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까치가 죽어있었다. 눈을 감은 채 촉촉하게 젖은 나뭇잎들 위에 곤히 쓰러져 있었다. 아기의 털은 뽀송뽀송했고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은 흔적은 없었다.
작가로서 생을 스스로 마감을 지을까 고민하던 출근길이었다. 겨우 글을 써 나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찰나, 조그마난 죽은 아기를 마주해버리고 말았다.
살아생전 맞이한 첫 폭우가 어제였으려나. 간밤에 너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이제껏 보지 못했던 폭우와 같이 몰아치는 사람들, 그 속에 살아남아야 하는 아기 까치.
주위를 둘러보다 무성히 피어난 단풍나무 가지를 두어 개 꺾었다. 단풍나무는 여름의 세찬 비를 맞아 더욱 싱싱하고 푸르렀으며, 싱그러웠다. 푸르른 생기를 덤덤히 아기에게 덮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