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패션

  몽골의 패션은 화려하다. 그들의 전통 의상인 ‘델’은 화려하기 그지없는 우리 한복보다 과하다. 그리고 ‘델’은 빨아 입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닦아 입기는 한다고 한다.     

  몽골엔 뚱뚱한 남자들이 많다. 가까이서 보면 참 거대하다. 하지만 그들은 패션에 매우 민감하다. 모자, 장갑, 선글라스 등 다양한 패션 소품은 물론, 문신에 목걸이에 이르기까지 치장에 많은 공을 들인다.     

뚱뚱 하지만 패셔너블한 몽고 남자.  다양한 패션 소품으로 한껏 멋을 내고 폼 잡고 있다(출처 baidu.com. 검색일. 2024. 06.29.)

  젊은 남자들의 헤어스타일은 우리의 그것에 비해 스펙트럼이 무척 넓다. 치렁치렁한 장발부터 반짝이는 삭발에 이르기까지 현란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10월의 어느 날 울란바타르 피스에비뉴의 아침이다. 왼쪽 남자의 극단적 투블록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필자 촬영)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다. 치렁치렁한 장발에 십자가가 그려진 바지를 입은 친구가 이상해 보이지 않는 거리 풍경이다(필자 촬영)

  몽골 여자들에 대한 내 느낌은 한 마디로 ‘짙다’ 그들의 화장은 눈을 중심으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르긴 해도 서로 치고받고 싸운다면 이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녀들과 함께 있으면 의지하고 싶은 묘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내 여자 친구 들이다. 왼쪽에서부터, 오기, 속다, 그리고 모기이다.

  몽골의 가장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는 ‘GOBI’다. 캐시미어를 소재로 한 단품 브랜드이다. 단품 브랜드의 장점은 재료(원자재)의 품질과 성분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아주 많다.     

고비의 홈페이지이다. 캐시미어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양털이 아니고 염소털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가늘고 부드러운 털이다. 오만 장난을 다치는 중국 제품에 비해 순결하고 믿을 수 있다

  옷은 아홉 가지가 불만이어도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사기도 하고, 아홉 가지가 좋아도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사지 않기도 한다. 재료가 좋다고 사는 패션 제품은 그렇게 많지 않다. 패션은 횟감이나 김장용 채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가 소재인 캐시미어를 소비할 몽골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따라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캐시미어 원자재 생산량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헐값에 팔려 가고, 중국에서 가공 생산돼 돈은 중국 사람들이 번다.     

  그래서 몽골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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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날 몽골에서 성별, 연령대별로 스트리트패션을 관찰하고 다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다른 나라와는 전혀 다른 패션 코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옷은 입기 전까지는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것을 골라 입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입는 순간부터 내가 볼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내가 입는 옷은 남을 위해 입는 것이다. 나는 이점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잘 팔리는 옷은 ‘남이 보아서 좋아 보이는 옷’이며 그것을 찾기 위한 탐험이 디자인 창작의 출발점이 된다.     

  그런데 몽골 사람들인 자기가 보아서 좋은 패션을 추구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넓은 스펙트럼의 패션 생태계를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들의 자유로운 패션 감각이 과거 제국의 흔적이든, 현재 경제적 낙후에서 오는 선택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든, 아니면 내가 착각했든.....

거대한 남자들과, 의지하고 싶어지는 몽골 여자들의 패션은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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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그림 : 전통의상을 입은 몽골 사람들. 이중에 빨아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출처 : baidu.com. 검색일: 2024.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