 빛을 잃고 삼공을 상징하는 태미원의 별들이 밝아질까?



대문 그림 : 28수(宿) (출처; https://me2.kr/ZnCNe, 검색일, 2023.01.20.) - 동방청룡칠수(東方靑龍七宿)의 가운데별 방성(房星)이 또렷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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