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사원
어제와 닮았지만 조금은 다른 메뉴로 아침을 시작했다.
신선한 샐러드에 뿌려진 발사믹 소스는 입안을 산뜻하게 해 주었고, 팬케이크 위에 잼 대신 꿀을 얹으니 꽃 향과 함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늘 그렇듯 계란은 맛있지만, 접시 위에 놓인 모습은 하나의 작은 작품 같아 쉽게 포크를 대기 어려웠다.
시원함을 상징하는 푸른빛을 좋아하는 나는, 오늘 향하게 될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매 콕 강(Mae Kok River) 근처에는 청색사원(The Blue Temple)이 자리하고 있어 그곳을 찾아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는 청색사원이라 불리지만, 정확한 명칭은 '왓렁쓰아뗀(Wat Rong Suea Ten)'이다.
이 이름은 '춤추는 호랑이의 집'을 뜻한다.
옛날 이 지역에는 호랑이가 자주 나타났고, 강을 뛰어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왔다고 하는데 그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원을 방문할 때에는 옷차림에 한 번 더 신경을 쓴다.
복장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단정한 옷을 갖춰 입고 청색사원으로 향했다.
사원이 큰 규모의 웅장함을 지닌 곳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내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푸른색과 금색으로 칠해진 건물들은 색의 조화가 놀라울 만큼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사원을 복원해 2016년 1월에 완공되었고, 곳곳에서 현대적인 감각과 세련미가 느껴졌다.
신발을 벗고 사원 안으로 들어서자, 바닥에서 천장까지, 벽과 기둥까지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한가운데 앉아 있는 흰색 불상은 더욱 선명하게 빛나 보였다. 근엄함 속에 신비로움이 스며 있었고, 차분한 고요 속에서도 압도적인 웅장함이 느껴졌다.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 직원에게 허락을 구한 뒤 나도 스마트폰의 카메라 어플을 켰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사람들,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나를 포함해 그 순간을 담아내는 사람들.
모두가 하나같이 숭엄한 기운에 잠긴 마음이었을 것이다.
사원 가까운 상점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이곳의 명물인 듯했다.
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줄을 섰다.
작은 코코넛 껍질 안에는 참 많은 것들이 알차게 담겨 있었고, 그 모습이 사원의 색과 닮아 있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눈으로 한 번 맛보고, 입으로 또 한 번 맛보았다.
태국에서 푸른색이 지닌 여러 의미 가운데 '평온'과 '치유'를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