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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공개 Jun 26. 2024

모든 sns를 그만두었다. (2)

조금만 더 똑똑하고 노련했다면 sns 최적화 인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Social Network System. 어릴 적 사건들로 인해 인간 관종으로 자라났으므로 사랑받고 칭찬받으며 사는 것이 나의 동력이었기에, 뼛속부터 사교적이었고 친절했다.


받는 것이 있다면 주는 것이 있어야 하듯이, 상대가 나의 말에 경청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남들의 모든 말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렇게 듣고 또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받아들이고 수용하고, 나는 점점 공허해져만 갔다.


균형을 이루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내 속을 채우려 노력했다. 진솔한 생각과 생생한 경험담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쌓아가면, 그들은 더 섹시하고 웃기고 유용한 것을 향해 흘러갔다. 그건 마치 만유인력의 법칙처럼 당연했다. 나 같아도 그랬을 것이니.


세상의 이치를 노련하게 써먹을 줄 모르는 나 자신이 미웠다. 적당히 밀당하고, 적당히 있어 보이게 쓰고, 적당히 훔칠 줄도 아는 독자 사냥꾼이 되어야 했지만, 사랑을 책으로만 배운 로봇만도 못할 정도로 돈과 명예를 일궈내지 못했다.  


그러니 가진 건 진심밖에 없는 글로 돈을 창출하는 건 어림도 없었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큰돈을 버는 일확천금이라지만, 나 빼고 다 일사천리이니 무슨 힘이 나겠는가. 보고 싶지 않아 모든 귀를 닫자니 둥둥 떠내려가는 부표처럼 사람들과 멀어져만 갔다.


그놈의 '소통'을 하면 할수록 사람들을 질투하고 나와 비교하는 마음이 나를 지배했다. 나의 잘난 것보다 남의 잘난 것부터 보이는 미천한 자존감은 도대체 언제쯤에야 기존쎄로 거듭날런지. 안 그래도 머릿속이 시끄러워 죽겠는데 절도 시끄러워 죽겠으니,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지 어쩌겠나.


온통 News, News, News. 자극적인 것들의 전달, 전달, 전달.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수년 전 떠돌았던 짤들이 죽지도 않고 또 온다. 분명 작년에 왔던 짤인데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생각은 또다시 '나 같아도 그랬겠지.'


말을 하면 할수록 나의 밑천만 드러나는데, 보면 볼수록 나의 밑천이 흔들리는데, 이럴 바엔 차라리 말하지도 보지도 않겠다는 결심이다. 그저 조용한 곳에서 들릴 듯 말 듯 혼자 중얼중얼거리는 쪽이 나를 위한 길이려나 싶다.


오늘의 단어는 <중얼중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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