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화의 킥을 찾아보자
동화를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부터 현재까지 총 5개의 동화 소재 아이디어를 새폴더에 차곡차곡 쌓았다. 제일 처음 우당탕 동화작가 도전기를 시작하며 함께 시작한 첫번째 동화는 아직 끝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출간기획서를 써봐야지 했을 때 반짝 떠올랐던 아이디어의 두번째 동화는 출간기획서의 샘플원고로 멈추어 있다. 그리고 2025년 1월, 새해를 맞이하고 뭔가 한 편은 결실을 맺어봐야겠다고 쓰고 맺었던 첫번째 단편동화가 있다. 제목을 중요시 하는 나로서는 아직 맘에 들지 않아 (가제)라고 해두는 <노란 비상벨의 모험>이다.
동화를 쓰기 시작할 때 개요를 먼저 짜야 한다. 그 개요 중 중요한 포인트 하나가 바로 '로그라인'이다. 기획의도라고 해야 할까? 나의 이야기의 내용을 간략하게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하여 나타내는 것이다. 핵심 줄거리라고 하면 되겠다.
<노란 비상벨의 모험> 로그라인.
친하지도 않은 아이와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그런데 그 아이가 이상하다! 누가 우리 좀 도와주세요!!
어떤가? 읽어보고 싶은가? 로그라인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지 몰라도 내가 지금의 내 동화를 읽고 자평한다면 진부하다. 밋밋하다. 기질과 성향이 달라 같은 반이지만 교류가 없고 친하지 않았던 두 친구가 우연히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다가 그 안에 갇히게 된다. 두려운 그 상황 속에서 두 아이는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어색하게 대화를 시작하고 그 짧은 시간을 통해 친구가 되는 어쩌면 진부한 초등학교의 일상 생활 동화이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주제)가 무엇일까. 우정? 용기? 딱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게 문제였나 싶다.
그래서 생각했다. 재미없는 나의 첫번째 동화를 가지고 우당탕 동화작가 도전기를 이어가려고 한다. 재미없는 나의 첫번째 동화를 재미있게 만들어보는 도전. 숨겨두고 싶은 습작을 내보이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로 고쳐쓰기.
나만의 시야에 갇혀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에 도움을 청했다. 책도 여러 권 출간하시고 글도 많이 쓰시는 선배님에게 한 번 읽어봐주실 수 없냐 부탁드렸다. 흔쾌히 허락하셨고 나의 부끄러운 이야기를 보여 드렸다. 꼼꼼하게 읽어보시곤 몇 가지 조언을 해주셨다. 첫 번째 피드백은 '서술어를 바꿔보기' 였다. 나의 다른 브런치 글을 보면 대부분의 서술어가 '-이다.','-한다.' 로 짧고 간략하게 끝맺는다. 동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인칭 시점이든 3인칭 시점이든, 모든 동화의 끝이 '-다.'로 끝나 있었다.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냥 써내려갔던건데 말이다.
그래서 한 번 바꾸어보았다.
(초고)
이건 좋네. 하하.
뭐가 좋냐고? 바로 당당하게 학교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참 이상 요괴하게 생겨서 아주아주 높은 산꼭대기 위에 학교가 있다. 교문을 통과하고도 가파른 언덕길을 한참 올라가야 운동장과 학교 건물이 나타난다. 교문에서 학교 건물까지 올라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그 높고도 가파른 언덕길을 헉헉대며 걸어 올라가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교문을 통과하면 바로 보이는 건물, 주차장, 주차장 그리고 체육관으로 층층이 쌓인 건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운동장으로 수직 직행하는 방법이다.
선생님들은 매일 아침 운동하는 기분으로 등교하면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해지지 않겠냐며 복 받은 거라고 하신다. 그런데 왜 선생님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시냐고요. 한 번씩 몰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다 선생님들을 딱 마주치면 그 눈빛은 너무나 날카롭다. 엘리베이터는 몸이 아픈 아이들과 노약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고쳐쓴 글)
이건 좋네. 하하.
뭐가 좋냐고? 바로 당당하게 학교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는 것이지. 우리 학교는 참 이상 요괴하게 생겨서 아주아주 높은 산꼭대기 위에 학교가 있거든. 교문을 통과하고도 가파른 언덕길을 한참 올라가야 운동장과 학교 건물이 나타나. 교문에서 학교 건물까지 올라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어. 첫째는 그 높고도 가파른 언덕길을 헉헉대며 걸어 올라가는 방법이야. 두 번째 방법은 교문을 통과하면 바로 보이는 건물, 주차장, 주차장 그리고 체육관으로 층층이 쌓인 건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운동장으로 수직 직행하는 방법이지. 로켓을 타고 슝~ 솟아 오르는 것처럼 기분이 아~주 좋다구.
선생님들은 매일 아침 운동하는 기분으로 등교하면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해지지 않겠냐며 복 받은 거라고 하셔. 그런데 왜 선생님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시냐고요. 한 번씩 몰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다 선생님들을 딱 마주치면 그 눈빛은 너무나 날카롭다 못해 따갑기까지 해. 엘리베이터는 몸이 아픈 아이들과 노약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잔소리를 해대시지.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처음 글에 비해서 수정된 글은 뭔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당돌함과 패기가 조금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건가. 정말 아이한테 이야기를 듣는 걸로 바뀐 기분인데. 이렇게 문체를 바꿔서 동화 전체를 수정해보고자 한다. 두 개의 파일을 놓고 비교해서 읽어볼 예정이다. 문장의 끝맺음의 차이가 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글을 혼자 쓰는 것도 맞지만 함께 쓰는 것 역시도 맞는 말이다.
그리고 선배님의 두 번째 피드백이 '스토리의 강약' 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밋밋하고 진부한 내용이라 이를 어떻게 더 살릴지 고민이었는데 내 동화를 직접 읽은 독자 역시 그렇게 느낀다고 했다. 조금 더 확실한 스토리의 킥을 찾아내야 한다.
재미없고 밋밋하고 진부한 나의 첫번째 아이(!)가 당당하게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해야겠다. 도전의지가 불끈 생겼다. 그런데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이 밋밋한 이야기에서 어떤 킥을 찾아야 할 지 말이다. 너어무 너무 어려운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