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수업

by 눙디

나의 교직 생활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이라는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했지만, 그 모든 감정 위에 있던 것은 '기쁨'이었다.

처음으로 교단에 서게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벅차올랐다.


첫 출근일을 앞두고 정장과 블라우스 등 단정한 옷을 준비했다.

화려하진 않으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미용실에 들러 최대한 단정해 보이는 스타일로 머리도 정돈했다.

수업을 할 때의 표정과 말투까지도 미리 떠올리며 연습했었다.


무엇보다도, 수업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컸다.

그래서 수업 준비는 정말 열심히 했다.

당시 나는 고등학교 3학년 한 개 반을 대상으로 두 과목을 맡게 되었고, 50분 수업 동안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시연도 여러 번 해보았다.

물론, 학습지를 빠짐없이 꼼꼼히 만들었다.


드디어 첫 출근 날.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교무실 자리에 앉았다.

수업 시간이 다가올수록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그 두근거림이 옆자리 선생님에게 들릴까 걱정될 정도였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로 향했다.

머릿속은 하얘지고, 발걸음은 긴장으로 무거웠다.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섰다.

교단에 올라 출석부를 펼치고, 과목명과 내 이름의 첫 글자를 적었다.

하지만 그 순간까지도 학생들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너무 떨렸기 때문이다.

서서히 고개를 들어 학생들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맙소사.

학생들 대부분이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사물함 위에 누워 있는 학생까지 보였다.

그중 단 한 명만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책상 배열도 엉망이었다.

일렬로 정돈된 것도, 모둠형도, 발표형도 아닌 그야말로 중구난방 상태였다.


정신을 가다듬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얘들아, 수업 시작했다. 일어나자!"

"반장은 누구니?"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를 바라보던 학생에게 다가가 반장이 누구인지 묻자, 오늘 학교에 오지 않았단다.

부반장은 누구냐고 묻자, 그 학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책상들 사이를 다니며 학생 수를 세어보니, 책상의 수가 더 많았다.

결석했거나 지각한 학생들의 자리일 거라 생각했다.


다시 교단에 올라 출석부를 펼치고 한 명씩 이름을 불렀다.

학생들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 아닌 대답을 했다.

그렇게 나는 나의 첫 학생들과의 상견례를 마쳤다.


출석을 확인한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책상의 줄을 세우는 일이었다.

엉망인 상태로는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학생들을 하나하나 깨우고 자리로 돌려보내며 정돈하느라 한참이 걸렸다.

그 모습은 마치 '맞춤형 알람' 같기도 했다.


책상이 가지런히 정리되고, 학생들이 자리에 앉은 뒤에서야 비로소 나는 나를 소개할 수 있었다.

칠판에 내 이름을 크게 적고, 앞으로 내가 가르칠 과목을 소개했다.

물론,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있는 학생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학생들의 시선은 제각각이었다.

눈은 뜨고 있었지만, 마치 자고 있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나는 다시 책상 사이로 들어갔다.

책과 노트, 필기도구를 꺼내라는 말에, 학생들은 건성으로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말투에는 아무런 기대도, 의지도 담겨 있지 않았다.

'뭐지?'라고 생각하던 그 순간 종이 울렸다. 수업이 끝났다는 신호였다.


나의 첫 번째 수업은 그렇게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끝이 났고, 또 그렇게 새로운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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